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트레이닝에 승마·펜싱 과외.. 강남벨트 '프리미엄 사교육' 열풍

성유진 기자 2015. 5. 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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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3구·목동 등서 유행 입·퇴실 지문인식 독서실.. 외출땐 부모에게 자동 문자

22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사는 초등학생 정모(9)군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자 운동복부터 갈아입었다. 거실에는 정군의 '체육 과외 선생님' 김모(44)씨가 매트를 깔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6시에 잡힌 영어 과외 수업 전까지, 정군은 1시간 동안 선생님과 함께 스트레칭, 딱지치기를 하면서 땀을 흘렸다. 정군이 운동하는 동안 김씨는 '요즘 어떤 공부가 잘 안 되는지' 등을 물어보며 상담도 했다.

유명 헬스 트레이너 출신인 김씨는 1명에 시간당 10만원씩 받고 정군 등 초등학생 5명 대상으로 '홈트레이닝(집에서 하는 운동)'을 지도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씩 진행되는 홈트레이닝 수업은 월 수업료가 100만원 안팎이지만, 강남 지역에서는 김씨와 같은 홈트레이너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와 양천구 목동 등 이른바 '강남 벨트'로 불리는 중산층 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른바 '프리미엄 사교육' 붐이 일고 있다. 학원·과외 교습 같은 학과 공부 위주의 전통적 사교육에서 나아가 헬스 트레이너를 고용하거나 수영·승마·펜싱 등 고가의 스포츠를 가르치는 과외 클럽이 유행하고 있다.

목동에 사는 권모(여·40)씨는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어린이 전문 수영장에 보내고 있다. 한 번에 1시간씩 주 3회 하는 수영 강습에 등록한 권씨는 한 달에 약 60만원을 수영 교육비로 쓰고 있다. 1시간에 강습료가 5만원 정도지만 초등학생 4명이 한 팀을 이뤄 수영 강사 1명이 전담 지도하는 이 수영장에는 초등학생 800여명이 등록했다고 한다.

최근 목동에선 이른바 '프리미엄 독서실'도 등장했다. 사방이 막힌 1평짜리 밀실 공부방과 자물쇠가 달린 사물함, 각종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스터디룸과 카페를 갖췄다. 이 독서실은 지문 인식 시스템을 갖춰 입·퇴실 때 지문을 찍어야 문이 열린다. 외출로 등록하고 나가도 30분 안에 들어오지 않으면 퇴실 처리돼 '○○○님 퇴실했습니다. 18일 17시 02분' 같은 문자가 학부모 휴대전화로 전송된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 독서실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 1년 사이 목동에 이런 유의 프리미엄 독서실 4곳이 새로 생겼다.

최근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소득이 100만~200만원 미만의 가구는 사교육비 지출을 7.8%나 줄였지만, 700만원 이상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은 3.1% 증가했다. 경기 둔화 영향으로 가계 소비가 위축됐는데도 고소득층의 사교육비 지출은 오히려 늘면서 교육 양극화가 심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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