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하퍼-브라이언트,라이벌이 된 죽마고우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2015. 5. 29.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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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브라이스 하퍼. /AFPBBNews=뉴스1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펼쳐진 워싱턴 내셔널스와 시카고 컵스의 3연전은 앞으로 10년 이상 메이저리그를 지배할 것으로 기대되는 두 '괴물타자' 브라이스 하퍼(22, 내셔널스)와 크리스 브라이언트(23, 컵스)의 자존심 대결이 시종 불꽃을 튀긴 명승부 시리즈였다.

메이저리그가 자랑하는 최고의 영 수퍼스타들인 하퍼와 브라이언트가 빅리그에서 처음으로 충돌해 관심을 모은 끈 시리즈에서 이들은 나란히 10타수 3안타 2홈런이라는 똑같은 성적을 기록했다. 시리즈 첫 두 경기에서 양팀이 각각 1점차 승리를 나눠가진 가운데 지난 오프시즌 프리에이전트 투수랭킹 1, 2위였던 맥스 슈어저(내셔널스)와 존 레스터(컵스)가 불꽃 튀는 마운드 대결을 펼친 최종 3차전에서 내셔널스는 하퍼의 시즌 18호 솔로홈런으로 승기를 잡고 결국 3-0으로 승리, 2승1패로 시리즈를 가져갔다.

이번 시리즈 3게임을 합쳐 내셔널스는 7득점, 컵스는 4득점에 그쳤는데 양팀 모두 1점씩을 제외한 나머지 점수를 모두 솔로홈런으로 뽑아냈다는 것이 특이했다. 양팀의 눈부신 피칭이 시리즈 전체를 지배한 가운데 그런 위력적인 피칭을 상대로 터진 '대포'들이 승부를 결정지은, 한마디로 마운드와 타석에서 메이저리그의 파워를 유감없이 보여준 시리즈였다.

크리스 브라이언트./AFPBBNews=뉴스1

그중에서도 하퍼와 브라이언트의 '파워 대결'은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1차전에서 2루타(하퍼)와 홈런(브라이언트)으로 방망이 예열을 마친 이들은 특히 시리즈 2차전에서 자존심을 건 파워쇼를 펼쳤다. 1회말 컵스의 선두타자 덱스터 파울러에 솔로홈런을 맞고 0-1로 끌려가던 내셔널스는 7회초 선두 하퍼의 솔로홈런으로 1-1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8회초엔 2사 후 데나드 스팬의 솔로홈런이 터져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컵스는 곧바로 공수교대 후 브라이언트가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비거리 463피트(141m)짜리 초대형 아치를 그려 2-2로 다시 균형을 잡았고 이어 9회말 2사 후 애디슨 러셀의 끝내기 2루타로 짜릿한 승리를 따내 시리즈 1승1패를 기록했다. 하퍼도 뒤질 새라 최종 3차전에서 레스터로부터 솔로홈런을 뽑아내며 슈어저의 역투를 승리로 연결시켰다. 하퍼는 이 홈런으로 시즌 18홈런을 기록, 넬슨 크루즈(시애틀)와 함께 메이저리그 홈런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지난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내셔널스에 지명된 하퍼는 올해가 벌써 메이저리그 4년차인 베테랑으로 지난 2013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2번으로 지명된 뒤 올해 빅리그 루키 시즌을 보내고 있는 브라이언트보다 메이저리그에선 한참 선배다. 하지만 실제 나이는 오히려 브라이언트가 많다. 이들은 모두 1992년생으로 브라이언트가 1월생, 하퍼는 10월생이어서 브라이언트가 9개월 차로 형이다.

더구나 이들은 코흘리개 시절 함께 야구를 시작하며 야구와 함께 큰 그야말로 '죽마고우' 사이다. 둘 다 라스베가스 출신으로 어릴 시절 함께 거의 매일 함께 야구를 하며 자라났다. 메이저리그 팬들은 이번에 처음으로 이들의 맞대결을 지켜보며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지만 이들의 친구와 가족들은 이들이 각각 7, 8세 때부터 10년 가까이 함께 플레이하는 것을 지켜봤던 것이다.

이 두 '괴물'이 한 팀에서 뛴 유소년팀이 얼마나 막강했을지는 물어볼 필요도 없을 것이다. 특히 이들이 13세(하퍼)와 14세(브라이언트) 때 '서던 네바다 불독스'라는 유소년 클럽팀에서 함께 뛰며 수많은 우승트로피를 쓸어담은 스토리는 전설적이다. 당시 13살이던 브라이스(하퍼)는 그때 이미 비거리 400피트(122m)짜리 홈런을 때렸다고 한다. 당시 막강했던 캘리포니아 클럽팀을 상대로 투수였던 크리스(브라이언트)가 1안타 완봉승을 거둔 경기에서 하퍼의 홈런이 승부를 결정지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 추억들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하지만 이들은 메이저리그로 향해 가는 과정에서 서로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했다. 라스베가스 고교 시절 16살 때 벌써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 표지 모델로 선정될 정도로 차세대 최고 스타로 주목받았던 하퍼는 고교를 2년만에 중퇴하고 미국판 검정고시에 해당되는 GED(General Educational Development)를 통과, 주니어칼리지에 진학했고 만 17세였던 2010년에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 나설 자격을 얻어 전체 1번으로 내셔널스에 지명됐다. 그리고 만 22세인 지금 벌써 메이저리그 4년차 베테랑이 됐다. 그는 올 시즌 현재 타율 .331의 맹위를 떨치고 있으며 18홈런과 43타점은 현 메이저리그 1위다.

반면 브라이언트는 보다 평범한 길을 선택했다. 고교를 졸업하고 샌디에고 대학에 진학, 3년간 대학야구를 경험하며 전국 최고의 유망주로 명성을 떨친 그는 하퍼보다 3년 뒤인 2013년 드래프트에 나서 전체 2번으로 컵스에 지명됐고 빅리그 진출도 하퍼보다 3년 늦었다. 하지만 그는 올해 메이저리그에 올라오자마자 왜 그토록 모든 전문가들이 그를 차세대 최고 스타 재목으로 주목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7게임에서 홈런 7개와 18타점을 쓸어담는 등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시즌 성적은 타율 .275에 7홈런, 31타점이다.

이들은 성장배경과 재능 등에서 유사한 점이 많지만 사실 성격에선 차이가 난다. 하퍼는 항상 모든 면에서 피가 끓어오르는 열정적이고 격정적이며 급한 성격이다. 반면 브라이언트는 상대적으로 점잖고 침착하며 조용한 스타일이다, 하퍼가 '불(火)'이라면 브라이언트는 물(水)이다. 하지만 배트를 휘두를 때는 이들 둘 간에 큰 차이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 두 92년생 수퍼스타들은 다음 주말 다시 만나게 된다. 다음달 5~8일(한국시간) 이번엔 워싱턴 D.C.에서 두 팀이 4연전 시리즈로 격돌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메이저리그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매치업이다. 하퍼 대 브라이언트. 어린 시절 라스베가스에서 10여년동안 이어온 라이벌 관계가 이젠 메이저리그로 무대를 옮겨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10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두 젊은 최고 거포들간의 라이벌 구도 등장은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즐겁지 않을 수 없는 굿뉴스다.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changyh218@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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