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산맥이 무너져.. 충격파 강동희 보다 커"

CBS 박재홍의 뉴스쇼 2015. 5. 27. 10: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기영노 (스포츠 평론가)

남자 프로농구의 전창진 감독이 억대의 돈이 걸린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경찰은 전창진 감독이 불법 스포츠 도박에 베팅한 금액은 최소 3억원이며 승부조작 결과로 2배 가까운 돈을 챙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강동희 전 감독이 승부 조작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지 불과 2년 만의 일이라서 팬들은 더욱 더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요. 스포츠평론가 기영노 씨와 함께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영노>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먼저 사건에 대한 간단한 정리를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승부조작을 했다는 혐의를 받는 건가요?

◆ 기영노> 전창진 감독이 10점 이상 패배하는 경기에 베팅을 한 다음에, 본인이 (감독으로 있는 팀을) 10점 이상 경기에 패배하도록 해서, (건 돈의)1.9배를 챙겼다는 것이 지금 현재 사건의 전말인데요. 일단 본인과 지인 등은 부인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아직까지는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 건 아니고요. 현재까지 경찰이 밝힌 내용이 그렇다는 거고요. 일각에서는 ‘전창진 쇼크다’ 이런 말이 나올 정도인데, 그만큼 파장이 크다는 거예요. 그 이유가 뭘까요?

◆ 기영노> 과거 농구 감독 강동희 사건은 브로커들로부터 의뢰를 받아서, 피동적으로 본인이 경기에서 실행을 한 겁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창진 감독) 자기가 직접 주도했다는건데요. 더구나 전창진 감독의 위치가 우리나라 남자 프로농구에 유재학 감독과 더불어서 양대 산맥이라고 불릴 정도로, 명장 중의 명장이기 때문에 더욱 더 충격이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현재 전창진 감독은 안양KGC인삼공사 감독이지만, 지난 2009, 2010년 시즌부터는 올 3월까지 6년간 KT 감독을 했었는데요. 승부조작 의심을 받고 있는 경기, 어떤 경기였습니까?

◆ 기영노> 일단, 두 경기를 (의심 해) 볼 수 있겠는데요. 일단, 2월 14일 사직에서 있었던 안양KGC전과, 2월 20일날 잠실에서 있었던 서울SK전입니다. 특히, 안양KGC전은 2쿼터까지 37:38로, (전창진 감독이 사령탑이던) 부산KT가 1점밖에 뒤지지 않았는데요. 3쿼터에 후보 선수를 집중적으로 투입해서, 3쿼터를 6:22로 졌어요. 그리고 4쿼터도 그대로 점수차가 유지돼서, 결국은 15점차로 졌거든요. 그러니까 10점차 이상 지도록 자신이 베팅해 놓고, 이 경기를 10점차 이상으로 졌다는 겁니다.

◇ 박재홍> 그런데 아무리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도, 이게 농구가 한두 명이 뛰는 경기도 아니고 5:5로 펼쳐지는 경기 아니겠습니까? 승부조작이 과연 있을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청취자 여러분이나 비전문가들은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 기영노> 구기 종목에서는 (농구가) 가장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농구는 가장 적은 5명이 하는 구기종목이예요. 거기에서 만약에 1명이 약하면 그쪽으로 집중공격하면 게임이 상대가 안 되거든요. 그런데 (5명 중) 2명이라도 후보 선수를 세우게 되면, 거의 경기가 어려워지는 거죠. 그러니까, 경기에 대한 모든 권한은 감독이 갖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전지전능하다고 해도 돼요.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다 지적을 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감독은 충분히 (승부조작이) 가능하다는 얘기죠. 선수는 약간 불편할 수 있는지 몰라도 감독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따라서 지난 강동희 전 감독 사건 이후에, 전창진 감독 사건이 벌어진 것은 이런 (농구 경기의) 특성을 알고 있는 브로커들이 유혹했을 가능성도 있겠네요?

