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 산책] MLB 돈트렐 윌리스 사례로 본 한화-kt 사태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2015. 5. 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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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 시절 돈트렐 윌리스. /AFPBBNews=뉴스1

'가정의 달'인 5월이 뜨거워진 야구 열기와 함께 지나가고 있다.

그 어느 달보다 여성과 어린이를 대동한 가족들의 야구장 나들이가 많은 달이 '계절의 여왕' 5월이다. 10구단 시대를 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는 이번 5월에 뜻 깊은 '매진 사례'가 나왔다. 프로야구 10번째 심장인 kt 위즈의 홈구장, 케이티 위즈 파크가 23일 마침내 사상 첫 매진을 기록했다.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 신드롬'이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현재 한화는 과거 해태-KIA가 이어온 전국구 흥행팀으로 새롭게 떠올랐다. 홈구장은 물론 잠실 문학, 수원 kt 위즈파크까지 매진시키며 오렌지 물결을 만들고 있다. 모두 2만 이상을 수용하는 구장들이다.

그런데 kt 위즈 파크 첫 매진을 기록한 23일 한화-kt 위즈 전 후 한화의 9회 도루, 투수 교체 등을 kt 위즈 선수들이 문제 삼아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대치해 설전을 벌이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구장을 찾은 어린이와 여성 팬들, 가족들은 이 모습을 보고 어떤 인상을 받고 귀가했는지 궁금하고 걱정스럽다.

프로야구는 치열해야 하지만 깨끗하고 멋있어야 한다. 글쓴이는 이 상황에서 지난 2007년 메이저리그를 취재할 때 당시 플로리다 말린스 투수, 돈트렐 윌리스를 떠올렸다. 그가 뼈저리게 후회하면서 얻은 교훈이었다.

현재 삼성으로 복귀해 뛰고 있는 이승엽은 요미우리 시절이었던 2006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2라운드 미국전(3월 14일)에서 야구 종주국의 자존심을 걸고 내세운 선발 투수 돈트렐 윌리스(25)로부터 선제 우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당시 김병현의 동료로도 우리 한국 팬들에게 친숙했던 플로리다(현 마이애미) 말린스의 좌완 돈트렐 윌리스는 2005시즌 22승으로 내셔널리그 다승 1위를 차지했던 투수였다.

그는 2003년 루키 시절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오르며 플로리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2007년 연봉이 645만 달러(당시 환율 약 60억 원)이었던 그는 3루수 미구엘 카브레라(740만 달러, 현 디트로이트)와 함께 플로리다는 물론 메이저리그의 미래를 상징하는 스타였다. 당시 윌리스와 카브레라 2명의 연봉을 합치면 플로리다 선수단 전체 연봉(3000만 달러)의 46%에 달했다.

1982년생인 돈트렐 윌리스는 2006년 12월 마이애미에서 음주 운전으로 체포됐다. 취했는지 새벽 4시30분에 수십만 달러짜리 벤틀리 승용차를 세워놓고 노상방뇨를 하다가 적발된 것이다. 경찰서에서 음주 측정을 거부한 뒤 보석금 1000달러를 내고 풀려났다.

독특한 투구 폼의 돈트렐 윌리스는 '기관차(train)'라는 별명만큼이나 성질이 급하고 다혈질이다. 그런 돈트렐 윌리스가 5월 24일 마이애미 돌핀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선발 등판해 승패 없이 물러난 후 이날 경기 중에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후회한다는 뜻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게임 도중 상대팀 덕아웃을 향해 이상한 손동작과 함께 큰 소리로 야유를 보내다가 양 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몰려나와 집단 몸싸움을 벌이는 불상사를 초래한 바 있다.

그런데 무엇이 돈트렐 윌리스를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만들었을까? 뜻밖에도 야구가 무엇인지 모르고 아직은 말도 못하는 생후 1개월 된 첫 딸이었다. 엄마 품에 안겨 세상 첫 야구장 나들이를 한 딸이 선수 가족석에서 아빠가 마운드에서 투구하는 것을 처음으로 보는 날이었던 것이다.

뒤늦게 상황을 깨달은 돈트렐 윌리스는 경기 후 "내 딸이 처음으로 내가 피칭하는 것을 보는 날 나는 도대체 무슨 짓을 했는가? 아빠가 싸움질하는 것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딸에게 아주 '좋은(?)' 본보기가 됐다. 그렇지 않은가"라고 아프게 자책을 했다.

돈트렐 윌리스의 아내 나탈리는 그해 4월 24일 딸 '아드리안나 로즈'를 낳았다. 전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시즌 4승째를 거두고 병원으로 달려가 출산을 지켜봤던 아빠는 정확히 한 달 후, 그것도 야구장에서 딸에게 자신이 누군가에게 거칠게 욕을 하는 소리를 들려주고 집단으로 엉겨 싸움을 하는 모습까지 보여준 것이다. 적어도 그날 돈트렐 윌리스는 자랑스러운 아빠의 행동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물론 야구도 중요하고 승리도 필요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어떤 장소에서도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자식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 어린이들, 여성들, 그리고 모든 팬들에게 나쁜 기억을 남겨서는 안 된다.

2015 KBO 리그가 자칫 불상사들을 남길 위험성을 보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10개 구단, 감독 코치 선수들 모두 신중하게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changyh218@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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