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도 쾌적.. 요즘은 지중해식 더위

변태섭 2015. 5. 2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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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한 찜통 더위와 달리

최근 날씨 그늘 들어서면 선선

낮 최고기온 30도 넘은 사흘간

습도 27%까지 낮아진 날도

지난 25일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고온 현상이 연일 지속되고 있지만, 평년 보다 습도가 낮아 불쾌지수를 높이는 '찜통 더위' 대신 그늘에만 들어서면 선선해지는 '쾌적한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전문가들은 최근 폭염이 고온다습한 전통적인 한반도의 더위와 달리 '지중해식 더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7월 고온다습한 찜통더위가 시작되기 전 지중해 기후와 비슷한 고온건조한 더위가 또다시 한반도에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번 때 이른 무더위는 연이은 맑은 날씨로 일사량이 증가한데다, 중국 양쯔강 인근에서 만들어진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남서기류를 타고 뜨거운 공기가 한반도로 계속 유입되면서 발생했다. 김용진 기상청 통보관은 "한반도 상공 대기가 정체돼 있어 유입된 고온건조한 공기가 동쪽으로 빠지지 못한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습기를 많이 머금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고온다습한 날씨가 계속되는 7,8월 무더위와 달리 최근 더위의 불쾌감이 그리 높지 않은 건 건조한 날씨 때문이다.

실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이달 25일 이후 건조경보ㆍ주의보가 전국 곳곳에 내려졌다. 폭염주의보는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씨가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일 때 발령된며, 건조경보는 실효습도가 25% 이하, 건조주의보는 35% 이하인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은 26~28일 사흘 동안 평균 습도는 50% 미만이었고, 28일에는 27.12%까지 습도가 낮아졌다. 지난해 5월의 평균 기온 25.3도, 평균 습도 59.1%와 비교하면 고온건조 현상이 뚜렷한 셈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최근 폭염은 지중해식 더위와 비슷한 편"이라며 "그늘에만 들어서면 시원하다고 느끼는 것도 습도가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찜통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이번과 같은 5월의 고온건조한 더위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 센터장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향후 5월 폭염(최고기온 33도 이상) 발생일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국 45개 지점에서 측정한 폭염일수를 나눈 평균 폭염횟수는 2012년 0.2일에서 2013년 1.3일로 늘었다. 2013년엔 적어도 45개 지점에서 1번 이상 폭염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5월 폭염주의보는 지난해 처음 발령된 이후 올해에도 내려졌다"며 "1년 앞을 내다보기 힘들지만 내년 5월에도 비슷한 폭염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계속된 무더위는 30일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잠시 주춤하겠으나 6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용진 통보관은 "맑고 일사량이 강한 날이 이어지면서 6월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3개월 기후전망에서 6,7월 기온도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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