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의 2번째 고백과 함구령

박은별 입력 2015. 5. 28. 12:28 수정 2015. 5. 2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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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베어스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결국 두산 벤치의 꼼수가 더 큰 화만 불렀다. 선수들만 크게 다친 꼴이 됐다.

전날(27일) 마산 NC-두산전에서 벌어진 벤치클리어링과 관련해 민병헌이 28일 고백을 하나 했다. 구단을 통해 민병헌이 전한 이야기는 그렇다.

“사실 어제 벤치 클리어링 이후 심판들이 더그아웃에 와서 공을 던진 선수가 누구인지 물었을 때 손을 들었지만 장민석 형이 먼저 나서서 퇴장 명령을 받고 나갔다. 경기가 끝나고 숙소 와서 나의 잘못된 행동으로 동료가 피해를 보는 것이 미안하고 괴로웠다. 야구 선수로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죄송하다.”

27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경기에서 두산 오재원과 NC 해커가 타임 요청을 두고 언쟁을 벌였고 양팀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더 큰 문제는 그 이후 벌어졌다. 그 과정에서 두산 쪽에서 해커 쪽으로 공이 날아온 것. 중계 화면에 정확히 잡히지 않아 누가 공을 던졌는지 명확하진 않았지만 심판진의 판정에 의해 벤치클리어링 이후 가장 먼저 그라운드로 나간 장민석이 퇴장 명령을 받게 됐다.

그러나 민병헌의 고백으로 명확하게 밝혀졌다. 공을 던진 선수는 장민석이 아닌 민병헌이었다.

민병헌은 승부욕이 강한 선수다. 그러다보니 과정에서 실수가 나왔다. 민병헌 뿐만 아니라 두산의 많은 선수들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꽤나 답답하던 터였다. 민병헌은 잘못을 깨닫고 심판진의 물음에 직접 손을 들었다. 자신의 잘못을 책임지겠다는 의도였다. 공을 던진 장면이 잡힌 건 아니었지만 민병헌이 손을 드는 장면은 그대로 노출됐다. 처음부터 감출 의도는 없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매를 대신 맞은 건 장민석이었다. 왜 자진해서 손을 든 민병헌이 그 상황에서 쏙 빠졌는지에 대해선 명확하지 않다. 장민석 스스로 팀을 위해 나섰는지 주변의 권유가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그 상황에서 공을 던지지 않은 선수가 자진해서 나서는 경우는 꽤 드물다. 여기서 확실한 사실은, 민병헌은 주전이었고 장민석은 비주전이었다는 것이다.

의문이 드는 건 그 다음이다. 이날 밤 선수단에게는 이 사건과 관련 함구령이 내려졌다. 겉으로 알려진 바와 달리 뭔가 감추려 했다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구단이나 코칭스태프는 “함구령은 없었다”며 “전날 밤까지 정확한 상황 파악이 안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힘든 밤을 보내야했던 건 두 선수, 장민석과 민병헌이었다. 민병헌의 퇴장과 사과로 어느 정도 깔끔하게 종료될 수 있었던 사건은 진짜 투척의 주인공을 찾게 되며 논란만 더 크게 키운 꼴이 됐다. 그 과정에서 장민석, 민병헌 두 선수의 마음엔 생채기만 났다.

그렇게 긴 하루 밤이 지나고 민병헌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고백하기로 마음 먹었다. 선배가 자신의 잘못을 뒤집어 쓰는 것이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다. 실수를 한 본인이 상황을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중요한 건 민병헌이 이 모든 상황을 스스로 고백했다는 점이다. 민병헌은 잘못을 깊게 뉘우치고 있었지만 구단은 “추후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선수단 교육에 힘쓸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박은별 (star842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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