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사이야기]롤챔스 신성, '미키갓' 손영민을 만나다

입력 2015. 5. 2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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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키갓' 손영민.

다시 시작된 롤챔스 서머. 시작부터 이변이 일어났는데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최약체로 분류되던 아마추어 아나키가 개막전에서 나진을 2:1로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습니다. 아니, 어떻게 보면 큰 이변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바로 다음 경기에서도 아나키가 1:2로 패했지만 CJ와 팽팽한 승부를 펼쳤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중심에는 주목 받는 미드 라이너가 있으니, 바로 오늘 인터뷰 주인공인 ‘미키갓’ 손영민입니다. 챌린저 티어로서 이미 아마추어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미드 라이너 중 한 명이죠. 물론 아무리 천상계 유저라 해도 쟁쟁한 프로들이 버티고 있는 롤챔스에서도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손영민은 보란 듯이 날아다녔고, 매경기 뛰어난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팀을 이끌었습니다.
 
지금보다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미드 라이너, ‘미키갓’ 손영민을 만나봤습니다.
 
- 우선 롤챔스 1승 축하 드려요. 롤챔스를 치른 소감이 어떤가요?
▶ 롤을 시작했을 때부터 롤챔스라는 대회에 꼭 나가고 싶었어요. 지난 주에 마침내 그 무대에 서서 경기를 하게 됐는데,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았어요. 솔직히 엄청 떨렸죠(웃음). 학교 다닐 때 ‘저렇게 경기장에서 팬들의 응원을 받고 게임을 하는 기분이 어떨까’ 하고 생각한 적이 많았거든요. 제가 직접 해보니까 정말 좋아요(웃음). 보통 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나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분이 들었어요. 진짜 이 맛에 프로게이머를 하는구나 싶었죠(웃음).
 
- 롤챔스 개막을 앞두고 탑 라이너로 ‘익수’ 전익수가 합류됐는데요.
▶ 사실 승강전까지 함께한 다섯 명으로 계속 가려고 했는데, 로스터에 한 명을 더 넣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를 승강전이 끝난 뒤에서야 들어서 어떻게 보면 조금 급하게 멤버를 충원하게 됐어요. ‘익수’ 형이랑 원래 친분이 있던 사이라서 말을 해봤는데, 하자마자 바로 ‘오케이’ 하더라고요. 모두 롤챔스에서 경기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익수 형이 제일 좋아해요(웃음).
 
- 전익수의 합류가 큰 힘 됐나요?
▶ 엄청 큰 힘이 됐어요. 부가적인 설명이 필요한데요. 사실 실력적인 면에서는 ‘씨맥’ 형이나 익수 형이 거의 비슷해요. 그런데 지금 익수 형이 오더를 80%정도 맡고 있어요. 그게 엄청 커요. 그리고 마오카이 같은 안정적인 탱커 챔피언을 선호해서 조합을 짤 때 조금 더 수월할 것 같아요. 가장 큰 것은 오더예요. 게임을 보는 눈이 좋거든요.
 
▲ 롤챔스는 평소 꿈꿔오던 무대였다고 했다. 
 
- 롤챔스 첫 경기에서 나진을 2:1로 제압했는데, 승리할 거라고 예상했나요?
▶ 저를 포함한 나머지는 ‘이길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익수 형이 나진은 무조건 이긴다고 그러는 거예요. 무슨 ‘근자감’인지 모르겠는데, 무조건 이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별로 믿음이 가지 않았는데, 워낙 설득력 있게 말을 해서 나중에는 저도 그럴 것 같다고 넘어갔어요(웃음). 그래도 자신감이 크지는 않았는데, 1세트를 하고 보니까 이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뿐만이 아니라 다들 그랬어요.
 
- 첫 승이 확정된 순간, 기분이 어땠나요?
▶ 진짜 이긴 건가 싶고, 온몸에 전율이 흘렀어요. 넥서스가 터지기 직전에 계속 소리를 질렀어요. 저도 모르게 본능적으로요. 진짜 기뻤어요. 완전히 미쳐버릴 지경이었죠.
 
-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이름을 올랐어요.
▶ ‘아니, 실검에 내가? 말도 안 돼? 거짓말 아냐?’ 그런 느낌이었죠. 기분이요? 당연히 좋았죠(웃음).
 
▲ 롤챔스 실전 경기에서 제드로 멋진 활약을 펼친 손영민. 
 
- 나진전에서 3세트 제드 플레이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 제가 제드 하나만큼은 정말 자신이 있어요. 라인전에서 지더라도 한타에서 상대 원거리 딜러를 끊은 노하우를 많이 알고 있어요. 그래서 충분히 제 몫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사실 밴이 풀릴 줄 몰랐는데, 왠지 한 번 해보라고 풀어주는 느낌이라 덥석 했죠. 나진이 저한테 제드를 주고 르블랑을 할 거 같았는데, 제드로 르블랑한테 진 적이 없거든요. ‘잘됐다’, ‘기회가 왔다’ 싶었어요. 경기도 생각대로 잘 풀려서 기뻤어요.
 
- 반대로 CJ전은 1승을 먼저 하고 1:2로 역전패 했어요. 패인이 뭔가요?
▶ 2세트랑 3세트 모두 밴픽을 잘 못한 것 같아요. 저희가 CJ 경기를 다 보면서 밴픽을 생각했는데, 3세트에서 코코 선수가 카시오페아를 안 할 줄 알았어요. 그래서 블리디미르를 선택했는데, 카시오페아를 골라서 솔직히 당황했어요. 상성상 많은 힘든 구도가 됐죠.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어요.
 
