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김] 강정호.. 피츠버그 방송국을 뻘쭘하게 만들다?

조회수 2015. 5. 26. 01: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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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가 메디칼 테스트 통과 못 했으면 좋겠다!"

피츠버그 CBS 라디오에서 스포츠 토크 프로그램 "The Fan"을 진행하는 짐 콜로니가 지난 1월 방송에서 남긴 한 마디였다. 피츠버그 파이레이츠가 강정호 포스팅에 참가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난 직후 피츠버그 미디어의 반응 대부분 긍정적이었지만, 강정호의 등장을 모두가 반가워했던 것은 아니었다. 피츠버그 지역에서 영향력(?)이 있는 방송인인 짐 콜로니의 '강정호 때리기'는 정규시즌이 가까워질수록 더 거세졌다.

"나는 그가 못했으면 좋겠다."

"강정호에게 투자한 돈은 다른 곳에 사용됐어야 한다!"

"그가 왜 메이저리그 로스트를 보장받아야 하는가?"

"그는 트리플A도 아닌 더블A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짐 콜로니의 방송을 듣고 난 이후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가만히 있자 였다. 강정호 선수가 필자의 칼럼을 읽고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부정적인 내용을 굳이 언급해서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이 생각이었다.

< 아직도 나를 믿지 못하겠는가? 사진/ 피츠버그 파이레이츠 구단 제공 >

그리고 2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강정호는 짐 콜로니를 '바보'로 만들었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겨져 있지만, 기록은 기록 아닌가? 강정호가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면서 좋은 활약을 펼치자 짐 콜로니는 지난 12일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본인의 실수(?)를 인정했다. 역시 프로야구 선수에게 좋은 성적은 만병통치약인가 보다.

그렇다면 강정호의 성적을 자세히 살펴보자.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유격수는 (100 타석 이상) 강정호 포함해서 5명이 전부이다. 2014년 시즌 3할대 타율을 기록한 유격수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까지 강정호의 타율은 분명히 리그 정상급이다.

"하위 타선은 싫어!"

넥센 히어로즈 시절부터 강정호는 중심타선에서 활약했다. 그리고 5번 타자 강정호는 우리에겐 익숙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강정호는 하위 타선에서 시작해야 했다. 메이저리그 적응을 돕기 위한 클린트 허들 감독의 배려(?)였으나 하위 타선에 배치된 강정호의 성적은 좋지 못했다. 부담감을 덜 느낄 수 있는 자리였지만, 하위 타선에서 강정호의 공격 페이스는 분명히 좋지 못했다. 8번 타자 강정호의 타율은 1할2푼5리이다. 하지만 강정호는 중심타선에선 빛이 났다.

5번 타자 강정호의 타율은 3할1푼4리이다. 해결사의 역할을 해줘야 하는 자리에서 상당히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 부담감을 느낄 수 있는 자리이지만, 강정호는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자신 있게 본인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난 선발 체질?"

선발 강정호와 대타 강정호의 차이는 크다.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던 경기에서 강정호는 타율 3할2푼5리와 출루율 3할8푼7리를 기록하고 있다. 상당히 좋은 기록이다. 반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해서 경기 중간에 투입된 경기에선 타율 1할1푼1리를 기록하고 있다. 차이가 너무 크다. 클린트 허들 감독이 최근 들어와서 그를 꾸준히 선발로 기용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초구가 좋아!"

KBO리그 시절부터 '노림수'가 확실했던 강정호의 초구 사랑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강정호의 초구 타율은 5할이고 그가 기록한 메이저리그 첫 홈런 또한 초구에 나온 홈런이었다. 한 코스와 한 구종을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서기 때문에 가능한 기록이다. 물론 이 부분을 메이저리그 투수들도 이제는 알고 있다. 최근 들어와서 빠른 공이 아닌 변화구 승부가 초구에 많은 이유는 바로 강정호가 초구에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타자 강정호의 가장 큰 장점인 '자신감'과 '공격'적인 자세가 있었기에 가능한 기록이다.

"좌투수 킬러?"

강정호는 좌완투수들을 상대로 타율 3할8푼1리와 출루율 4할8푼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그는 좌완 '선발' 투수들을 상대로는 타율 4할4푼4리를 기록하고 있다. 상당히 좋은 기록이다. 그렇다고 우투수에게 약한 것은 절대 아니다. 우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2할8푼2리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는 분명히 좌투수 킬러이다. 강정호의 팀 내 경쟁자인 조디 머서는 올 시즌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2할2푼2리밖에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당신이 클린트 허들 감독이라면 누구를 기용하겠는가? 강정호는 허들감독에게 그리 어렵지 않은 선택이다.

강정호는 이제 막 25% 정도의 정규시즌을 소화했을 뿐이다. 아직 남겨진 경기가 많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많지 않다. 출발이 좋았다는 것과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강정호의 등장 자체가 못마땅했던 짐 콜로니. 과연 그가 10월엔 강정호 대하여 뭐라고 말하게 될지 궁금하다.

danielkimw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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