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유통구조 변화.. 판매점 줄고 직영·대리점 늘었다

2015. 5. 2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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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이동 가입자 축소 판매점 20~30% 폐업

소비자 소비행태 변화 전문적인 상담 가능한 직영·대리점으로 몰려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8개월여가 지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휴대폰의 주 판매 경로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과거 주된 유통경로가 전국에 난립한 판매점이었다면 점차 이동통신 회사의 직영점과 동네 주변 대리점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단통법 이전에는 판매점을 통해 이동통신 3사의 보조금 규모를 파악하고, 보조금이 많은 이동통신 회사로 번호이동을 해야 휴대폰을 싸게 살 수 있었다. 그러나 단통법 이후에는 이동통신 회사간 보조금 비교 보다는 믿을만한 대리점이나 직영점을 통한 상담과 요금할인 정보를 확인하는게 스마트폰 구입의 포인트가 됐기 때문에 유통구조도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휴대폰 유통점 수익 감소… 시중 판매점 이미 20% 퇴출

26일 이동통신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이동통신 번호이동 가입자 축소로 국내 휴대폰 유통구조 변화가 본격화, 지난해 말까지 전국 4만여개에 달하던 휴대폰 유통점이 올 4월말 현재 3만여개로 줄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동통신 유통은 이통사 직영점·대리점-판매점 구조로 돼 있다. SK텔레콤, KT, LG U+ 이동통 3사가 판매 자회사 형태로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과 계약에 의해 1개 이동통신사의 상품만 취급하는 대리점은 사실상 이통사의 직접 관리가 가능하다.

반면 판매점은 대리점과 계약을 맺어 이동통신 3사의 상품을 모두 취급하며 별도의 등록이 없어 정확한 숫자가 파악이 어렵지만 지난해 하반기 기준 전체 유통망은 대략 4만여곳 정도로 추산된다.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 외에 계약관계인 대리점은 유치한 고객의 요금 중 매월 5~8%를 '유치장려금' 등의 명목으로 이통사로부터 받는다. 판매점은 가입자 당 수수료인 판매수수료를 받는데 이 판매수수료가 리베이트가 되면서 '페이백(고객이 상품 가입 후 현금을 되돌려받는 행태)'이 발생하곤 하는 것이다. 판매점 입장에서는 리베이트를 더 많이 주는 이통사의 상품을 우선적으로 팔기 때문에 이통사 입장에서는 경쟁적으로 리베이트를 뿌릴 수밖에 없었다.

유진투자증권 김준섭 연구원은 "단통법 시행 후인 지난해 말 기준 약 4만여개의 판매점이 분포했으나 올 1·4분기 20~30%가 폐업, 상당수가 부동산 매물로 나오고 있다"며 "수익이 줄어 영세한 대리점, 판매점의 경우 시장에서 퇴출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통사 직영점 영향력 강화… 휴대폰 유통구조 변화

이는 법 시행의 효과로 풀이된다. 이동통신사에게 있어 번호이동 보다 기기변경 가입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대리점 및 판매점 수를 확장해 많은 번호이동 가입자에게 보조금을 실어내던 과거형 유통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특히 이동통신사 입장에서 기기변경 소비자는 가입 이동통신사에 대한 충성도가 있기 때문에 이들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복잡한 요금제를 설명하기에는 판매점 보다 직영점·대리점이 이를 수행하기가 더 쉽다. 때문에 직영 채널에 대한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이동통신사 한 관계자는 "3사 상품을 모두 파는 판매점은 사실 동반자이자 적이기도 하다"면서 "판매점들은 보조금을 수시로 비교하면서 가입자를 유치하기도 하지만 빼내가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영 채널은 유입 경로가 훨씬 크기 때문에 직영채널에 대해 더 투자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실제 SK텔레콤과 KT는 지난해 200여곳 수준이었던 직영점을 올해 300곳 이상으로 늘렸고 직영점이 가장 많은 LG U+도 소폭 확대했다.

김 연구원은 "단통법 시행 이후 휴대폰 유통 경쟁력은 직영점으로부터 발생한다"며 "이에 따라 이통사들이 직영점 중심의 유통채널로 체제를 전환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 변화도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단통법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고가 요금제 보다는 중저가 요금제 위주로 바꾸고 신규가입도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신규가입자 유치로 수익을 얻는 대리점과 판매점 수익이 크게 줄어들어 퇴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4만곳에 달하던 판매점이 반년 만에 3만곳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이 추세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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