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갈량' 염경엽이 말하는 야구 불문율

박재호 2015. 5.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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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부산 사직구장을 찾은 염경엽 넥센 감독에게 물었다. '6연패중인 상대가 편한가, 불편한가?' 전날까지 6연패에 빠진 롯데는 타선은 물에 젖고, 불펜진은 자신감을 잃고 있었다. 하지만 홈에서 어떻게든 연패를 끊어야한다는 의지는 그 어느때보다 강했을 것이다. 염 감독은 "오히려 부담된다"고 했다. 연패중인 상대를 의식하기 시작하면 의도치 않았던 곳으로 경기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야구 불문율'로 이어졌다. 염 감독은 "불문율은 사실 사람마다 잣대가 다를 수 있다. 그래서 불문율 아닌가. 누가 딱 정해놓았다고 하면 불문율이 아니다. 상대에 대한 작은 배려만 있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라며 "불문율은 뭔가 행동을 옮기는 내가 아닌 이를 받아들이는 상대의 마음이 어떤가에 달렸다고 본다. 받아들이는 쪽이 '불쾌하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자제하는 편"이라고 했다. 같은 9회 큰 점수차 리드상황 도루라고 해도 연승중인 팀과 연패중인 팀은 받아들이는 온도 차가 클 것이라는 얘기도 했다. 염 감독은 "사실 정답이 없다. 작전을 구사할 때 매번 상대 벤치의 의중을 살펴볼 수도 없고, 신경 쓰고 배려했다고 해도 상대는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어려울 때가 많다. 나 스스로 작은 기준을 세웠다. 연패중이라 예민해진 팀에게는 9회 4점차 리드에선 도루를 하지 않는다. 도루가 아니어도 추가점을 낼 수도 있고, 우리팀 투수들이라면 4 점정도는 지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믿음이 있다. 우리선수들을 '믿고 싶다'는 표현이 어느 정도 맞다. 큰 리드에도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벤치에서 보이면 이 또한 안팎으로 볼때 기분좋은 장면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과 삼성 류중일 감독은 승패를 떠나 경기 운영때문에 상대측에서 볼멘소리가 나온 적이 거의 없다. 혹자는 방망이가 워낙 강력한 두 팀이어서 벤치에서 작전 나올 일이 적기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도 하지만 그만큼 같이 승부를 펼쳐온 상대를 존중했다는 뜻이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지난 3월 28일 넥센과의 개막전에서 연장 12회 혈투끝에 4대5로 패한 뒤 염경엽 감독에 대해 "3년차 감독인데 과감하더라. 투수교체 타이밍도 빠르고, 대단하다"며 칭찬한 적이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김지수에게 뭔가를 설명하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롯데와 한화의 빈볼 사건으로 또한번 야구 불문율은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선수들의 감정대립에서 끝나지 않고 논란은 리그전체로 번졌다. 지난 23일 한화-kt전에서 kt 주장 신명철은 경기후 한화 벤치를 향해 손가락질과 욕설을 해 빈축을 샀다. 이는 어떤 이유에서든 큰 잘못이다. 모든 것을 떠나 홈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당시 5점차 리드 상황에서 9회 도루를 하고 연이어 투수교체를 했다는 것이 논란이었다. 왜 상대의 어려움은 안보일까. 하물며 상대의 작은 배려까지 눈을 감았을까.

kt입장에서 보자. kt는 9승37패(승률 0.196)로 꼴찌다. '승리 자판기'라는 불편한 별명까지 붙었다. 부끄럽지만 다른팀 전력과 kt를 동일시 할순 없다. 한 이닝 7,8점은 다른 팀 얘기일 뿐이다. 주장 신명철의 욕설 사건이 있기전까지 4연패에 빠져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는 6-1로 앞선 9회 도루를 하고 투수를 줄줄이 갈아치웠다. 주장인 신명철이 어필하려 하자 한화 벤치에서 누군가 욕을 해 참을 수 없어 폭발했다(한화 벤치에서 누군가 먼저 욕을 했다는 것은 신명철 개인 주장).

한화 입장에서 보자. 강경학은 9회 뛰지 말라는 벤치 사인을 무시하고 뛰었다. 한화는 곧바로 발이 느린 허도환으로 교체해 상대에게 벤치에서 의도하지 않은 도루였음을 전했다. 투수 교체는 경기전부터 예고돼 있었다. 한화는 박정진과 권혁 둘만으로 불펜진을 꾸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번 혹사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시급히 새전력을 테스트해 실전에 써먹어야 한다. 8회까지는 안심하지 못했고, 9회들어 겨우 테스트 할 수 있었다. 양팀은 다음날 표면적으로는 화해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향후 불문율 때문에 부딪히는 일은 또 생길 수 있다. 10득점도 하고, 20득점도 하는 '도깨비 야구'는 날씨가 더워지고 투수들이 지치면 더 자주 나올 것이다. 너도나도 명승부라고 하는 큰 점수차 뒤집기가 잦을 수록 불문율은 점점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누군가는 모욕감을 느꼈다고 할 것이고, 누군가는 동업자 정신을 얘기할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역지사지다. 수십년을 같이 운동한 선후배요, 내일 상대팀으로 트레이드될지도 모르는 것이 프로야구다. 실마리는 상대에게 진심을 전할 수 있는 '작은 배려', 또 이를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작은 여유'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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