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공급확대에 이라크도 동참..유가전쟁 '제2라운드'

최정희 2015. 5. 2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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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5일 회의에서 산유량 감축 안 한다이란 등 반대에도 기존 전략 고수할 듯
<자료: 마켓워치>OPEC 국가별 산유량 추정치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세계 최대 석유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다음달 정례회의에서 또다시 감산에 나서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으로 인해 한동안 잠잠하던 이라크까지 나서 석유 수출을 늘리겠다며 OPEC 전략에 동참했다.

이로 인해 국제유가가 또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브렌트유가 50달러 초반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가는 올해 초 6년래 최저치를 경신하며 하락세를 거듭해왔으나 최근 미국 셰일 산업 위축 덕에 소폭 반등해왔다.

◇ OPEC “사우디 전략 통했다”..산유량 감축 없다

OPEC은 다음달 5일부터 이틀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반기 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에서 OPEC은 유가 하락과 관계없이 산유량을 늘리는 현재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 셰일가스 굴착 가동 장비 수가 절반 이상 감소하고 전세계 석유회사들이 투자를 1000억달러나 삭감하면서 사우디의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비OPEC 국가들의 일일 산유량은 지난해 11월까지만해도 130만배럴로 예측됐으나 최근엔 83만배럴로 전망치가 감소했다.

프란시스코 블랜치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상품 리서치 대표는 “사우디는 그들의 전략이 잘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굴착 장비 가동 수와 설비투자가 감소한다는 것은 전략이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단계인데다 유가 반등으로 셰일 생산이 다시 늘어날 수 있어 당분간 기존 전략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 셰일오일을 생산하는 유휴 유정은 올해말까지 유가가 배럴당 65달러로 유지될 경우 하루에 추가로 50만배럴을 더 생산해낼 수 있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상품 리서치 대표는 “셰일은 신속하게 생산을 재개했다 빠르게 해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반등한 것도 사우디가 전략을 고수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브렌트유는 지난해 여름 배럴당 115.71달러를 찍은 이후 33% 하락했다. 1월에는 45.19달러로 6년래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미국 셰일 오일의 굴착 가동 장비 수가 감소하면서 이달 26일 63.72달러 수준으로 상승했다. 유가 반등은 셰일 산업 위축의 결과이지만, 동시에 셰일 오일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의 이러한 전략은 이란, 베네수엘라, 알제리 등 유가 하락에 재정난 등 경제적 어려움이 커진 다른 OPEC국가들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회의에서와 마찬가지로 산유량 감축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OPEC의 의사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주기 어렵단 설명이다. 해리 칠링기리언 BNP파리바 상품 투자 전략 대표는 “비 핵심 OPEC국가들은 낮은 유가 환경에서 고통을 받고 있지만, OPEC은 사우디가 전략을 이끌고 다른 나라들이 이를 따르는 구조”라고 말했다.

◇ 이라크 OPEC회의 전에 수출량 늘려..유가 또 하락하나

OPEC 일부에선 회의에서 산유량 감축 여부를 결정하기도 전에 이미 수출 시장 점유율을 고수하기 위한 총력전이 벌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라크가 내달부터 일일 375만배럴의 석유를 해외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한 달전에 비해 단숨에 26%나 늘린 것으로 하루 수출량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OPEC는 현재 일일 평균 3000만배럴 이상 석유를 생산하지 않도록 자율 규제 성격의 쿼터(한도)를 회원국들에게 권고하고 있는데 이라크가 수출량을 늘릴 경우 이 한도가 자연스럽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국제유가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브렌트 선물 가격이 올해 평균 배럴당 62달러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6개월래 51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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