◆ 기영노> 선수나 감독이 먼저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그리고, 브로커들이 선수나 감독의 약점을 이용해서 파고드는 경우가 제일 많습니다. 왜냐하면 브로커들이 이제 대게 그 종목을 아는 사람들이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이 '이제 누가 돈이 필요하다, 또 누가 그런 도박을 많이 한다, 또 누가 승부에 굉장히 약하다' 이런 걸 알기 때문에 접근해 와서 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 박재홍> 그 약점이라는 것은, 그런데 경기를 하다보면 다 있을 수 있는 그런 거 아닌가요?

◆ 기영노> 사생활적인 약점이 더 많은 거죠.

◇ 박재홍> 아, 사생활적인 약점이요? 이를테면 어떤 걸 말씀하십니까?

◆ 기영노> 앞서 말씀드렸듯이, 집에 빚이 좀 있다든지, 이성 문제라든지, 누가 또 아프다든지, 아니면 본인이 그런 쪽에 관심이 많다든지 이런 걸 브로커들이 선수나 지인들을 통해서 알고서 접근하는 거죠.

◇ 박재홍> 그래요. 그러면 실제로 이런걸로 협박을 받아본 선수나 감독도 있겠네요?

◆ 기영노> 지난 3월 달에도 그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농구 선수 출신이 불법 토토를 한 것으로, 협박을 하다가 구속된 바도 있습니다.

전창진 감독 (사진=황진환 기자)
◇ 박재홍> (승부조작) 이런 걸 하다 걸리면, 선수생활이나 감독 생활이 끝이 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왜 이런 모험을 할까요?

◆ 기영노> 승부 조작 하기는 쉽지만, 열매도 너무 달콤하죠. 몇 억원씩 이렇게 되니까요. 전창진이라든지 강동희 감독도 연봉이 수 억 원이지만, 목돈으로 몇 억, 이렇게 챙길 수 있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한 게임만 눈 감아주면 몇 억 생기니까요. 그런 유혹에 넘어가는 거죠.

◇ 박재홍> '돈의 유혹에 빠졌을 것이다'라는 말씀이신데, 제도상으로 (승부조작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 기영노> 사실상 방법은 없어요. 감독이나 선수들의 양심에 맡기는 방법밖에 없거든요. '얼마나 책임감을 갖고 있는가' 이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사실상 제도적으로는 막을 방법은 거의 없다, 이렇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선수나 감독 스스로 스포츠 정신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이런 말씀이신 것 같고요. 이번 사건 의혹만으로도 팬들의 실망감을 이루 말할 수 없고요. 만약, 지금까지는 의혹입니다마는 전창진 감독의 승부조작이 만약에 사실로 밝혀지면 국내 프로농구계에 끼치는 영향은 어떤 게 있을까요?

◆ 기영노> 과거 프로레슬링이, 60년대 '레슬링은 쇼'라고 알려져서, 그다음부터는 팬들이 결국은 떠나지 않았습니까? 농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프로배구한테 사실상 (인기도) 밀리고 있거든요. 만약에 이번 사건까지 (사실로 밝혀져) 터진다면, 프로농구 존립 자체조차도 어려워지는 것이 아닌가. 가깝게는 9월 달이죠, 올 시즌을 한 달 앞당겨서 시작한다고 했는데요. 이것조차도 더 미뤄야 되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로, 강동희 사건보다 몇 배나 더 일파만파가 될 것 같습니다. 만약 전창진 감독이 이번에 승부조작이라든지, 이것들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또 만약에 사실로 밝혀지지 않더라도, 도덕적으로 아마 책임질 일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 박재홍> 사건 결과에 따라서 최대 '프로농구 폐지'까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 기영노> 그렇습니다.

◇ 박재홍> 안타까운 사건이었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기영노> 안녕히 계십시오.

◇ 박재홍> 스포츠평론가 기영노 씨였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CBS 박재홍의 뉴스쇼]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