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흡연에 폭행예사..이젠 '이웃집 웬수'

2015. 5. 26. 11:2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관련범죄자 매년 2만명 웃돌아…도시화·개인주의 영향 情실종
합의도 모르는 사람보다 어려워

지난 2월 9일 밤 11시께 서울 구로구 소재 아파트에 살고 있는 신모(38)씨는 경비실에 전화를 했다. 윗집의 쿵쿵대는 소음에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의를 받은 윗집 A(36)씨는 적반하장이었다. 그는 씩씩대며 아랫집에 내려와 “살인날 줄 알아라” 등 폭언을 퍼부으며 골프채로 현관문을 수차례 내리찍었다. 인터폰으로 이를 지켜보던 신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됐다. 신씨는 “작년 10월부터 매일 밤 11∼1시에 소음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이웃 간 다툼이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 이웃 사촌은커녕 오히려 옆집, 윗집 사람들의 해코지를 두려워해야할 판이다. 오늘날 이웃은 근처에 산다는 것 이외 연대감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범죄자 가운데 피해자와 이웃 관계인 경우가 2011년 2만652명, 2012년 2만2200, 2013년 2만1명 등으로 매년 2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지인, 타 인 등 관계가 특정되지 않는 세 가지 경우를 제외하면, 이웃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가장 많았다”라는 것이 경찰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유도 층간소음은 물론 흡연, 절도 등 다양하다.

실제로 지난 4월 12일 밤 10시 40분께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앞에서 동네 주민 김모(40)씨 등 2명이 큰소리로 웃고 떠들며 담배를 피우다 이 주택 1층에 거주하는 한모(30ㆍ회사원)씨와 다툼을 벌였다. 실랑이 끝에 김씨 일행은 한씨의 얼굴과 가슴 등을 주먹으로 수차례 폭행한 뒤 달아났다.

지난 20일 전북에선 집 근처 상가 등을 돌며 상습적으로 이웃집의 화분을 훔친 이모(80)씨가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 11일 새벽 5시께 전주시 완산구의 한 술집 앞 화분 1개를 몰래 가져가는 등 2012년부터 최근까지 동네 화분 108개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에 “화분을 좋아해 잘 기르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지난해에는 술에 취해 이웃 소유 페라리 차량 지붕에 올라가 잠을 자다가 차량을 훼손한 혐의로 B(39)씨가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이웃의 경우 모르는 사람간의 다툼보다 오히려 합의가 쉽지 않다고 일선 경찰들은 입을 모은다.

한 경찰관은 “오랫동안 얼굴을 붉히다 경찰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합의도 쉽지 않고, 남남보다 더욱 사이가 틀어진 상태가 많다”고 전했다.

오찬호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은 “수십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이웃은 같이 일하는 동료였을 뿐 아니라, 한정된 지역에서 오랫동안 얼굴을 맞대고 살았기 때문에 좋든 싫든 정(情)을 쌓으며 인간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도시화, 자본주의화 등의 영향으로 이제 이웃은 내 노동의 필수적 요소도 아니고, 인간관계를 맺지 않아도 상관없는 제3자가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지웅기자/plato@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리아이 영어글쓰기, 어떻게 교육하나요]
보는 순간 ‘뜨악’…女사이클선수 충격적 유니폼
마곡 지구 미래 가치 갖춘 상가, 동익 드 미라벨 분양
인생최대의 실수 “쌍둥이 처제, 아내인줄 알고…성관계”
“내 가슴 어때요?”…女손님 돌발행동 ‘멘붕’
“북한 의사 부부, IS에 납치당해”…리비아 언론 보도
4번째 확진판정…‘메르스 공포’ 이것만은 알아두세요
전지현 칸 레드카펫 “썰렁한 반응…‘소개도 없어’”
전창진 ‘불법스포츠 토토’ 3억 베팅·승부조작 혐의…출국 금지
'발연기 논란' 연기자 "이민에 자살생각까지"
부산에 들어서는 선시공•후분양 타운하우스, 금정 우진 더클래식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