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한나한의 승진과 양상문의 서글픈 농담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2015. 5. 29. 09:5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가 바로 쌍둥이 군단 4번' 부상으로 뒤늦게 합류한 이후 타율 3할 중반대 상승세로 4번 타순까지 올라온 LG 잭 한나한.(자료사진=LG 트윈스)
LG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35)은 당초 팀의 시즌 구상에는 6번 타순이었다. 그러나 긴 재활 끝에 1군에 합류한 뒤 5번과 3번 등 클린업 트리오에도 편성돼 출전했다.

최근에는 팀의 중심인 4번 타순에도 이름을 올렸다. 27, 28일 잠실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케이티와 홈 경기다. 양상문 감독은 28일 경기 전 "한나한이 계속 4번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나한의 타격 상승세 때문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 입은 종아리 부상으로 지난 7일에야 첫 출전한 한나한은 이후 18경기 타율 3할5푼7리(20안타) 2홈런 13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최근 10경기는 타율 4할3푼3리(13안타) 2홈런 9타점의 호조였다.

하지만 한나한이 4번 타자로 타순을 끌어올린 배경에는 LG의 서글픈 현실이 담겨 있다. 중심 타순을 이뤄야 할 기존 타자들의 부상과 부진 등 전열 이탈이다. 클린업 트리오를 받쳐줄 역할을 기대한 한나한이 4번 타자로 나서야 하는 게 현재 LG의 상황이다.

▲베테랑 3인방 부상 등 중심 타자 부진

'빨리 돌아오라' 최근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LG 주장 이진영(왼쪽부터)-이병규(9번)-정성훈.(자료사진=LG)
LG의 상징이나 다름 없는 이름인 '이병규' 형제의 예상치 못한 침체는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4번 타자 1순위던 이병규(7번)는 올해 타율 2할6푼1리 9홈런 24타점을 기록 중이다. 4월 타율 2할6푼 4홈런에서 5월 2할7푼3리 5홈런으로 조금 올랐지만 타점은 15개에서 9개로 줄었다. 이러다 보니 4번 타순에서 제외되고 있다. 타율 3할6리 16홈런 87타점을 올린 지난해를 감안하면 조금 더 분발해야 한다.

'맏형' 이병규(9번)는 부상으로 빠져 있다. 지난 19일 넥센전에서 수비 도중 허벅지 부상을 입어 복귀에 6주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통산 2037안타 타율 3할1푼1리의 베테랑 이병규는 한일 통산 19번째 시즌인 올해 타율 2할2푼2리 16안타에 머물러 있다.

주장 이진영 역시 부상으로 쓰러졌다. 24일 롯데전에서 1루로 전력질주하다 역시 허벅지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복귀까지 한 달 정도가 걸린다.

정성훈은 앞서 22일 롯데전에서 1루 베이스를 밟다 오른 발목 부상을 입었다. 이병규, 이진영보다 정도가 덜하지만 역시 1군에서 빠졌다.

LG는 28일까지 팀 타율 2할6푼3리로 10개 팀 중 8위다. 득점권 타율은 2할4푼7리로 케이티(.215)에만 앞선다. 팀 평균자책점(ERA) 5위(5.06)에 비해 타선이 다소 처진다.

▲휴식일 없는 시즌에 고참 부담 커져

이들은 모두 중심 타선에서 활약을 해줄 만한 선수들이다. 베테랑 3인방이 모두 빠져 있으니 6번을 맡을 요량이던 한나한이 클린업 트리오에 이어 4번을 맡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양 감독은 "당초 이병규, 이진영 등이 있기 때문에 한나한을 6번으로 쓸 계획이었다"면서 "하지만 부상으로 빠지고 기록들이 좋지 않으면서 한나한이 4번을 맡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나한의 상승세와 중심 타자들의 하향세가 쌍곡선을 이룬 모양새다.

'있는 선수 넣으면 되지요' LG 양상문 감독.(자료사진=LG)
이 와중에 박용택도 부상으로 빠질 뻔했다. 27일 종아리에 투구를 맞은 것.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28일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사실 LG는 올해부터 시작된 10구단, 144경기 체제의 후유증이 큰 구단이다. 지난 2년 동안 이뤄진 9구단 체제 하에 있던 휴식일이 없어진 게 크다. 그러다 보니 앞서 언급한 베테랑들이 쉬면서 체력과 컨디션을 끌어올릴 시간이 없어 부상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양 감독은 28일 선발 명단을 짜는 데 시간이 걸리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아프면 빼고, 괜찮으면 넣으면 된다"며 웃었다. 농담처럼 말했지만 씁쓸하게 느껴지는 대목. 채은성, 양석환 등 젊은 선수들이 있지만 아직 성장이 더디다.

이날 LG는 케이티 선발 정대현과 포수 장성우 배터리의 호흡에 7회까지 2안타 9삼진 1볼넷에 그치는 등 3안타 무득점 경기에 그쳤다. 결국 0-4, 영봉패를 안으면서 9위(21승27패)에 머물렀다. 5위 그룹과는 4.5경기 차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