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이민장벽 녹인 호주 시민들의 따듯한 관심
필리핀 10살 자폐아·엄마에 비자 불허 번복, 영주권 부여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필리핀 출신 자폐 소년과 그의 엄마에 대한 호주 시민의 따듯하고 높은 관심 앞에 호주 당국의 차갑고 높은 이민 장벽이 무너졌다.
피터 더튼 호주 이민부 장관은 25일 필리핀 출신 마리아 세빌라와 그의 아들 티론(10)에게 영주권을 부여한다고 밝혀 호주 국민들의 관심을 모았던 모자 문제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퀸즐랜드주 타운스빌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8년째 호주에 체류 중인 마리아는 아들 티론이 자폐 진단을 받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비자 연장이 불허되면서 추방 위기에 몰렸었다.
호주 정부는 티론이 건강관련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그가 향후 호주 시민이 되면 다른 호주국민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이유를 내걸었다. 티론은 2008년 자폐 진단을 받았다.
세빌라는 이민재심재판소(MRT)에 호소했으나 얼마 전 똑같은 결과를 받아들었고, 결국 28일 내 추방이라는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세빌라는 이미 8년이나 살아 생활 기반이 호주고 어머니와 남자형제 등 가족이 함께 있을 뿐 아니라 자폐증이 있는 아이를 필리핀에서는 제대로 돌보기 어렵다며 눈물로 호소했으나 당국의 태도를 바꾸지는 못했다.
모자의 딱한 사정이 알려지자 퀸즐랜드 주정부와 퀸즐랜드 간호사 노조 등이 연방정부에 재고 요청을 한 데 이어 이 소식이 언론보도로 호주 전역으로 전해지자 시민들까지 나섰다.
어려운 처지의 모자를 추방해서는 안 된다는 서명 운동이 진행됐고 여기에는 12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서명 용지만 4천 쪽에 달했다.
이달 초에는 방과후 돌봄 시설에 함께 다닌 적이 있는 티론의 친구 에단 이가트가 공영방송 ABC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 친구가 계속 호주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하면서 정부의 부정적인 기류를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이민법에 관한 한 강력한 법집행을 강조하던 이민 당국도 결국은 시민들의 전방위 압박에 애초 입장을 번복할 수밖에 없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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