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학원 수강료 '30분에 10만원'..효과는 '글쎄'

이슈팀 이보라 기자 입력 2015. 5. 28. 15:34 수정 2015. 5. 2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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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슈팀 이보라 기자]

# A씨는 올해 상반기 50여개 회사에 문을 두드려 한 기업으로부터 면접 기회를 얻었다. 1년여간의 백수 생활을 청산해야겠다는 절실한 마음에 취업 관련 학원을 등록했다. 학원 수강료는 30분에 10만원이었다. 그는 아르바이트로 번 돈 대부분을 수강료를 내는 데 썼다. 전 대기업 인사팀 담당자라고 소개한 강사는 A씨의 자기소개서를 첨삭하고 면접에서 나올 질문과 답변들을 짜줬다. A씨는 수업에 열심히 임했지만 기대와 달리 최종면접에서 고배를 마셨다.

기업 입사시 필요한 자기소개서와 면접 등을 지도하는 취업 학원이 성황이다. 하지만 고액을 요구하는 학원들이 많아 구직자들의 절박한 심리를 상업적으로 악용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취업준비생인 이모(26)씨는 28일 "다 떨어지고 단 한 회사의 면접이 남았다"며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면접 컨설팅 학원에 다니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인 오모(28)씨도 "대학 입시 당시 논술 수업 몇 시간에 수십만원을 쏟아 부었는데, 대입보다 더 중요한 취업인만큼 학원을 다닐 계획이다"고 말했다.

구직자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취업 학원을 찾지만 수강료는 터무니없이 비싸다.

한 학원의 경우 1번의 30분짜리 일대일 상담 비용에만 10만원을 요구했다. 자소서와 면접을 1시간 지도해주는 데 18만원이 들었다. 3개월간 매달 40만원씩 납부하는 방식도 있다. 취업 후 총 120만원을 내야 하는 곳도 있다.

자소서와 면접뿐 아니라 대기업의 필기 전형인 인적성 시험 대비 강좌도 비싸다. 한 학원의 경우 모 대기업 인적성 시험 대비 강좌로 10시간 수업에 60만원을 내야 한다.

특정 직군을 맞춤으로 한 전문 학원도 고액의 수강료가 든다. 항공사 승무원, 아나운서 등 특수 전문직 지망생들을 위한 학원 수강료는 수백만원으로 대학 등록금과 맞먹는다.

취업 학원 수강료는 부르는 게 값이 돼버렸지만 취업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고액을 들여 취업 학원에 다녔지만 취업에 실패한 케이스도 많다.

취업준비생인 B씨는 "비싼 돈 들여 다녀봤지만 결국 '광탈(빠른 속도로 탈락)'했다"며 "학원은 상술인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취업준비생인 C씨 역시 "동기부여를 해준다는 점은 강점이지만 가격 대비 효과가 크진 않다"고 밝혔다.

모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취업을 위해 철저한 대비를 하는 것을 바람직하지만 학원에서 교육받은 천편일률적 방식이 되레 면접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또한 학원에서 고액을 요구하는 경우는 수험생들의 불안한 심리를 악용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민욱 취업정보회사 사람인 홍보팀장은 "취업 학원 강사가 전직 헤드헌터나 인사팀 담당자 등으로 인사 전문가지만 취업 성공 여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며 "취업 학원을 맹신하기보다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주는 정도로 도움을 받고, 고액을 투자하는 것보다는 스터디 모임과 무료 컨설팅 기회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슈팀 이보라 기자 deepurple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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