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광명역 막아야..수서역 일대 개발 속도 늦추자"

진경진 기자 2015. 5. 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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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문정 일대, 어떻게 관리하고 육성해 갈 것인가' 세미나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수서·문정 일대, 어떻게 관리하고 육성해 갈 것인가' 세미나]

"수서역이 제2의 광명역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정부가 내년 수서역 KTX 개통에 맞춰 서울 수서역 일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전체 해제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도시계획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 '수서·문정 일대, 어떻게 관리하고 육성해 갈 것인가'를 주제로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수서역 일대 개발은 주먹구구식 속도전이 아닌 중·장기적인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현 중앙대 교수는 "역세권 개발은 장기적인 시점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데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해 이렇게 빨리 서둘러 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도시를 급하게 만드는 것은 20세기적인 패러다임이다. 이제는 오랜 기간을 두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영 성균관대 교수도 "수서역 일대 개발은 수도권 연계를 비롯해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며 "당장 주거화하는 것을 유보하고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욱 세종대 교수는 "지금 당장 그린벨트를 해제해 업무지구를 할지 주거지역으로 할 지 논의하는 건 앞으로 미래 세대를 생각한다면 오점으로 남을 일"이라며 "진정 미래 세대를 위한다면 그린벨트를 해제하자는 논리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KTX 광명역의 사례를 들며 주먹구구식 역세권 사업을 비판했다. 최막중 대한국토·도시학회 회장은 "KTX 광명역도 그린벨트를 조정하는 방식의 국책 사업이었다"며 "지금이야 세계적인 가구업체가 들어와 활성화된다지만 돌이켜보면 KTX를 타고 광명역에 온 사람들이 가구점에 들러 쇼핑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게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건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철도시설공단도 공감했다. 권영삼 한국철도시설공단 시설사업본부 자산개발처장은 "광명역은 사실 역세권 개발의 오류라고 할 정도로 이를 이용하는 배후도시나 주변 시민들이 여전히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광명역에서 발생한 오류가 수서역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고민하고 있고 그런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는 수서 KTX 역사 개발을 위해 이 일대를 역세권 개발사업구역과 공공주택건설지구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공공주택건설지구에는 그린벨트 해제가, 역세권개발사업 구역은 용적률 완화 혜택이 있는 만큼 전례없는 중복 특혜를 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KTX 역사가 가지는 중요성을 알지만 공공주택건설지구에 이 정부의 주요 공약인 행복주택이 조성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국토부의 논리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갖기엔 정치적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측면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공공주택건설지구로 지정해 서민 임대주택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자치구인 강남구는 공공주택 공급 물량을 최대한 줄일 뜻을 밝혔다.

장원석 강남구청 교통정책과장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나라에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된 곳 중 공공주택 물량이 가장 적은 곳이 25% 정도"라며 "강남구는 공공주택 물량을 20% 이하로 공급하고 80% 이상은 전부 다른 시설로 공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앞으로 국토부에 설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진경진 기자 jk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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