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하철, 외국인 그래피티 표적된 이유는?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뿐만 아니라 지역 대도시 지하철 역시 외국인의 그래피티 습격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호주인 4명이 서울 지하철 전동차 3곳에 낙서를 한데 이어 지난 2013년부터 2년 간 서울과 인천, 안산 등에서 22차례에 걸쳐 지하철 전동차에 낙서를 한 외국인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또 최근 인천과 대구 지하철 전동차에 낙서를 남긴 용의자 외국인 2명도 지명수배 됐다.
◇외국인, 왜 한국 지하철 노리나?
지하철이나 열차를 대상으로 문양이 폭발하는 것처럼 그린 그래피티를 일컬어 '트레인 바밍(Train bombing)' 이라 부른다.
보통 작가나 크루의 활동명인 태그네임을 낙관처럼 그려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피티 작가들이 지하철을 표적 삼는 이유는 지하철이 '움직이는 벽'이라는 상징성을 띠기 때문이다.
그래피티 작가 레오다브(최성욱)씨는 "지하철은 기본적으로 움직이는 열차다. 서울에서 그려도 모든 지역의 사람들이 자신이 그림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열차는 매력적인 캔버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이 굳이 한국에까지 건너와 지하철에 그래피티를 남기는 이유는 뭘까.
국내 그래피티 작가들은 "한국의 지하철은 그 누구도 손대지 않은 빈 캔버스"라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외국의 경우 그래피티 작가가 많은데다 지하철 내외부에 이미 많은 그래피티가 그려져 있다. 포화 상태인 외국에 비해 국내 지하철 그래피티는 흔치 않아 외국 작가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것.
지하철 보안이 허술한 점도 외국인의 그래피티 습격 대상이 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들은 대부분 쇠톱과 절단기를 이용해 지하철 환풍구를 뜯는 수법으로 지하철로에 침입했다.
대구 수성경찰서 관계자는 "잇단 낙서 사건들로 인해 지하철 보안이 매우 허술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지하철로에 침입한 누군가가 지하철에 폭발물을 설치했어도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잇따른 지하철 침입 사고에 관계당국은 비상이 걸린 상태다.
대구에서 발생한 지하철 침입사고의 경우 외국인들이 환풍구 자물쇠를 뜯어 지하철로에 침입하는 동안 보안 감시망은 완전히 뚫려 있었다.
이에 대구도시철도공사 안전관리부 관계자는 "사건 발생 당시 철로 내 감시 시스템이 없어 보안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주박역 근처 환풍구 용접을 마쳤고 철로 내 적외선 감지 차단 시스템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CBS 권소영 기자] notold@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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