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와 가슴이 다르게 보는 서울 최용수를 향한 시선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5. 5. 2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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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심정적으로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주력선수는 나가고 들어오는 선수는 없고. 아니 들어와도 제대로 뛰지 못하는 상황의 연속. 그러니 성적이 안날 수밖에. 그러나 FC서울이라는 국내 최고의 빅클럽의 사령탑으로 부진한 성적을 내는 것은 머리는 이해하기 힘들다. 서울의 최용수 감독을 향한 고민은 이토록 다르다.

서울은 27일 오후 7시 일본 오사카의 엑스포70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2-3으로 감바 오사카에게 졌다. 홈에서 열렸던 1차전에서 1-3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던 서울은 이날 경기도 2-3로 패하며 종합스코어 3-6 완패로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홈에서 1-3으로 패할 때부터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적지에서 3골 이상을 넣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타계하기에는 올 시즌 서울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부족해보였기 때문.

물론 적지에서 윤주태의 맹활약 속에 2골을 넣은 것은 고무적이었지만 수비 조직력이 와해되며 감바 오사카에게 다소 허망하게 3골이나 내준 것은 충격 그 자체였다. 조급함은 이해됐지만 여유있는 감바 오사카에게 완전히 말리고 만 경기였다.

결국 이렇게 올 시즌 서울의 아시아 무대 나들이는 종료됐다. 2013년 준우승, 2014 4강이라는 아시아 무대 강자를 자부했던 서울이 16강에서 탈락한 것은 어쩌면 예견된 참사였는지 모른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팀 핵심 공격수인 데얀과 미드필더 하대성이 떠났고 핵심 수비수인 아디마저 은퇴했지만 영입된 선수 중 그나마 쓸 만했던 것은 오스마르뿐이었다. 강승조, 하파엘 등 영입 선수는 경기 출장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고 그렇게 서울은 약해져갔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김주영을 중국으로 이적시켰지만 수비진 보강은 전무했고 에스쿠데로가 빠진 자리에 아직 준비가 덜 됐던 박주영이 합류했다. 물론 박주영은 국내 최고의 스트라이커지만 ACL에서 쓸 수 없다는 점(늦은 영입), 당장 몸상태를 끌어올리기 힘들다는 점에서 약점이 있었고 결국 이 문제는 ACL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최용수 감독 역시 16강 2차전이 끝나고 "2013년 이후 데얀 등의 주축 선수들이 해외로 빠져나갔다. 그 과정은 본인의 꿈도 있을 것이고, 저희가 잡고자 하는건 한계가 있는게 사실이다"며 "무엇 때문에 선수의 마음을 움직이는지는 다들 잘 아시겠지만, 승부처에서 마무리 해줄 수 있는 선수 아쉬운 건 사실이다"고 토로한 이유도 맥락을 같이한다.

이처럼 나간 선수에 비해 들어오는 선수는 제대로 없는데 성적을 내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지난 시즌은 3백, 올 시즌도 3백과 4백을 혼용하는 형식으로 미봉책을 꾸렸지만 서울의 전력은 전술만으로 해결 안 되는 수준에 왔다. 호기롭게 인천에서 데려온 이석현도 장기부상으로 이탈해있다. 기존 핵심 외인이었던 몰리나는 나이를 먹어가며 전성기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제대로 된 골잡이가 없다보니 올 시즌 리그 10경기 동안 단 한 번도 멀티골을 넣어보지 못하는 치욕으로 '이진법 축구'라는 오명을 쓴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이처럼 서울 최용수 감독을 바라보는 마음은 가슴이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서울이라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빅클럽이었던 지난 위상을 감안하면 아쉽고 최용수 감독이 이 아쉬움의 칼날을 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당장 지난 시즌 영입됐던 강승조나 군 복귀한 정조국 등 K리그 내에서도 수준급 자원이었던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점과 박주영에게 지나치게 많은 기회를 부여하며 '박주영만 돌아오면…'이라는 가정 속에 빠진 것이 분명 아쉽다.

또한 최정한, 윤주태, 박희성, 김현성 같은 중하위권팀에 가면 충분히 주전경쟁이 가능한 공격자원들을 주전급으로 키워내지 못한 점과 다소 수비적인 축구로 팬들의 흥미를 떨어뜨렸다는 부분 역시 최 감독은 칼날을 피할 수 없다.

지난 시즌 한때 강등권까지 추락했고 올 시즌도 시즌 초반이지만 리그 강등권까지 추락했다 올라가고 있는 점도 'FC서울'이라는 팀 위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행보다.

그나마 믿는 구석이었던 ACL마저 탈락하며 이제 최용수 감독은 본격적인 심판대 위에서 남은 리그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리그 4경기에서 2승 2무로 살아나는 모양새를 계속 이어가지 못한다면 입김 강한 서울 팬들의 항의는 더 거세질 것이다.

머리와 가슴, 모두 따로 이해하는 서울 최용수 감독을 향한 시선은 과연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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