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뇌물 스캔들 '진원지' 카타르의 침묵

입력 2015. 5. 29. 06:17 수정 2015. 5. 29.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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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강력 반발' 러시아와 대조

푸틴 '강력 반발' 러시아와 대조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국제축구연맹(FIFA)의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축구 개최지 선정 과정에까지 번지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카타르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카타르의 침묵'은 함께 의혹선 상에 오른 2018년 개최지 러시아와도 대조적이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까지 나서 이번 수사의 정치적 의도를 비난하면서 수사를 주도하는 미국과 마찰을 빚는 상황이다.

반면, 27일 미국과 스위스 검찰의 수사가 보도된 이후 28일(현지시간)까지 카타르 정부나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어떤 해명이나 심지어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 FIFA의 뇌물 사건을 복기해보면 카타르는 그 진원지라고 할 수 있다.

2010년 카타르가 예상을 뒤엎고 중동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축구 개최지로 선정되자 이를 둘러싸고 숱한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월드컵 축구에 한 번도 진출하지 않은 나라인데다가, 경제력은 있지만 고온의 사막기후에 외국인을 합해 인구 220만의 소국이 과연 최대 규모의 국제 축구대회의 개최지로 어떻게 결정됐느냐는 의심이 끊이지 않았다.

이는 의구심에 그치지 않고 2012년 이례적으로 FIFA의 조사가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FIFA 윤리위원회는 "두 대회의 개최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일련의 걱정스러운 사건들이 있었으나, 그 절차를 다시 밟을 만큼 증거가 충분하지는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조사보고서 전체를 공개하지 않아 개운치는 않았지만, 당시 조사결과로 진화된 것 같았던 개최지 선정 의혹이 반 년만에 되살아났다.

미국 검찰의 FIFA 고위 임원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카타르로 자연스럽게 눈길이 쏠린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러시아와 카타르의 상반된 대응은 일단 국제사회에서 양국의 위상과 미국과 정치적 관계의 차이로 해석된다.

러시아와 달리 카타르로선 FIFA가 이번 수사로 월드컵 개최지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마당에 굳이 미국 주도의 수사에 대립각을 세워서 얻을 수 있는 명분이나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월드컵 개최지가 바뀐다면 FIFA는 서방 강대국에 편파적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되면서 권위는 땅에 추락할 게 뻔하다.

당장 쿠웨이트의 FIFA 집행위원회 위원 셰이크 아흐마드 알파하드 알사바는 28일 "만약 개최지가 미국이나 영국이더라도 지금과 똑같이 수사가 이뤄지겠느냐"며 형평성을 제기했다.

현재 수사 대상자를 보면 2018년 러시아 대회는 놔두고 2022년만 취소될 가능성은 더더욱 낮다.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건설현장 근로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와 인권 침해문제로 국제사회는 물론 기업 이미지 훼손을 우려한 FIFA 후원사에까지 거센 공격받고 있다. 걸프지역의 작은 산유국이 국제무대에 데뷔하기 위해 호된 신고식을 치르는 셈이다.

걸프 지역에서 일하는 빈국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 문제는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카타르는 월드컵 개최가 맞물리면서 더욱 서방의 언론과 국제기구, NGO의 '모난 돌'이 됐다.

따라서 카타르는 섣불리 나섰다가는 인권을 침해하는 부패한 나라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공산이 크다.

카타르는 이번 수사의 표적이 됐지만, 자신을 둘러싼 이런 여러 상황을 고려해 즉각 대응하지 않고, 29일 FIFA 회장 선거와 수사의 윤곽이 드러난 뒤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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