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통신23]나달, 심판 배정과 관련해 기자와 신경전

파리 2015. 5. 2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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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코리아= (파리)백승원 객원기자]테니스 심판 중 가장 등급이 높은 골드 배지를 보유하고 있는 카를로스 베르나르데스(브라질)가 당분간 라파엘 나달(스페인)의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베르나르데스는 04, 08, 12년 올림픽뿐만 아니라 수많은 투어대회 그리고 그랜드슬램 결승에서도 심판을 맡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체어 엄파이어다.

이런 그가 나달의 경기에 심판을 볼 수 없는 이유는 바로 나달의 요청 때문이다.

지난 26일 프랑스오픈 1회전을 마치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나달에게 위 내용이 사실이냐고 묻자 나달이 "베르나르데스가 내 경기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를 ATP에도 전달한 상태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ATP에게 요청한 것이 쉬웠다고 생각하나? 아니다. 투어에는 수많은 심판이 있다. 나 역시 그를 심판과 사람으로서 존중한다. 하지만 같은 심판과 몇 차례 문제를 겪게 된다면 그 심판을 잠시 피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끝이다. 개인적으로 그와 특별한 문제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나달은 왜 자신의 경기에 베르나르데스를 제외 해 달라고 요청했을까? 사연은 이렇다.

지난 2월 브라질에서 열린 리우오픈 8강에서 나달은 당시 체어 엄파이어였던 베르나르데스에게 반바지를 잘못 입고 나와 라커룸에 들어가 옷을 갈아 입겠다고 요청했다.

그러자 베르나르데스는 "네 차례의 타임 바이얼레이션을 주겠다"면서 나달의 요청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나달은 시간을 좀 더 단축 시킬 수 있는 방법을 통해 바지를 갈아 입어도 되냐고 재요청을 했지만 베르나르데스는 "그러면 한 차례의 타임 바이얼레이션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달은 이 경기에서 승리해 4강에 올랐는데 우연치 않게도 4강 경기 체어 엄파이어도 베르나르데스였다. 그는 이 경기에서 나달이 코트에 늦게 복귀한다는 이유로 타임 바이얼레이션을 두 차례 줬다.

그리고 나달은 파비오 포그니니(이탈리아)에게 6-1 2-6 5-7로 패했다.

나달은 "당시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 때 그를 심판으로서 존중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에게 있어 베르나르데스의 판정은 공정하지 않았다. 경기 중 내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이 발생하면 집중을 할 수가 없다. 당시 그의 판단은 옳지 않았다. 그래서 당분간 서로 경기장에서 만나지 않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처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나달의 프랑스오픈 2회전 경기가 있었던 28일에 이 문제가 또 다시 불거졌다.

나달이 니콜라스 알마그로(스페인)를 꺾고 3회전 진출을 확정 지은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1회전 때 질문을 한 기자가 나달에게 "예를 들어 베르나르데스가 당신의 결승 경기에 주심으로 배정됐다. 하지만 당신의 요청 때문에 그가 배제되는 것 역시 공정하지 않다고 보지 않나?"라고 묻자 나달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나달은 "지금 당신은 나에게 계속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 내 대답은 간단하다. 그 동안 나는 몇몇 심판들이 내 경기에 배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청을 한 적이 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베르나르데스가 다시 내 경기에 심판을 볼 것이다. 그 어느 누구와도 이런 일과 관련해 큰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 투어 생활을 하면서 누군가와 큰 문제가 발생한다면 난 선수생활을 접을 것이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또 "당신은 지금 나와 약간의 문제라도 있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차근차근 순차적으로 이번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할 기세다. 그리고 당신은 실제로 그렇게 할지도 모른다. 당신은 내가 13년간 프로생활을 하는 동안 사람들과 겪었던 사소한 문제까지도 모두 캐내려 하는 것 같다. 내가 그 동안 누구와 어떤 문제를 겪었는지 또는 내가 누구를 존경하지 않는지에 대해 정말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렇게 공개적인 장소에서 문제가 될 만한 질문을 하지 말고 내 집으로 직접 찾아 와 개인적으로 묻길 바란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나달과 기자의 신경전은 계속 이어졌다.

기자가 "그러면 나를 당신의 집에 초대해 줄 것인가?"라고 묻자 나달은 "아니다. 매번 이렇게 문제가 될 부분에 대해서만 질문을 하는데 절대 초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한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는 어느 특정 심판을 경기에 배제시키는 것은 정당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코비치는 "심판도 사람이다. 그리고 사람은 실수를 한다. 시기에 따라 심판들이 자신의 콜과 결정에 자신감이 넘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만 경기에 전적으로 집중해야 한다"면서 "특히, 공의 자국이 없는 코트에서 심판을 볼 때는 많은 압박을 받을 것이다. 그러한 부분을 충분히 이해한다. 물론 코트에 서면 선수와 심판 모두 긴장을 하고 이런저런 감정을 겪기도 한다. 나 역시 그 동안 경기 중 몇몇 심판으로부터 유쾌하지 않은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렇다고 어느 특정 심판을 좋다, 싫다고 생각을 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이는 결코 정정당당한 일이 아니다. 심판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만이다"라고 덧붙였다.

글= (파리)백승원 객원기자, 사진= (파리)박준용 기자,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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