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체육]선생님의 관심-배려가 '여학생'을 바꾼다

하성룡 2015. 5. 2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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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 시간 중간에 얼음 하나 입에 넣어주면 굉장히 좋아해요. 잠깐 쉬는 동안 시원한 얼음 먹고 다시 힘내서 또 뛰는거죠."

서울 동숭동의 서울사대부설여중학교 체육 수업시간, 신민석 체육 교사의 손에는 휴대용 아이스박스가 들려 있었다. 운동장 한 켠에는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천막도 쳐져 있었다. '킥런볼(기존의 야구를 모태로 발야구와 럭비를 부분적으로 혼합해 창안한 뉴스포츠)' 체육 수업 중 공수교대로 잠시 여유가 생긴 사이, 2학년 한 학급 25명의 여학생들은 천막 아래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어미새가 나눠주는 모이를 받아먹듯 신 교사가 주는 얼음을 하나씩 입에 담고 웃음을 지었다. "천막에 앉아 있으면 얼굴 타는것도 막을 수 있어요. 얼음을 주시니깐 따로 물을 먹지 않아도 돼요." 한 여학생의 외침에 신 교사는 미소로 화답했다. 신 교사는 "여학생 체육 활성화를 위해서는 좋은 환경이 필요하고, 환경 조성은 체육 교사의 몫이다. 5월 이후에는 천막을 쳐서 그늘에 앉아서 체육 수업을 한다. 여름에는 제빙기를 사서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아이스박스에 있는 얼음을 준다. 얼음 하나로 동기 유발이 충분히 된다"고 설명했다.

학교체육 '가락고-영파여고 스포츠클럽 친선경기'가락고 여자축구 스포츠클럽 '발모아' 선수들이 영파여고를 맞아 연습경기를 펼쳤다. 축구부 여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정미 선생님.송파=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4.21

# "파울한 다음에 어떻게 해야해? 미안하다고 하고 엉덩이 두드려줘야지. 서로 인상 쓰면 안돼."

서울 가락고 여자축구클럽 '발모아'의 이정미 교사의 주문에 여학생들은 한목소리로 "예!"라고 답한다. 축구하는 여고생들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송파구 여성축구단의 주전 미드필더이자 15년차 아마추어 축구선수인 이정미 교사는 교실이 익숙한 여고생들이 자발적으로 운동장에 나오게 만들었다. 2011년부터 '발모아' 클럽을 만들어 불과 4개월만에 서울시교육감배 학교 스포츠클럽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제는 여고생들이 스스로 모여 축구 연습을 하는 '진풍경'은 가락고에 익숙한 모습으로 자리잡았다. 이 교사는 "운동하는 아이들은 공부 못한다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축구를 시작한 이후 성적도 쭉쭉 올랐다. 주말마다 축구로 스트레스를 푼다. 좋아하는 축구를 하기 위해 공부할 땐 더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체육 수업을 좋아하는 여학생들에게 특별한 존재다. 한 여학생은 "선생님의 파이팅이 큰 동기 부여가 된다. 남자선생님이 아닌 여자 선생님이 직접 킥과 드리블을 가르쳐주시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선생님은 롤모델이자 멘토"라며 미소를 보였다.

여학생들이 체육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그림이었다. "너희들, 떠들면 체육 수업하지 않을거야", "공가지고 가서 놀아." 과거에 흔히 일어났던 '체육 수업의 무기화'와 '아나공('옜다 공'의 경상도 방언)'은 그나마 운동장에 설 기회가 적은 여학생들을 더욱 그늘진 구석으로 내몰았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체육 교사는 "지금은 이런 일들이 많이 없어졌지만 '아나공'으로 체육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운동을 잘하는 학생들만을 위한 수업에 불과하다. 운동을 잘 못하는 여학생들은 그냥 앉아서 시간만 보내게 된다"고 했다. 과거에 흔히 봐왔던 초등학교 체육수업의 사례다. 국어 영어 수학 등 많은 과목을 가르쳐야 하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체육 수업까지 소화하기에 부담이 따르면서 생긴 현상이다. 스포츠조선이 4주간 서울시와 경기도의 초·중·고 10개교, 228명의 여학생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68.4%가 '여학생을 잘 이해하는 체육 선생님이 있으면 체육 수업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답을 했다.

좋은 선생님이 여학생들의 좋은 체육 수업을 만든다. 최근 여학생들의 학교 체육이 활성화된 배경에는 어렸을때부터 여학생들의 '운동하는 습관'을 키워주려는 선생님들의 열정과 노력이 있다. 현장의 변화는 체육 선생님들이 직접 주도하고 있다. 여학생들을 운동장으로 이끌기 위한 선생님의 작은 배려와 관심이 만들어내는 변화는 크다. 서울 마장초등학교의 6학년 체육 수업에서는 여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체육 수업 준비 운동을 이끌었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 노래에 맞춘 '8박자' 준비 운동에 웃음꽃이 만발했다. 여학생들의 리드에 남학생도 '말춤'을 비롯한 준비 동작을 따라했다. 10년간 담임 교사를 하다 올해부터 체육 전담교사를 맡게 된 장경환 마장초 교사는 "내가 준비한 건 카세트와 '강남 스타일' 노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여학생들만을 위한 장치를 마련해줬더니 생긴 변화다. 여학생들은 준비운동하는 걸 상당히 좋아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준비 동작을 만드는 숙제를 내줬다. 여학생들은 팀으로 모여서 준비동작을 만들었다. 억지로 시키는 건 일시적으로 하지만 여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수업을 하면 스스로 즐거움을 느끼고 알아서 한다"고 설명했다.

반응이 좋은 여학생 체육 수업은 입소문과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 교사들에게 퍼지고 있다. 장 교사는 "예전보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체육 수업 연수 프로그램 참가가 많아졌다. 연수 프로그램에서 준비 운동은 물론 운동 능력에 따른 공평한 팀짜기까지 강의하는 경우도 있다. 의외로 교육대학에서 체육 수업을 안해본 선생님들이 많다. 접해보지 못해서 그렇지, 연수를 받고나면 다들 열정적으로 체육 수업을 하시게 된다"면서 "우리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이 체육 수업 공부 모임을 2~3주에 한 번씩 진행한다. 좋은 수업 사례를 서로 전파하고 논의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선생님들이 만들어낸 프로그램, 작은 노력, 관심과 배려가 여학생을 운동장으로 이끄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학창시절 만들어진 운동 습관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평생 취미로 연결된다. 이를 위해 정부도 좋은 체육 선생님 육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3월 발표한 2015년 학교체육 주요 업무계획에 따르면, 학교 체육 활성화 5대 중점 과제로 꼽은 '체육교육과정 운영 내실화'의 실행과제 중 '체육 전문 인력 배치'가 자리해있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체육전담교사수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13년 전국 초등학교 2713개교에 3948명의 체육전담 교사 수가 2014년 3515개교 4970명으로 1030명 늘어났다. 교육부는 2017년까지 전국 초등학교 5934개교(2014년 기준)에 체육 전담교사 1명 이상을 배치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신규 교사나 기존 교사가 체육 교과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에 '교원 연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선생님들의 노력과 교육부의 정책 지원이 만들어낸 시너지 효과가 여학생 체육에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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