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KGC, 전창진 감독을 '어찌할꼬'

서민교 2015. 5. 2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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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안양 KGC인삼공사가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전창진(52) 감독을 일단 배려하기로 했다. 다만 혐의가 입증될 경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단호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KGC 구단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에 새 사령탑으로 앉힌 소속팀 감독이 자리를 비웠다. 현재 경찰은 전창진 감독이 지인을 통해 불법 스포츠 도박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승부조작 여부 사실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전창진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 사진=MK스포츠 DB
전 감독은 지휘봉을 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체력훈련을 하고 있는 국내 선수들의 경우 감독 부재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당장 외국인 선수 물색에 나서야 하는데 감독이 없어 업무가 마비됐다.

전 감독은 지난 15일 외국인 선수 선발 관련 업무 차 미국으로 출국하려고 했으나 비행기를 못 탔다. 전 감독은 이달 초 경찰로부터 출국금지를 당한 상태였다. 이유는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혐의였다.

그러나 구단에는 개인 세금 문제로 출국금지를 당했다고 거짓 보고를 했다. KGC 구단은 감독 개인 사정을 배려해 선수단에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사실상 신변정리를 위한 휴가를 내줬다. 그러다 뒤늦게 사건이 터지면서 거짓이 들통 났다. 또 뒤통수를 맞은 격이었다.

KGC 구단 관계자는 “개인 세금 문제로 출국금지를 당한 줄로만 알았다. 구단에서 해결 방안을 논의했으나 액수가 커서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차일피일 미룰 수밖에 없었다. 우리도 전혀 몰랐던 사실들”이라고 밝혔다.

KGC 구단은 한 동안 전 감독과 연락이 닿지 않다가 사건이 터진 후 업무상 간단한 조율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감독 측에서는 “믿고 기다려 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KGC 구단도 일단 전 감독을 믿고 배려하기로 했다. 구단 관계자는 “혐의가 입증될 때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전창진 감독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 하고 있기 때문에 구단에서도 배려를 하기로 했다.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차후 전 감독의 거취도 문제다. 경찰 측과 전창진 감독 측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경찰은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고, 전 감독은 확고한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전 감독은 이미 변호인을 대동해 대응에 나선 상태. 경찰 수사와 검찰 기소, 재판까지 이어질 경우 법정 공방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수개월이 소요될 경우 9월 시즌 개막까지 전 감독의 공백이 불가피하다.

전 감독이 추후 무혐의 판결이 나더라도 소속팀 감독이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된 지인들과의 관계, 사채업자로부터 거액을 빌린 정황 사실 등으로 이미 여론은 심각하게 악화됐다. KGC가 입은 가장 큰 타격은 부도덕한 이미지다. 따라서 구단이 계속 전 감독과 함께 가야할 지에 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또 이른바 ‘전창진 사단’이라고 불리는 코칭스태프와도 모든 계약이 돼 있다. 아직 새 감독을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여러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있다.

KGC 구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수사 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가장 적절한 타이밍을 보고 있다. 지금은 전창진 감독을 배려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만약 혐의가 입증될 경우 무관용 원칙으로 단호히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 감독은 경찰 측에 결백을 주장하며 빠른 소환 조사를 원하고 있다. 더 이상 구단에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경찰은 당초 수사 계획에 따라 6월초 소환해 혐의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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