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기자의 '눈·귀·글']전지현한테 '텃세' 부리는 삼성동 고급 주택가..누가 살길래

박정현 기자 2015. 5. 2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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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전지현은 작년 6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주택단지에 70억원 규모의 단독주택을 매입했다. 기존 건물을 허물고 새 주택을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웃 주민들은 신축 공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강남구청에 민원을 넣었다. 철거 공사로 소음과 먼지가 심해지자 이웃 주민들이 “무리한 구조변경을 시도한다”며 항의했다. 강남구청은 건축법상 문제가 없다며 지난달 14일 신축 건물에 대한 건축 허가를 내줬지만, 전지현 측은 새 동네에 이사를 오기도 전에 호되게 ‘신고식’을 마친 셈이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도 삼성동 현대주택단지에 단독주택을 새로 지으며 이웃 주민과 마찰을 겪었다. 김 대표는 지난 2010년 62억원에 기존 주택을 매입해 철거한 뒤 2013년 7월부터 지하2층, 지상2층 규모의 단독주택을 짓기 시작했다. 한 이웃이 “시끄럽다”며 불평해 집을 짓고 이사하는 과정에서 마음 고생을 했다.

삼성동 현대주택단지는 청담역과 경기고 사이에 있는 고급주택가다. 주택단지가 경기고 담장과 경계를 이루고 있어 사생활 보호·보안에 탁월하다. 골목마다 방범 CCTV와 사설 경비원 초소가 있다. 대지면적 100평 이상의 대저택을 짓고 살다보니 전체 가구수가 약 28가구 밖에 되지 않는다. 근처 다른 곳과 비교해 한적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현대주택단지에 살려면 상당한 재력가여야 한다”며 “다들 ‘한 자리’씩 하던 인물이다보니 새 입주민이 들어오면 텃세도 부린다”고 말했다.

현대주택단지는 1985년 현대건설이 조성했다. 과거부터 재력가들이 많이 살면서 ‘비벌리힐스’로 불리기 시작했다. 80년대부터 이곳에 주택을 소유한 집주인 중에선 현대 출신이 꽤 있다. 김택진 대표가 현재 집을 지어 사는 곳은 현대건설 부사장을 지낸 이원도 전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이 1989년부터 소유했던 대지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소유하던 주택은 지난해 10월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에게 넘어갔다. 이해욱 부회장은 인접한 주택 부지 2필지를 더 사서 연면적 794 ㎡(240평)짜리 단독주택을 최근 신축했다. 현대종합상사 사장과 현대리바트 사장을 지낸 음용기 이노티브 회장도 지난 1989년부터 이곳에 살고 있다.

부동산투자개발업체 지브이파트너스의 김성훈 이사는 “봉은사 뒷편 산이 주택가를 둘러싸고 있어 공기가 좋고 거주 인구도 적어서 조용한 동네”라며 “한국전력 부지 개발, 9호선 연장선(봉은사역) 개통, 서울의료원 개발 등으로 이 부근 땅값도 들썩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독 제약업계 인사들이 현대주택단지에 많이 산다.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는 아버지인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으로부터 2009년 주택을 증여받아 소유주가 됐다. 유충식 전 동아제약 대표이사는 2001년부터, 조승현 누가의료기기 회장은 2007년 5월부터 현대주택단지 주민이 됐다. 이금기 일동제약 회장은 1988년 12월부터 이곳에 집을 소유하고 있다. 한승수 제일약품회장은 올해 1월 이곳에 주택을 매입했다.

이곳 집 주인 중에선 80년대부터 쭉 살아온 재계 ‘토박이’들이 많다. 구본릉 희성그룹회장은 1985년부터 현대주택단지에 거주한다. 이동건 부방그룹 회장은 1986년 처음 분양받아 지금까지 소유하고 있다. 박영욱 중원산업대표는 1988년 9월부터, 윤호일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는 1989년부터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강명채 삼성당 회장은 1997년 입주했다.

최근 몇 년사이엔 IT업계 신흥 부자들이 늘었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1999년 10월 주택을 매입했다. 전지현이 ‘옆집’ 주민이 됐다.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은 영화배우 이미연이 살던 주택을 지난 2012년 매입해 신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새 집과도 가깝다.

또 안정호 시몬스 대표이사도 대지 면적 262평 연면적 443평짜리 대저택을 짓고 있다. 현대주택단지 내 다른 주택들보다 부지가 넓다.

연예인 중에선 차인표·신애라 부부와 김남주·김승우 부부가 산다.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지난 2001년 8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소유의 집을 매입해 거주하고 있다. 배우 유호정도 현대주택단지 주민이다. 가수 비(정지훈)는 서세원·서정희가 소유하고 있던 주택을 경매에서 낙찰받아 보유하다가, 올해 4월 40여억원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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