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논문, 베끼기로 20분만에 '뚝딱'.. 교수는 모른척

박효목기자 2015. 5. 2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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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뒤져 복사해 짜깁기.. 표절 만연

50% "남의 것 베낀 적 있다"

올해 서울지역 사립 S대를 졸업한 허모(27) 씨는 졸업논문을 쓰는데 2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논문 주제를 정한 뒤 인터넷 사이트에서 검색한 각종 글을 복사 후 붙여넣기를 했기 때문이다. 허 씨는 "그동안 과제로 제출했던 것을 재인용하거나 인터넷 블로그 등에서 찾은 글로 논문을 채웠다"며 "표절 검사를 하는 소프트웨어가 있지만, 교수님들도 취업 준비에 바쁜 학생들의 사정을 이해해 눈 감고 넘어가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졸업논문 준비 시기가 되면서 대학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3분 졸업논문' '논문 복붙(복사 후 붙여넣기)' '내리사랑으로 전해지는 학과 논문' 등 논문 표절 방법을 알려주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최근 대학생들의 윤리 의식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대 집단 커닝 사태나 대학가에 만연한 표절 등은 대학생들의 윤리 의식 저하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 소재 또 다른 S대 학보사가 103명의 재학생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의 과제를 베낀 적이 있다는 응답이 49.5%를 차지했다. 특히 전체의 44.1%가 '한 번쯤 과제를 베낄 수 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구정우(사회학) 성균관대 교수는 "과제나 논문을 짜깁기하고 표절하는 것에 대해 학생들이 큰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게 사실"이라며 "표절 불감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먼저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형식적인 논문이나 과제보다 학생들의 관심 분야나 진로에 맞춘 맞춤형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고, 현장체험을 담은 깊이 있는 리포트를 통해 학생 스스로 흥미 있는 글쓰기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효목·박성훈 기자 soarup6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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