- ‘코코’ 신진영이 방송 인터뷰에서 무서운 미드 라이너에 자신도 포함시켜 달라고 했는데요.
▶ 일단 라이벌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난 경기에서는 제가 졌기 때문에 확실히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페이커랑 이지훈 선수랑 같은 자리에 놓기는 고민스러워요.
 
- 챔피언 폭에 대한 지적이 있던데요. 어떻게 생각하나요?
▶ 많은 사람들이 제 챔피언 폭이 좁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좁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충분히 팀 전략에 맞춰서 쓸 수 있는 챔피언들이 있어요. 그리고 꼭 현재 메타에 맞는 챔피언을 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요즘 카시오페아랑 아지르가 대세인데, 두 챔피언을 다른 챔피언으로 이길 수 있다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EDG가 MSI에서 르블랑을 카운터 친 것처럼 할 수도 있고요.
 
▲ 짧지만 중국 팀에서 지낸 경험도 있다.
 
- 중국 프로게임단인 WE.A에서 활동했었는데, 어떻게 가게 됐나요?
▶ 작년 7월쯤에 가서 3개월 정도 있었어요. 원래 프라임(현 스베누)에 있었는데, 대회 나이 규정이 바뀌면서 1년 동안 출전하지 못하게 됐어요. 그래서 일단 팀을 나온 뒤에 삼성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게 됐는데, 중국에서 제안이 왔어요. 정글로 오지 않겠냐고요. 그때 미드를 하면서 정글도 어느 정도 하던 상황이라 연습을 더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중국에서 몇 경기를 해보니까 다른 라인과 의사 소통이 안 돼서 정글을 하기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미드로 포지션을 변경했어요. 그리고 다시 몇 경기를 뛰다가 팀에서 나가겠다고 했어요. 성적을 잘 내지도 못한 것 같고, 중국에 있던 시간이 너무 힘들었어요.
 
-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있나요?
▶ 제가 갔을 때는 대우도 그렇게 좋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중국에 있는 시간이 힘들었어요. 아는 형이랑 같이 가긴 했지만, 주변에 중국인들 뿐이라서 대화할 사람도 없었어요. 그래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 아마추어들이 중국으로 많이 진출하고 있는데, 중국 진출의 장단점은 뭐라고 생각해요?
▶ 장점은 외국어를 배울 수 있고, 다른 경험을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출전 기회를 얻는 것과 금전적인 영향이 큰 것 같아요. 요즘은 마스터 티어들도 중국에 간다고 하더라고요. 한국에서는 챌린저 상위에 올라가도 프로를 하기 힘들어요. 그런데 중국에서는 마스터 티어로도 대회에 뛸 수 있고, 돈도 준다고 하니 관심이 많이 갈 수 밖에 없죠. 한국에서는 워낙 잘하는 사람이 많아서 하기 힘들어요.
 
반대로 단점은 중국에 가면 외로워요. 힘들 때 같이 풀 사람이 없어서 그냥 혼자 끙끙 앓다가 ‘멘붕’하게 돼요. 그러다 보면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고요. 하지만 이런 생각은 제 개인적인 것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완전히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확실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갈 필요는 있는 것 같아요.
 
▲ 가장 좋아하는 챔피언은 야스오.

- LOL 전적을 보니까 렉사이, 제드, 아리, 리신, 렝가, 르블랑, 야스오가 ‘모스트 7’이더라고요. 가장 좋아하는 챔피언이 뭐예요?
▶ 야스오가 가장 재미있어요. 폭발적인 대미지를 입힐 수 있고, 라인전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엄청 바보 같은 챔피언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엄청 멋있는 챔피언이 될 수도 있는 게 매력적이에요. 잘하면 잘할수록 빛이 나는 챔피언이죠.
 
- 정글러도 정말 많이 하던데요.
▶ 포지션 변경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에요. 솔랭을 하다 보면 미드 라이너 선수들과 겹쳐서 만날 때가 많아요. 그럴 때 저는 그 선수들 보다 정글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미드를 양보하고 정글을 하죠. 이겨서 점수를 올리겠다는 생각뿐이에요. 개인적으로 리 신은 몇 번을 해도 질리지 않는 챔피언이에요. 렝가랑 렉사이도 재미있고요. 정글러라는 포지션 자체에 관심이 크진 않지만, 렉사이로는 프로 정글러 만큼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어요. 실제로 승률도 가장 좋아요.
 
- 비주류지만 추천할 만한 미드 챔피언이 있나요?
▶ 미드 바루스가 괜찮아요. 미드 바루스가 약간 제라스랑 제이스와 비슷해요. Q(역병 화살)가 강한 건 다들 아실 텐데, 쿨감을 40%로 낮추면 쿨타임이 엄청 짧아져요. ‘물몸’ 미드 챔피언을 만나면 꽤 쓸 만 한 것 같아요. 얼마 전에 보니까 페이커 선수도 미드 바루스를 하더라고요.
 
▲ 이제 미키갓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 단답형 질문을 해볼까요? 본인 팀을 제외 세계 톱3 팀은?
▶ SK텔레콤, EDG, CJ.
 
- 그럼, 본인을 제외한 세계 톱3 미드 라이너는?
▶ 페이커, 폰, 이지훈.
 
- 첫 주에 생각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시즌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싶어요. 저희가 아예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 같아요. 경기를 하면서 느끼는 것인데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아요. 승강전 때는 IM에게 엄청 허무하게 졌는데, 나진을 2:1로 이기고 CJ에게도 1세트 승리를 차지했잖아요. 연습량만 더 들리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롤챔스가 재미없다는 평이 있는데, 그런 인식을 깰 정도로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릴게요. 그리고 많은 관심과 응원 정말 감사합니다.
 
정리=김성표 기자 jugi07@fomos.co.kr
사진=오우진 기자 evergre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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