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골프투어 아일랜드오픈, 매킬로이 덕에 특급대회로 변신

입력 2015. 5. 28. 14:23 수정 2015. 5. 2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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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도 출전..같은 기간 개최 PGA투어 대회에 타격

안병훈도 출전…같은 기간 개최 PGA투어 대회에 타격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타이거 우즈(미국)는 전성기 때 유럽프로골프 투어 대회에 출전하면 300만 달러가 넘는 초청료를 받았다.

유럽 본토에서 열리는 대회보다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대회에 단골 출전한 까닭도 넘치는 오일머니에서 비롯된 거액의 초청료였다.

두바이는 우즈가 출전하면 초청료뿐 아니라 최고급 호텔 숙식 등 체류 비용까지 다 부담했다. 대회 총상금보다 우즈 한 명에게 들어간 돈이 더 많았다는 게 정설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와 달리 유럽투어는 특급 선수에게 대회 출전 대가로 현찰과 각종 혜택을 몰아주는 일이 더러 있다. 우즈, 미켈슨 정도 되는 선수가 유럽투어에 출전했다면 대개 거액의 초청료가 건네졌다고 보면 맞다.

하지만 돈이 다가 아니다. 돈만 많이 준다고 특급 선수가 대회에 출전하지는 않는다.

특급 선수 한두 명만 출전해도 대회의 격이 달라지니 대회 주최 측은 특급 선수를 초청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특히나 선수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맨 먼저 할 일이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존속이 기로에 섰던 유럽투어 아일랜드오픈은 세계랭킹 1위인 '귀하신 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덕에 특급 대회가 됐다.

28일 (이하 현지시간) 북아일랜드 뉴캐슬의 로열카운티다운골프장에서 열리는 유럽투어 아일랜드오픈출전 선수 면면은 제법 화려하다.

현재 세계 최고인 매킬로이 뿐 아니라 올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자이면서 팬이 많은 리키 파울러(미국), 세계랭킹 7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지난해 US오픈 챔피언 마르틴 카이머(세계랭킹 16위), 그리고 어니 엘스(남아공), 그레임 맥도월(북아일랜드), 루크 도널드, 리 웨스트우드(이상 잉글랜드),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 등이 출전한다.

또 지난 24일 유럽투어'제5의 메이저'라는 BMW PGA챔피언십을 제패해 스타덤에 오른 안병훈(24)도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같은 기간에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리는 PGA투어 AT&T 바이런넬슨 경기 이사 존 드래고는 "매킬로이를 만나면 너 때문에 우리 대회는 망했다고 항의할 것"이라는 농담을 할 만큼 아일랜드오픈은 특급대회가 됐다.

이 대회는 대개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자가 출전하는 게 관행이었지만 올해 우승자 파울러는 아일랜드오픈에 나가느라 이 대회를 건너뛴다.

유럽투어 사무국은 대회를 하루 앞두고 이번 대회 입장권이 매진됐다고 발표했다.

특히 입장권 구매자 가운데 3분의1은 해외에서 건너오는 골프팬이라고 유럽투어 사무국은 덧붙였다.

매킬로이를 비롯한 출전 선수들의 면면이 아일랜드오픈을 북아일랜드의 유력한 관광 상품으로 만든 셈이다.

유럽투어 대회 담당 이사 안토니아 벡스는 "이런 흥행 성공은 단 한명의 선수, 바로 매킬로이 덕분"이라고 대놓고 매킬로이를 칭송했다.

이 대회는 1927년부터 열린 유서 깊은 전통의 골프 대회지만 2010년 타이틀스폰서를 잃으면서 존폐의 기로에 섰다.

대회 마케팅 이사 제임스 피니건은 "그땐 북아일랜드 정부 관광청 말고는 돈 나올 데가 없었다"면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했다고 털어놨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도움을 요청받은 매킬로이는 두팔을 걷어붙이고 대회 살리기에 나섰다.

작년 5월 피니건을 만난 매킬로이는 아일랜드오픈을 살려 내겠다고 장담했고 작년 9월 파울러와 가르시아, 그리고 엘스에게 출전 약속을 받아냈다.

엘스는 1998년 이후 아일랜드오픈에 발을 끊은 상태였고 가르시아는 2000년 이후 이 대회에 한번도 나온 적이 없었다.

매킬로이는 엘스가 주최하는 남아프리카오픈에 출전하겠다는 반대급부를 주고 엘스를 데려왔다.

또 매킬로이는 두바이면세점을 타이틀 스폰서로 유치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아일랜드오픈 정식 명칭은 '두바이 듀티프리 아이리시오픈 호스티드 바이 더 로리 파운데이션'이다.

2010년 US오픈에서 우승한 세계랭킹 40위 맥도월은 "지금 이 바닥에서 이 정도 힘을 쓸 수 있는 선수는 우즈와 미켈슨, 그리고 매킬로이 등 3명 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매킬로이가 아일랜드오픈 살리기에 적극적인 이유는 고국 북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전통의 골프대회라는 점이 작용했지만 개인적인 인연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회와 매킬로이와 인연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10살이던 매킬로이는 난생 처음 아일랜드오픈을 구경했다. 1999년 대회 우승자는 당시 19살이던 가르시아였다.

매킬로이는 "TV에서 보던 선수들을 직접 보니 가슴이 떨렸다" "가르시아의 플레이를 보고 나도 저런 멋진 플레이를 하고 싶었다"고 회고했다. 오늘날 세계랭킹 1위 선수의 원대한 꿈이 싹튼 무대라는 뜻이다.

이런저런 인연으로 대회 살리기에 나선 매킬로이는 물론 초청료를 한푼도 받지 않는다.

한편 한국에서도 최경주(44)와 박세리(38)가 자기 이름을 내걸고 대회를 주최하고 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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