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끓어오르는 한반도..때이른 여름 무슨 일?

장영석, 김시균 2015. 5. 2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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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연일 계속되는 대구에서는 벌써부터 ‘클린로드 시스템’이 가동에 들어갔다. 클린로드 시스템은 도로 중앙분리대의 노즐을 통해 물이 분사돼 여름철 도로의 복사열을 냉각시키기 위한 장치로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클린로드 시스템은 보통 7~8월이나 봄철 미세먼지 방지와 도로 세척을 위해 사용되지만 5월 무더위에 이 시스템을 가동하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너무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5월 여름’이 현실화되고 있다. 기상학적으로 여름은 하루 평균 기온이 20도 이상인 날이 9일 이상 지속되는 첫번째 날인데, 이 기준에 의하면 대구는 지난 19일부터,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은 지난 22일부터 여름이 시작된 셈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점점 심화되는 걸 반영하는 것 같다”면서 “점점 기온이 높아지니까 폭염이 찾아드는 시점도 빨라진다. 앞으로 봄에서 여름 넘어가는 기간이 점점 더 짧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기상청은 “낮 동안 강한 일사로 기온이 올라 전국이 평년보다 5~10도 가량 높은 무더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며 “29일까지는 우리나라 부근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 것”이라고 예보했다.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영남내륙 지역에는 지난 25일 역대 가장 빠른 폭염특보(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 2일 넘게 지속)가 발령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6일, 2012년보다 한 달 앞 당겨진 것이다. 27일에는 폭염특보가 경기도 구리시와 남양주시 등 경기북부지역까지 올라왔다.

건조한 날씨로 인해 저수지의 물은 말라가고 있다. 서울과 대구, 경북·강원·전남 일부 지역은 건조특보까지 내려졌다. 강원 소양강댐 수위는 157m로 보통때 보다 10m 가량 내려갔고 충북 충주댐 역시 작년 보다 5.46m 더 내려갔다.

기상학자들도 올여름 한반도 폭염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백민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온난화로 인한 북극 해빙 감소는 제트기류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트기류가 약화되면 대기의 흐름도 적어져 아시아 지역에 폭염이 올 수 있다”고 했다. 제트기류가 약화되면 6~8월 발생하는 ‘이동성 고·저기압’ 활동성을 떨어뜨리고, 바다에 있는 수증기가 육지로 전달되지 못해 비가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 올 여름에는 강한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은 올해 6, 7월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태풍 강도도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태풍은 올해 올해 11~14개가 발생해 예년 수준인 2~3개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 찜통더위에 전통시장은 직격탄을 맞았지만 일부 여름용품 판매는 급증하고 있다.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연휴 기간 동안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 가전제품 판매는 40% 가량 늘었다. 롯데 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전국 하이마트에서 판매된 에어컨과 선풍기 매출은 전주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0%, 40%가 늘었다. 이마트도 5월 들어 슬리퍼 판매가 56% 늘었고 모기약 매출도 24%가 증가하는 등 일찍부터 여름 용품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비빔면·아이스크림·냉커피 등 여름 먹거리 매출도 15~30% 가량 신장했다.

백화점도 여름 상품 판매가 늘면서 패션 부문 매출이 일제히 큰 폭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른 무더위로 인해 티셔츠 등 여름 패션상품 판매가 늘어난 것이 전체 패션상품군 매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영석 기자 /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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