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30代 경비원, 임신한 아내와 마지막 통화.. "숨쉴 수가 없다"

김포/권상은 기자 2015. 5. 2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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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제일모직 물류창고서 放火 추정 불] CCTV 속 50代 추정 남성, 화재 발생 1~2시간 전에 부탄가스캔 들고 돌아다녀

25일 새벽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 있는 제일모직 수도권 통합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경비를 맡은 직원 1명이 숨지고 건물 대부분이 불탔다. 창고에 보관돼 있던 1600t의 의류로 불길이 급속히 확산되는 바람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현장 CCTV에서 방화로 보이는 정황을 포착하고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서에 따르면 화재는 새벽 2시 5분쯤 6~7층 창고 안에서 처음 발생했다. 정문 보안실 직원들은 화재경보기가 울리자 소화기로 자체 진화를 시도하다 실패하고 오전 2시 16분쯤 119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물류센터는 지하 1층·지상 7층의 철골 콘크리트 구조 건물로, 전체 연면적은 6만2500여㎡에 이른다.

이 화재로 건물 5~7층 2만여㎡는 모두 불에 탔다. 오전 6시 40분쯤에는 6층 엘리베이터에서 보안요원 윤모(34)씨가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과 윤씨 가족에 따르면, 윤씨는 오전 2시 20분쯤 임신한 아내에게 마지막 전화를 걸어 "너무 뜨겁다. 숨을 쉴 수가 없다"는 말을 남겼다. 윤씨에게는 세 살짜리 딸도 있다. 경찰은 윤씨가 불을 끄기 위해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큰 불길은 오전 6시쯤 잡혔지만 잔불 정리에 12시간이 더 걸려 오후 6시쯤에야 진화 작업이 마무리됐다.

경찰 조사 결과 화재 발생 1~2시간 전에 50대로 보이는 남성이 플라스틱 상자에 휴대용 부탄가스 4개 묶음을 담아 건물 내부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CCTV 화면에 남아 있었다. 화재 진화 도중 발견된 부탄가스 묶음을 담은 화분 받침대에는 기름이 고여 있었다. 경찰은 이 남성을 유력한 방화 용의자로 보고 신원 파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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