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에베레스트 빙하 2100년이면 거의 사라진다

이종선 기자 2015. 5. 28.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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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갈수록 뜨거워지면서 남극뿐만 아니라 에베레스트산 등 고산지대에 있는 빙하들도 점점 녹아내리고 있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에베레스트산이 있는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일대의 빙하가 21세기 말이면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의 조셉 셰아 연구원은 유럽지구과학협회(EGU)가 발행하는 과학저널 '빙권(The Cryosphere)'지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현재와 같은 온난화 추세가 계속될 경우 에베레스트산이 있는 힌두쿠시산맥과 히말라야산맥 일대의 빙하 5500개 중 70~99%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에베레스트산을 포함해 히말라야 지역 400㎢의 빙하를 추적해온 결과 해마다 결빙고도가 높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발터 이메르젤 교수는 "해당 지역의 결빙고도는 현재 1월에는 3200m, 8월에는 5500m지만 2100년쯤 되면 800~1200m씩 각각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히말라야와 같은 고산지대에서 빙하가 녹으면 단기적으로 눈사태는 물론 홍수를 야기하기 쉬워 지난달 네팔 대지진 당시 베이스캠프를 덮쳤던 어마어마한 눈사태를 비롯해 홍수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 또 고산에서 떨어져 나온 거대한 유빙(流氷)이 히말라야에서 발원한 하천을 따라 흘러내려와 댐을 가로막을 경우 하류 지역은 심각한 가뭄에 휩싸일 수 있다.

히말라야는 갠지스강, 인더스강을 비롯해 네팔·중국·인도·파키스탄 등으로 흘러가는 수많은 하천들의 발원지로 이 하천들을 생활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인구만 10억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빙하가 사라지면서 이들 하천의 물 공급이 감소할 경우 해당 지역의 농업과 발전(發電)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앞서 지난 2013년 밀라노대학 연구팀은 지난 50년 동안 에베레스트산의 결빙고도가 180m 상승함에 따라 에베레스트산의 빙하가 13% 감소했으며 빙하가 녹는 속도도 매년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에베레스트의 빙하가 녹는다면 그보다 해발고도가 낮은 세계 각지의 산들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유럽의 알프스도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알프스 역시 온난화로 인해 점차 기온이 올라가면서 이곳에 있는 빙하얼음 채취 연구시설도 남극으로 옮겨갈 처지에 놓였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빙하얼음은 알프스나 안데스산맥 등 고산지대 자연설로 이뤄진 자연 얼음으로 수천년에 걸쳐 형성돼 형성 과정의 기후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영국개방대학의 마크 브랜든 교수는 "이 빙하얼음을 통해 오늘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난 300만년 전 어느 때보다 높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빙하얼음은 특수장비를 통해 빙하 속을 뚫고 직경 10㎝, 길이 1.3m 가량의 얼음덩어리를 추출해내는데, 온난화로 빙하가 녹게 되면 이런 빙하얼음 자체를 찾기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빙하 한 가운데 조성된 저장시설도 타격을 받게 된다. 온난화로 인해 향후 기온 예측의 중요한 지표 하나가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는 최근 알프스산맥 최고봉 몽블랑 인근의 저장시설 일부를 남극 콩코르디아연구소로 옮기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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