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영·이승준·전태풍이 돌아본 한국에서의 6년

곽현 2015. 5. 2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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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3년 전 모습과 비슷했다. 지난 2012년 각자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새 둥지를 찾았던 문태영(37, 삼성), 이승준(37, SK), 전태풍(35, KCC)은 3년 만에 다시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됐다.

지난 25일 FA 이적 선수들의 일괄 계약식이 열렸다. 문태영, 이승준, 전태풍은 3년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FA선수로 풀렸고, 각각 삼성, SK, KCC로 팀을 옮기게 됐다.

문태영은 KBL 역대 최고액인 8억 3천만원을 받고 삼성의 부활을 책임지게 됐다. 이승준은 호화군단인 SK로 이적해 동생과 처음으로 한 팀에서 같이 뛰게 됐다. 전태풍은 유일하게 친정팀 유니폼을 입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뛰었던 KCC를 선택했다.

3년 전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세 선수는 만나자마자 웃으며 안부를 주고받았다. 얘깃거리는 의상이었다. 이날 이승준과 문태영이 멋들어진 정장차림으로 온 것에 반해 전태풍은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나타났다.

전태풍은 "나만 빼고 멋있게 입었어요. 나만 이상해요. 드레스코드 왜 얘기 안 해줬어?"라며 하소연했다.

계약을 마친 후 세 선수에게 같은 질문을 건넸다. 6년 전 한국에 와 한국 국적을 취득한 그들. 시간이 지난 후 돌이켜보면 한국에 온 선택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서다.

전태풍은 "전 무조건 괜찮았어요. 한국 오기 전에도 잘 살았어요. 근데 한국에 온 후로 제가 더 성숙해졌어요. 왜냐하면 한국에 와서 한국 사람들의 생각을 더 배워야 했거든요. 몸과 마음 다 성장한 것 같아요.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해요. 100% 만족해요. 유럽에서 뛸 때는 이 나라, 저 나라 계속 옮겨 다녔어요. 너무 외로웠어요. KCC에서 뛸 때 같은 가족이라는 생각 들었어요. 유럽에서 뛸 때는 용병처럼 돈만 보고 쫓아갔어요. 혼자만 생각했죠. 하지만 한국에 와서 마음이 따뜻해졌어요"라고 말했다.

이승준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되돌아보면 6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빨리 지나갔어요. 지금껏 우리 3명이 해온 걸 보면 해가 지날수록 적응을 잘 한 것 같아요. 문화적으로 힘도 들었는데,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태풍이가 얘기했듯이, 예전엔 용병 생활이었어요. 계속 돌아다녀야 했는데, 한국 사람들은 따뜻하게 받아줬어요. 팀에 있으면 소속감도 들었죠. 동생도 뛰는 나라에 와서 뛰고 있기 때문에,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할 만큼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문태영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6년이 참 빨리 간 것 같고,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아요. 두 사람이 얘기했듯이 행복하게 즐긴 것 같아요. 모비스에서 뛸 때 3년 동안은 우승을 해서, 특별한 기억이 만들어진 듯해요. 앞으로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 오기로 한 결정이 인생에 있어 큰 결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제 인생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줬죠. 농구선수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었어요. 지금껏 잘 만나지 못 했던 외가 친척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어요. 한국말을 잘 못 하는 건 6년을 지내면서 가장 후회하는 부분이에요. 그래도 지금까지 계속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세 선수 모두 한국으로 온 선택에 대해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서로에 대한 덕담을 부탁했다. 문태영은 이승준에 "더 이상 덩크 하지마. 특히 삼성이랑 할 땐 덩크를 좀 자제해"라며 이승준을 웃게 했다.

이승준은 "KBL에 같이 온 동기들이에요. 지금까지 잘 해 와서 기분 좋고,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앞으로도 계속 건강하게 잘 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라고 말했다.

전태풍은 "3명 다 힘든 부분을 이겨내고 이 자리에 왔다고 생각해요. 문태영은 최고연봉을 받았고, 이승준은 작년에 부상, 전 2년 동안 잘 못 하고 KCC에 돌아왔어요. 이번 시즌 사람들한테 우리의 능력은 이거다 라고 보여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문태영은 마지막으로 "돈 많이 벌었으니까 전태풍에게 옷 한 벌을 사줄 생각입니다"라며 유쾌하게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 - 곽현 기자, KBL 제공

2015-05-27 곽현( rocker@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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