'세월호 치유의 화음' 유족·이웃 54명이 만든 뮤직비디오 공개
“힘겨워 한 날에, 너를 지킬 수 없었던…”낡은 사진 속 젊은 부부가 볼살이 포동한 아기를 안고 환하게 웃는다. 엄마와 아이가 개펄에서 진흙을 잔뜩 묻힌 채 양동이와 뜰삽을 들고 카메라를 바라본다. 형과 동생은 민들레 꽃씨를 쥐고 개구진 볼에 잔뜩 바람을 넣고 있다. 여느 가족사진과 마찬가지로 단란한 가족들의 한때를 담은 사진이 영상 속에 잔잔히 흘러간다. 다른 점이라면 이 모든 사진 속엔 하나씩 빈자리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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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과 이웃들이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29일 오후 7시30분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세월호 가족 25명과 평화의 나무 합창단, 일반인 등 총 54명이 함께 부른 가수 부활의 ‘네버엔딩스토리’ 뮤직비디오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뮤직비디오 제작을 결심하고 가족들을 설득해 합창단을 꾸린 ‘리멤버 416’의 오지숙 대표는 “처음엔 걱정도 됐다”고 말했다.
오 대표가 함께 부를 노래로 ‘네버엔딩스토리’를 택한 것은 노랫말이 가슴을 울렸기 때문이다. 슬픈 노랫말에 가족들의 슬픔이 더해질까 걱정됐지만 기우였다. 가족들은 한 소절 녹음이 성공적으로 끝날 때마다 환호하고 서로 격려했다. 오 대표는 “작년부터 유가족들과 자주 만났지만 이렇게 밝은 모습은 본 적이 없다”며 “원래 이렇게 기쁘게 웃으실 수 있는 분들인데, 그분들에게 일상의 기쁨을 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가족들 입장에서 보면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를 기억하고 ‘진실’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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