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 "제2 글로벌 경제위기 대비하라"..주요 그룹 '위기경영' 본격화하나

조귀동 기자 2015. 5. 2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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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글로벌 경제위기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 경영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중국 경착륙,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신흥국 금융 불안,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삼성, LG 등이 지난해 말 이후 거시 경제 위험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기업들의 '위기 경영'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 자산 버블 붕괴 가능성 대비해야

SK경영경제연구소는 28일 서울 서린동 SK사옥에서 SK이노베이션의 임원 및 팀장급 이상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경제의 현 위치 및 리스크 시나리오와 대응'을 주제로 강연을 실시했다. 이날 강연은 SK이노베이션이 월 1회 임원과 팀장들을 상대로 업계 최신 정보와 경영 혁신 사례를 전달하는 'SK이노베이션 리더스 포럼'의 일환이었다. SK경영경제연구소는 SK그룹의 싱크탱크로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과 계열사 경영자문 등이 주업무다.

이날 강연에서 SK경영경제연구소는 "글로벌 경제는 저성장 구조에서 풍부한 유동성으로 자산 가격 급변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확률은 낮지만 경제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의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인한 중국 경착륙 위기"가 발생하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국내 경제성장률은 위기 발생 첫해 2.9%포인트 하락하고, 이후에도 위기 이전보다 1%P 낮은 수준의 저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SK경영경제연구소는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도 2008년 금융위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급등한 뒤 느리게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미국의 급속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신흥국 금융 불안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도 주요 위험 요인이라고 SK경영경제연구소는 분석했다.

SK경영경제연구소는 "경제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위기 발생 시 외환 거래 조정, 환 헤지, 유동성 확보, 공장 운영 및 판매 조정 등에 대해 단계별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 "인수 및 합병이나 동종 업계간 통폐합 등 투자 비상 계획도 세워야 한다"고 SK경영경제연구소는 설명했다. 지금은 "일정 수준 이상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고 및 매출채권 관리를 강화"하는 등 현금흐름 중심의 경영을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금 확보·산업 통폐합 준비하라"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SK 뿐만 아니라 삼성이나 LG 등 주요 그룹들도 내부적으로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수출 비중이 높고 대외 변수에 민감한 주요 그룹 입장에서 대규모 대외 변수 발생 가능성과 발생 시 시나리오 작성은 경제연구소의 주된 과제 가운데 하나"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주요 기업들의 '위기 경영'이 확산될 가능성도 재계 일각에서는 점쳐진다.

삼성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일찌감치 삼성전자를 필두로 '위기 경영'에 나섰다. 삼성전자 등이 임금동결이라는 초강수를 뒀고,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들은 조직 및 인력 슬림화을 진행하고 있다.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은 고용인원을 줄였다. 지난해 11월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관련 4개사를 한화에 넘기면서 '선택과 집중'을 원칙한 계열사 재편도 본격화했다.

LG그룹의 경우 산하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보고서에서 잇달아 한국 경제의 장기침체와 세계 경제의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경고하고 있다. 지난 19일 발표된 '우리나라 장기침체 리스크 커지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LG경제연구원은 "내구재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침체 상태인 데다 주력 산업은 중국으로부터의 시장 잠식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국내 소비 수요 위축도 장기화 조짐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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