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맹신론에 빠진 한국 "사드는 만능일까?"

CBS노컷뉴스 임진수 기자 2015. 5. 2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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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측 자료 요청 거부..구체적 정보 없어 사드 성능 장담 못해
사드 시험 발사 장면 (사진=미 육군 플리커)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논란이 다시금 불붙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사드 도입이 한반도 안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미국으로부터 사드와 관련한 구제적인 자료조차 받지 못한 우리 정부가 제대로된 정보도 없이 사드 맹신론에 빠진 것 아니냐는 비판 역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 北 ICBM 이용 공격 대비 사드 배치 주장

미국 록히드마틴사(社)가 개발.양산한 사드는 40~150km의 고고도에서 떨어지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직접 타격해 요격(Hit-To-Kill)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다.

미국 본토 방어를 위해 개발된 사드의 주 요격 대상은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오는 사거리 5,500km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다.

ICBM은 발사→상승→비행→종말(terminal)→하강의 5단계를 거치며 사드는 이 가운데 4단계인 종말단계에서 ICBM을 타격한다.

사드 도입론자들은 핵탄두를 장착한 북한의 ICBM이 남한으로 날아올 때 종말단계에서는 사드로, 마지막 단계인 하강단계에서는 패트리엇(PAC)-3로 요격하는 다층방어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주장은 북한이 발사 뒤 포물선을 그리며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 다시 재진입해 빠른 속도로 하강하는 ICBM에 핵탄두를 실어 공격할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 北 남한 공격시 ICBM 사용 가능성 낮아

하지만 북한과 남한간 거리가 수백km에 불과한 상황에서 북한이 굳이 사거리가 5천km가 넘는 ICBM을 이용해 공격을 감행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스커드-B와 스커드-C는 사거리가 각각 300km와 500km이고 탄두 중량은 각각 1,000kg과 770kg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가 상당수준으로 진행됐고 향후 몇 년 안에 탄두 중량 600kg 내외의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ICBM에 비해 상승고도가 낮아 목표지점까지 비행시간이 짧은 스커드미사일을 놔두고 굳이 상대에게 요격 기회를 많이 줄 수 있는 ICBM을 이용해 공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국회 국방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이 "사드의 군사적 장점을 회피하거나 우회할 수 있는 다른 군사적 방안들이 있기 때문에, 사드를 배치한다고 해서 한반도가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안전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 사드로 스커드 미사일 요격도 가능할까?

그러나, 사드의 주 요격 대상이 ICBM를 포함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이지만 스커드 미사일 역시 최대 고도가 120km 정도로 사드의 요격 범위 안에 들어와 요격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는 사거리에 관계없이 ICBM이나 스커드 미사일이나 종말.하강 단계에서의 궤적이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추정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비행 시간이 길어 궤적 추적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ICBM 요격을 주목적으로 제작된 사드로 과연 ICBM 보다 비행 시간이 훨씬 짧은 스커드 미사일의 궤도를 추적해 요격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특히,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은 액체 연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액체 연료의 장점은 상승고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비행 시간이 짧은데다 상승고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은 그만큼 상대로 하여금 미사일 궤적 추적을 힘들게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사드의 성능과 관련한 이같은 주장들은 모두 미국 측이 공개한 극히 일부의 자료를 토대로 추정한 것으로 미국은 어느 누구에게도 사드의 구체적인 성능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실제 사드가 사거리에 관계없이 모든 탄도미사일을 잡을 수 있을 수도, 아니면 ICBM을 잡기에도 역부족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오직 미국만이 가지고 있다.

◇ 구체적 정보 없는 사드 유용론 경계해야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 정부는 국방부 장관이 나서 사드 유용론을 설파하고 있다. 한민구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사드 배치가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우리 정부는 미국 측으로부터 사드와 관련한 어떤 구체적인 자료도 받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을 주축으로 한 우리 군 관계자들이 지난 2013년 록히드마틴사를 방문해 사드와 관련한 구체적인 자료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심지어 '인터넷 전문자료'로 사드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는 황당한 미확인 정부관계자의 발언도 나오는 실정이다.

다시말해 우리 정부는 구체적인 자료도 없이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사드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국방부 장관까지 나서 사드 유용론을 펴는 것으로 두고 "도대체 어떤 근거로 공개석상에서 그런 발언을 하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CBS노컷뉴스 임진수 기자] jsl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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