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마지막 기회 잡은' 후세인 부회장, 블래터 벽 넘을까?

이윤희 2015. 5. 2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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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희 기자 = 지난 27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이 연거푸 요동쳤다. 현직 부회장 두 명을 비롯한 7명이 뇌물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고, 스위스 취리히 소재 연맹 본부는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 불법이 있었다는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당했다.

세간의 이목은 오는 29일 열리는 FIFA 제 12대 회장 선거로 향했다. 5선을 노리는 제프 블래터(79) 현 회장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고 유일한 대항마인 알리 빈 알 후세인(40·요르단) 부회장은 마지막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요르단 왕국의 셋째 왕자로 태어난 후세인 부회장은 현재 FIFA 부회장 및 요르단축구협회장이다.

후세인 부회장은 지난 1월 "그동안 주변에서 변화를 위한 시간이 됐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이를 위해 FIFA 회장이 되려고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13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수장인 동시에 미셸 플라티니(58)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과 가까운 협력관계로 알려져 있다. 지지기반이 탄탄하다.

여기에 지난 22일 함께 회장선거에 출마했던 미하엘 판 프라흐(68) 네덜란드축구협회장과 '포르투갈의 축구 전설' 루이스 피구(43)가 중도 사퇴하면서 한층 힘이 실렸다. 이들은 일찍이 후세인 부회장과 함께 '블래터 시대를 끝낸다'는 목표 아래 회장직에 나섰다.

후세인 부회장이 내세운 공약은 FIFA 개혁과 월드컵 출전국 확대 등 두 가지다.

그간 블래터 회장은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비판의 대상이 됐다. 개혁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후세인 부회장은 지난 3월 UEFA 연례총회에서 "우리는 FIFA의 권위주의적인 문제 접근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드컵 출전국을 현 32개국에서 36개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전했다. 늘어난 4자리를 아시아축구연맹(AFC)과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등에 우선 배치해 표심을 잡겠다는 복안도 드러냈다.

블래터 회장은 지난 1998년 FIFA 제8대 수장에 오른 뒤 17년 동안 FIFA를 이끌고 있다. 그가 회장에 오른 뒤 월드컵 수입은 대회를 거듭할수록 치솟았고 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축구 저변 확대에도 힘쓰면서 지지기반을 튼튼히 했다. 축구 약소국에 많은 혜택을 주면서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들의 절대적인 지지 위에 서 있다.

블래터 회장은 앞서 복수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곧 임기가 끝나지만 내게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다"며 "나와 FIFA 관계자들은 지금의 FIFA를 만들어냈고 앞으로 새로운 FIFA를 만들어 갈 것이다. FIFA 같은 큰 단체를 과연 누가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 여러분이 결정해 달라"고 밝혔다.

블래터 회장의 5선이 유력시 됐다. 지난달 아프리카 54개국 축구협회가 일제히 블래터 회장을 지지한다고 밝히는 등 탄탄한 지지기반을 과시했다. 하지만 약점으로 꼽히던 '청렴' 문제가 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27일 한꺼번에 곪아터졌다.

미 법무부는 스위스에서 체포된 7명을 포함한 FIFA 임원 14명을 금융사기와 돈세탁 음모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블래터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스위스 검찰은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돈을 주고 표를 사는 매표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연맹 본부를 압수 수색했다. 블래터 회장은 지난 2010년 관례를 깨고 2개 대회 월드컵 개최지를 한꺼번에 결정했다.

열세로 평가되던 후세인 부회장 진영은 천금 같은 기회를 그냥 놓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후세인 진영에 가까운 UEFA는 27일 "총회가 연기되고 새 선거가 6개월 이내에 치러지기를 바란다"며 "유럽 축구 협회들은 28일 FIFA 총회 불참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가 진척돼 블래터 회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길르 기다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UEFA 발표에 앞서 월터 디 그레고리오 FIFA 대변인은 "선거는 기존에 예정됐던 대로 치러질 것"이라고 말해 투표가 연기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FIFA 회장선거는 오는 29일 스위스 취리히의 연맹 본부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치러진다. FIFA에 가입된 209개 회원국이 1표씩을 행사한다.

대한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블래터가 독선적이고 어느 정도 비리가 있다는 것은 전 세계 축구계가 다 알고 있어 선거를 2~3일 앞두고 변수가 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어 "회장 선거는 FIFA에 가입한 209개 회원국이 1표씩 행사하는 총회다. 업적으로만 봤을 때는 블래터를 좋아하는 나라들도 많다"며 "블래터는 그간 축구 약소국에게 많은 혜택을 줬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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