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불교도 "보트 피플은 로힝야족이 아니다" 시위
【양곤=AP/뉴시스】김재영 기자 = 미얀마인 수백명이 27일 최대 도시 양곤에서 동남아 해안에 어렵게 상륙한 보트 피플들은 로힝야족 무슬림이 아니라며 시위를 벌였다.
로힝야족은 미얀마에 100년 넘게 살고 있지만 정부 및 불교도 미얀마인에게 '국민'으로 인정 받지 못하고 있는 소수계다.
이날 양곤 시위는 30명의 과격파 승려들이 주도했다. 집회 장소에는 "보트 피플들은 미얀마에서 온 사람들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펼침막이 내걸렸다. 다른 현수막에는 "유엔과 국제 미디어들이 이야기를 지어내고 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날 연설에 나선 한 승려는 "이것은 미얀마 문제가 아닌 세계의 일"이라고 강조한 뒤 "이 보트 피플들은 '로힝야'라는 이름을 지어냈다. 이들은 난민인 척 꾸며 미얀마로 들어오려고 한다. 우리는 이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얀마는 49년 간의 군부 독재 정권이 4년 전 반 민정으로 바뀌면서 불교 국수주의가 들끓어 올랐다.
280명에 가까운 로힝야족이 도끼를 휘두르는 불교도 주민 폭도들에 의해 살해됐다. 수 만명이 미얀마를 떠나 이웃 무슬림 국가로 불법 이주하기 위해 위험한 배를 탔다.
최근 3000여 명의 로힝야족과 방글라데시인들이 인도양에 표류하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및 태국에 상륙했다.미얀마의 130만 로힝야족은 법률에 의해 시민권 부여가 거부돼 '나라 없는' 처지이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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