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노동생산성 증가율, 2000년 이후 최저

정유진 기자 2015. 5. 2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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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저성장 시대' 고착 우려

지난해 세계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2.1%로 새천년이 시작된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성장의 시대가 저물고 장기적인 저성장 시대가 고착화될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하는 지표다.

미국 싱크탱크 ‘콘퍼런스 보드’는 1999~2006년 사이 연평균 2.6%씩 증가했던 세계 노동생산성이 지난해 2.1%로 떨어졌다고 26일 밝혔다. 이런 둔화 현상은 인도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부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또 기술 개발이나 경영혁신같이 ‘눈에 안 보이는’ 요소들이 얼마나 많은 상품을 생산해내는가를 보여주는 ‘총요소생산성’도 지난해 0.2% 하락했다.

컨설팅사인 매킨지는 앞으로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고용률이 하락할 것을 감안하면, 노동생산성이 지난 50여년보다 80% 이상 증가해야 현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노동생산성 하락 원인에 대해서는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낙관론자들은 생산성 둔화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비롯된 과도기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술혁신 사례에 비춰볼 때 생산성이 다시 향상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콘퍼런스 보드의 수석 경제분석가인 바트 반 아크는 “세계 금융위기는 원인의 일부일 뿐 전체를 설명해주지 못한다”면서 “노동생산성 저하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보다 구조적인 추세”라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실제 유럽과 일본은 이미 1990년대부터 노동생산성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미국도 금융위기 이전인 2005년부터 이런 조짐이 나타났다.

반 아크는 “시장 규제가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거나 노동자가 게을러서 그렇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면서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도록 노동자를 이끌어가는 방식에 뭔가 잘못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후발 기술을 기반으로 손쉽게 경제성장을 구가하던 신흥시장이 한계에 부딪혔고, 선진국은 생산성이 단기간에 향상되기 어려운 서비스 산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 노동생산성 둔화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노동생산성이 계속 하락할 경우 앞으로는 저성장 시대가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앞으로 자식세대가 부모세대보다 더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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