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뜨겁다.." 숨진 경비원 임신한 아내와 마지막 통화

김포 2015. 5. 26.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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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제일모직 창고 화재 5개층 전소.. 직원 1명 사망 가스통 옮기는 男 CCTV 찍혀

경기도 김포의 제일모직 물류창고에서 불이 나 경비원 1명이 숨지고 7층짜리 대형 창고 중 5개층이 전소됐다. 숨진 경비원은 사망 전에 임신한 아내에게 마지막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경찰은 방화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하고 있다.

25일 오전 2시16분쯤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에 있는 지하 1층, 지상 7층, 연면적 6만2518㎡의 제일모직 물류창고 6층과 7층 사이에서 불이 났다. 철골과 콘크리트로 지어진 창고 2∼7층에는 무게 1600t에 달하는 의류 400만점이 보관돼 있었다. 불은 아래층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소방 당국은 소방차 등 장비 180대와 인력 1038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화재 발생 3시간40여분 만인 오전 5시54분쯤 큰 불길은 잡혔지만 물류창고 안에 겹겹이 쌓인 의류에 불이 옮겨 붙어 오후 6시에야 1차 잔불 처리 작업이 마무리됐다. 소방 당국은 2차 잔불 처리와 안전점검을 위해 26일 오전 10시까지 화재 현장에 소방관을 배치할 계획이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오전 7시15분쯤 물류창고 6층 승강기 안에서 건물 보안팀 직원 A씨(34)가 질식해 쓰러진 채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류가 불에 타면서 배출된 유독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족에 따르면 3살짜리 딸과 임신한 아내를 둔 A씨는 사고 발생 직후인 2시20분쯤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너무 뜨겁다. 숨을 쉴 수가 없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1층 근무자 13명과 상황근무자 1명은 무사히 대피해 추가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에 집중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물류창고 내부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0시29분쯤 5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플라스틱 통을 옮기는 모습이 찍혔다. 화재 발생 약 12분 전인 오전 2시4분 이 남성은 6층에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통에는 부탄가스통 여러 개가 들어 있었다. 경찰은 이 남성을 유력한 방화 용의자로 지목하고 협력업체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포=박세환 고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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