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에서 감독으로..제닝스의 위태로운 도전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첫 번째 판단(first guessing)’의 모임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댄 제닝스가 단장에서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감독이 그에게 보낸 축하 문자다. 흔히 감독이 결정을 내린 뒤 하는 결과론적 비판을 ‘두 번째 판단(second guessing)’이라고 하는데, 허들은 이 말을 비틀어 현장의 입장은 프런트와 다를 것임을 암시하는 축하 인사를 보냈다.
제닝스가 마이애미 말린스 감독을 맡은 지 10경기가 지났다. 성적은 2승 8패. 단장에서 감독으로 변신해 화제를 모은 그는 지금 위태로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그의 감독 선임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FOX스포츠’의 사이드라인 리포터이자 칼럼니스트인 켄 로젠탈은 제닝스의 감독 선임이 발표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말린스가 신임 감독 선임 과정에서 소수 인종 후보자에게 감독 면접 도전 기회를 주도록 한 ‘셀리그 룰’을 무시했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감독을 맡은 칩 헤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감독도 “우리같이 마이너리그 지도자와 코치 경험을 거친 이들에게는 절망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우려대로, 제닝스의 감독 생활은 순탄치 못한 모습이다.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 4연전을 내리 내주며 연패로 감독 경력을 시작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 3연전에서 2승 1패 위닝시리즈를 기록했지만, 이 과정에서 A.J. 라모스, 브라이언 모리스, 샘 다이슨을 3경기에 연달아 등판시키며 불펜진을 소모했다. 상대팀 감독인 벅 쇼월터는 “다음 원정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원정 3연전 스윕패로 이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선수단 장악이다. 선수들이 이 엽기적인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미지수다. 로젠탈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선수단 사이에 절망감이 퍼지고 있다며 제닝스 감독 부임이 비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고했다.
현재의 팀 상황은 그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핸더슨 알바레즈, 제러드 코자트, 맷 레이토스 등 선발 투수들이 줄부상을 당하면서 선발 로테이션 구성조차 어렵게 됐다. 피츠버그와의 원정 3연전에서는 시리즈 첫 날 나머지 2경기 선발 투수를 공개하지 못할 정도였다. 마이너리그에서 호세 우레나를 불러오고 불펜에서 선발 경험이 있는 브래드 핸드를 선발로 돌리며 어떻게 막았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제닝스는 아직 자신이 적응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피츠버그 원정 당시 가진 인터뷰에서 “가장 큰 문제는 적응이다. 사무실에서 더그아웃으로 자리를 옮기다 보니 이에 대한 이행 과정이 필요하다. 가장 큰 것은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루틴이 자리를 잡으면 더 편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언제까지 적응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경기는 예정대로 열리기 때문이다.
지금의 불안감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승리다. 제닝스는 “선수들에게는 ‘계속 하던 일에 집중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그라운드에 나가서 경기를 하고, 서로를 믿고 존중하며 기회를 만들어내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MLB.com’의 말린스 담당 기자 조 프리사로도 “승리는 선수들을 편안하고 그들답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반대로 말하면, 패배가 이어지면 의심이 늘어날 것”이라며 승리를 가장 좋은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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