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외노조 위기' 전교조의 운명은?

2015. 5. 2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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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자와 함께” 가시밭길 예상…보수-진보 갈등 단초 가능성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헌법재판소가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재판관 8대 1로 합헌 결정을 내림에 따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사진>은 법외노조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진행 중인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 취소 소송의 경우 2심 선고와 상고 시 대법원 확정 판결 절차가 아직 남아 있지만, “헌재가 합헌이라 판단한 법률을 법원에서 뒤집어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와 교육계 인사들의 중론이다. 전교조도 해직 교사 9명에 대해 “끝까지 함께 간다”는 입장이어서 법외노조로서의 추락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소송 확정 판결 시 전교조의 법외노조화를 반대해 왔던 진보 교육감들이 노조 전임자 복귀 등 교육부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후속 조치를 따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교육계 보수-진보 진영 간 갈등의 단초가 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해직교사 함께” 전교조, 가시밭길 예상…교원노조법 개정 나설듯=전교조는 법외노조 판단 근거가 된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에 대해 반발했다.

전교조는 지난 28일 헌재 판결 직후 서울 종로구 헌재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헌재의 결정은 노조의 자주성을 근본적으로 부정한다는 점에서 시대착오적”이라면서 “노동권에 대한 보편적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결정을 해 대한민국이 노동 탄압 국가임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교조는 조합원인 해직 교사 9명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혀 왔다. 전교조 관계자는 “상황이 불리해졌다고 전교조의 표상이나 다름없는 해고 교사들을 조합 밖으로 내보내고 조합원이 아니라고 인정하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교조 조합원들의 정서와도 일치한다. 전교조는 2013년 10월 조합원 총 투표에서 68.59%의 높은 찬성률로 해직자를 조합원에서 배제하라는 고용노동부 명령을 거부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더욱이 강성으로 분류되는 현 지도부가 과거 조합원 총의로 결정된 사안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교조는 교사의 노동기본권 인정을 요구해 온 국제기구, 비정부기구(NGO) 등과 연대해 우회적으로 정부와 국회를 압박해 문제가 되고 있는 ‘교원노조법’ 개정에 전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국제노동기구(ILO), 유엔(UNㆍ국제연합) 인권이사회, 국제교원노조총연맹(EI) 등은 그동안 우리 정부에 직ㆍ간접적으로 전교조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라고 촉구해 왔다.

하지만 국제사회를 통한 압박 역시 당장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 국제기구의 요구는 우리나라 정부에 제재 등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ILO 회원국이지만 노동자의 결사의 자유와 단결권 보장에 관한 87호 협약과, 공공 부문에서의 단결권 보장 등에 관한 151호 협약 등을 비준하지 않았다.

전교조는 ‘교원노조법’ 개정을 위해 시민단체 등과 함께 대국회 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2013년 10월 교원노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관계 법령에 따라 교육부 장관이 검정ㆍ수여하는 자격증을 받은 사람이면 해직 여부를 떠나 누구든 교원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은 별다른 논의 없이 현재 계류 중이다. 더욱이 여대야소(與大野小)인 의석 비율은 물론 헌재 결정을 곧바로 뒤집기 어렵다는 점에서 ‘교원노조법’ 개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교육계와 정치권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전교조는 다음달 1일 이번 판결에 대한 입장과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교육부, 판결 뒤 ‘노조 전임자 복직’ 등 후속조치 나설듯…진보 교육감과 갈등 우려=헌재는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동시에 이미 설립 신고를 마치고 활동 중인 교원 노조의 법률상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소관 부처가 아닌 법원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될지 여부는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인 재판부가 결정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 헌재 결정으로 2심 판결도 1심처럼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인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고용부는 해직교원 9명을 노조원으로 포함하고 있다는 이유로 2013년 10월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했고, 전교조는 이를 취소하라는 소송을 냈다.

1심에서 패소한 전교조는 항소심에서 법외노조 통보의 효력정지와 함께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했고, 서울고법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합법노조 지위를 유지한 상태에서 위헌법률심판을 받아 왔다.

서울고법에 계류 중인 2심 소송에서 고용부가 승소하게 되면 전교조의 법외노조화는 불가피해진다. 이 같은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면 교육부는 전교조가 합법노조로서의 지위를 박탈하는 내용의 후속 조치를 전국 시ㆍ도 교육청에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후속 조치에는 ▷노조 전임자 복직 ▷사무실 퇴거ㆍ사무실 지원금 반환 ▷단체협상 중단ㆍ단체협약안 무효화 ▷급여 중 조합비 원천징수 금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ㆍ도 교육감 17명 중 13명이 진보 성향인 상황에서 이 같은 교육부의 요구를 시ㆍ도 교육청이 따를지 미지수다. 2013년 10월 고용부가 전교조에 법외노조를 통보했을 때에도 진보 교육감들은 교육부가 지시한 후속 조치를 수용하지 않았다.

더욱이 진보 교육감 13명 중 이청연(인천), 장휘국(광주), 최교진(세종), 민병희(강원), 김병우(충북), 김지철(충남), 이석문(제주) 등 8명은 각 지역 지부장을 지낸 전교조 출신이다. 이와 관련,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다른 (진보) 교육감들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입장을 지난해 밝힌 바 있어 진보 교육감들의 공동 대응 가능성이 높다.

진보 교육감들은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전교조 법외노조화에 반대해 왔기 때문에 소송 판결과 교육부의 후속 조치를 두고 교육부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 경우 교육계의 보수-진보 진영 간 갈등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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