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족 난민사태, 이슬람-불교 대결로 '확전' 조짐(종합)

2015. 5. 2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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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2천600명 표류중"..방글라데시, 난민촌 이전 추진

"난민 2천600명 표류중"…방글라데시, 난민촌 이전 추진

(서울 방콕=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현경숙 특파원 = 이슬람 국가들이 불교국가인 미얀마에 로힝야족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등 로힝야 난민사태가 종교간 대결로 번질 양상을 보이고 있다.

28일 AP,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슬람 국가들로 구성된 이슬람협력기구(OIC)는 쿠웨이트에서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예멘 사태와 함께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 난민 문제를 논의했다.

이야드 마다니 OIC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미얀마가 로힝야족 무슬림을 차별 대우하는 것을 멈추고 이들에게 국적을 다시 부여하도록 국제적인 차원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IC에는 56개 이슬람 국가들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참여하고 있다.

마다니 총장은 또 "로힝야족을 위한 인도주의적 구호노력을 체계화하는 한편 이들에게 필요한 구호물품이 투입될 수 있는 적절한 경로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2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200명가량의 이슬람교도가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미얀마 정부의 로힝야족 처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로힝야족 탄압을 불교 승려들이 주도하고 있다면서 승려 의상을 입힌 인형을 불태웠고 "로힝야족 학살을 중단하라", "무슬림 로힝야, 우리가 함께 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미얀마는 로힝야족을 이웃 방글라데시에서 온 불법 체류자라는 의미로 '벵갈리'라고 부르면서 이들에 국적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이들 이슬람국가의 비난에 맞서는 시위가 열렸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선 27일 승려와 불교신자 300여명이 모여 로힝야족 처우에 대한 국제사회와 서방 언론의 비판을 반박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과격 승려 30여 명을 포함한 시위대는 '로힝야 난민들은 미얀마 출신이 아니다' '유엔과 국제 언론이 날조하고 있다' 등의 문구가 쓰여진 플래카드를 들거나 '우리나라를 모독하지 마라' '미얀마에는 로힝야족이 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벌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다수 난민이 방글라데시인들이라며 이들이 난민 보호를 받기 위해 로힝야족인 것처럼 가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가한 승려 투 다미라는 "'벵갈리' 사람들은 불교도를 존중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미얀마 시민이 아니다. 이것만큼 간단한 사실은 없다"고 단언했다.

집회를 주도한 타르 와는 "국제사회가 미얀마 정부에 방글라데시에서 온 '보트피플'을 받아들이라고 압력을 넣는다면 우리는 정부에 강력히 항거하라고 촉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 2012년 서부 라카인 주에서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과 주류 주민인 불교도 사이에 종교, 종족 분쟁이 발생해 200여 명이 숨지고, 14만여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로힝야 난민 사태가 터지고 나서 미얀마 인근 동남아 국가들은 난민들을 구조하는 한편 미얀마에서 진행되고 있는 난민 발생 원인을 원천적으로 없애길 바라고 있으나 미얀마가 로힝야족을 국민으로 인정하고 차별을 철폐하길 꺼리고 있어 전망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현재 로힝야족과 방글라데시인들로 구성된 2천600명의 난민이 배 7척에 타고 벵골만과 안다만해를 떠돌고 있다.

한편 방글라데시는 로힝야족 3만명을 수용중인 난민촌을 섬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의 미얀마난민기구 대표인 아미트 쿠마르 바울은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지시에 따라 난민촌을 벵골만의 하티야 섬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시작했다"며 "현재는 비공식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에는 등록된 로힝야족 난민 3만2천명이 1990년대 초반부터 미얀마와 가까운 남동부 해안가 콕스 바자르 지역에 설치된 2개 난민촌에서 거주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30만명의 비등록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로힝야족 지도자들은 방글라데시 정부에 이주계획의 재고를 촉구했다.

난민촌의 한 원로 지도자인 모하마드 이슬람은 "이미 쇠약해질대로 쇠약해진 난민들의 생활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방글라데시 정부와 국제기구가 우리 문제를 여기에서 해결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방글라데시는 또 대도시에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특별법정 7곳을 세우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말레이시아 역시 북부 국경지대의 밀입국자 인신매매 캠프 주변에서 로힝야족 난민들의 시신이 매장된 것으로 보이는 무덤 139기를 발견한 이후 인신매매 조직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들 인신매매 조직과 직간접적으로 결탁한 혐의로 경찰관 12명을 체포했다.

한 당국자는 "모든 관리들이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며 "이런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은 관리들이 있다면 이 또한 범법혐의로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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