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의 10홈런' 김상현 "부담, 나의 가장 큰 적"

김은진 기자 2015. 5. 2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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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다시 찾아온 4번 타자의 자리, 놓치고 싶지가 않다.

6년 전 프로야구를 평정했던 강타자에서 평범한 타자가 되어버린 듯했던 김상현(35·KT)에게 올시즌은 다시 찾아오지 않을 또 한 번의 기회다. 그래서 마음 속에는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이 가득하다. 김상현이 올해 싸우고 있는 진짜 적수이기도 하다.

김상현은 지난 25일 수원 한화전에서 홈런을 쳤다. 13일 광주 KIA전 이후 10경기 만에 친 시즌 10호 홈런이었다. 김상현이 1년에 홈런 10개를 쳐본 것도 2011년이 마지막, 무려 4년 만이다.

김상현은 4년 만에 10홈런을 친 뒤 "타격 코치님이 지금 상황에서 홈런을 칠 사람은 너뿐이니 급하게 하지 말라고 얘기하셨다. 그런데 그게 잘 안 된다. 보여줘야 하는데 참 어렵다"고 말했다.

김상현은 2009년 프로야구 MVP였다. LG에서 백업과 2군을 오가다 KIA로 트레이드 된 그해, 5번 타자를 맡아 4번 타자 최희섭 뒤에서 더 무서운 중심타자로 홈런을 때려대며 프로야구를 접수했다. 타율 3할1푼5리 36홈런 127타점을 기록하며 KIA를 12년 만의 우승으로 이끌었고 자신의 야구 인생도 완전히 바꿨다.

그러나 그때같은 시즌은 다시 오지 않았다. 타격은 2009년을 통해 완전히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부상이 겹치며 부진이 시작됐다.

2013년에는 SK로 트레이드 됐고, 더 이상 주전도 아니었다.

이대로 끝날 것만 같던 야구인생에 다시 빛이 든 것은 KT로 특별지명 되면서부터다. KIA에서 느꼈던 김상현의 짜릿한 손맛을 기억하는 조범현 감독은 김상현을 다시 끌어안았다.

시범경기에서 심각하게 부진하던 김상현이 개막전에서 2홈런 5타점으로 폭발할 수 있었던 것도 조 감독의 의도된 다그침 때문이었다. "안 되면 함께 2군 가자"는 조 감독의 한 마디가 잠깐 느슨해졌던 김상현의 근성을 다시 깨웠다.

김상현은 개막 이후 두 달 동안 심한 상승과 하락 곡선을 반복해 그리고 있다. 야구인생을 다시 시작하게 된 다행스러움과 조범현 감독에 대한 보은, 신생팀의 4번타자로서 압박감 등은 김상현에게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3경기 연속 침묵하던 김상현은 주말 한화전을 통해 다시 타격 페이스를 회복했다. 어느새 홈런 10개를 쌓아 홈런 레이스 10위권 안에 이름도 올리고 있다.

김상현은 "올해 잘 되면 좋겠다. 내 자신의 마음이 편하면 좋겠다. 부담이 많다. 빨리 떨치고 4번타자로서 편한 마음으로 경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시 잘 해야 한다는 부담, 이 팀에서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을 빨리 떨치는 것을 김상현은 남은 시즌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설정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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