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억 뜯어 도피한 용인대 교수의 '수상한 편지'

유명식 입력 2015. 5. 27. 04:45 수정 2015. 5. 27.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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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강사들에 교수 특채 미끼 사기

도피 후 고위직들에 편지 보내

피해자들 "학교 연루된 증거" 주장

용인대의 한 교수가 교수 특별채용을 미끼로 시간강사 등으로부터 10억대 돈을 뜯어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용인대는 해당 교수를 중징계 하는 선에서 사건을 수습했지만, 피해자들은 학교와 재단 측 고위직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6일 용인대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체육과학대학의 A 전 교수는 2009~2010년 "교수로 임용해 주겠다"며 다른 대학 시간강사들로부터 거액을 받은 뒤 2010년 3월쯤 미국으로 도피했다. 확인된 피해자만 5명에, 피해액은 10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자신의 오랜 지인이자 강사였던 B씨를 통해 피해자들과 접촉했다.

2억여원을 뜯긴 피해자 C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A 교수는 '재단이나 이사장 쪽과 함께 하는 일'이라며 당장 임용이 될 것처럼 이야기 했다"면서 "교수 한 사람 말만 믿고 돈을 줬을 리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소문이 날까 피해를 숨긴 강사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확한 액수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용인대 측은 A 교수 개인 비리라며 피해자들의 주장을 부인했다. 용인대는 A교수를 파면한 상태다. 용인대 관계자는 "A교수가 어느 날 갑자가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그 때서야 이유를 알게 됐다"며 "학교도 피해자"라고 했다.

하지만 A 교수는 도피 중 용인대 고위 관계자들에게 의문의 편지를 발송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학교도 모르게 도피한 사람이 편지를 보낼 리 있겠느냐"며 "도피 교수가 편지를 보낸 것 자체가 학교가 연루됐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학교측은 "확인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 당시 용인대의 고위 관계자도 "편지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수사당국은 A씨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하고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을 통해 수배를 내린 상태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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