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악마를 보았다" 2세 아이 짓밟은 어른과 외면한 어른들.. 그 이후는?

김철오 기자 2015. 5. 29. 06: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 산시성에서 성인 남성의 무차별적 폭행으로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두 살 아이가 상처를 치유하고 안정을 되찾았다. 고성장의 이면에서 급증한 정신질환을 사회적으로 해결하고 사라진 양심을 되찾아야 한다는 중국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28일 중국 SNS 웨이보에서는 두 살 아이 폭행사건 이후의 상황을 정리한 게시물이 빠르게 퍼졌다. 사건은 지난 4일 밤 8시43분 산시성의 한 거리에서 발생했다.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30대 남성 왕모씨는 식당 앞에서 청소도구를 들고 있는 두 살 남자 아이를 발로 차 쓰러뜨렸다. 폭행은 1분간 이어졌다. 얼굴을 발로 짓밟거나 청소도구를 휘두르고 내리쳤다.

왕씨의 폭행은 인근에 설치된 CCTV에 포착됐다. CCTV에는 폭행을 저지하기는커녕 모른 척 지나간 두 명의 어른도 촬영됐다. 공분이 커진 이유다. 뒤늦게 식당에서 뛰어나온 어른들이 왕씨를 제지할 때까지 아이는 폭행을 당했다. 무자비한 발길질과 매질 속에서도 아이는 살려는 의지에 발버둥치며 몸을 뒤집었지만 쓰레받기로 몇 차례 머리를 맞고 혼절한 듯 그대로 늘어졌다. 그런 아이에게 왕씨의 매질은 계속됐다.

왕씨는 식당에서 뛰어나온 어른들 중 한 남성에게 밀려 제지를 당하자 재빠르게 몸을 피했다. 아이 앞에서는 잔혹성을 드러냈지만 어른들 앞에서는 위축된 왕씨였다. 제지한 남성은 왕씨를 뒤쫓아 바닥에 쓰러뜨리고 제압했다. CCTV 영상은 여기서 끝난다. 왕씨는 중국 공안에 넘겨져 구속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혼절한 아이는 다행히 목숨을 구했다. 골절과 뇌출혈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2세 아이 폭행사건 CCTV 영상 보기 - 사실 확인과 경각심 고취를 위해 영상을 공개합니다. 영상은 잔혹한 폭행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앞서 밝힌 목적 이외의 이유로는 시청을 자제하시길 권합니다.

중국 사회는 들끓었다. 왕씨는 물론 폭행을 모른 척 지나간 두 명의 어른도 비난을 받았다. 타인의 위험을 외면하는 사회 분위기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중국 네티즌들은 "왕씨는 인간이 아니다. 가장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모른 척 지나간 두 명의 어른도 붙잡아야 한다" "아이를 저렇게 폭행하는 어른에게 무슨 사연이 있겠는가. 무조건 막았어야 했다. 이젠 최소한의 양심까지 사라졌다" "외면한 어른들을 욕하지 말라. 우리 모두의 모습이다"라고 했다.

사건은 우리나라는 물론 지구촌 곳곳으로 전해졌다. 세계적인 공분이 일었다. 당초 알려지지 않았던 이후의 상황은 웨이보를 타고 전해졌다. 얼굴에 피멍이 들고 깊은 상처가 남았던 아이는 점차 회복했다.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후원회가 결성되면서 상처를 치유했다. 웨이보로 전해진 사진 속 아이는 미소를 되찾았다. 왕씨가 경찰 조사를 받는 사진도 웨이보를 타고 퍼졌다.

웨이보로 전해진 피해 아동과 용의자의 현재 상황 보기

네티즌들은 "아이가 죽은 줄 알았다. 여전히 마음은 불편하지만 다행이다" "살아있어서 고맙다. 아이가 죽었다면 중국의 양심도 사망선고를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웨이보에는 아이에 대한 후원방법을 묻는 네티즌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뉴스 미란다 원칙] 취재원과 독자에게는 국민일보에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고충처리인(gochung@kmib.co.kr)/전화:02-781-9711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