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싸움' NBA의 유명한 7차전 시리즈

하정서 2015. 5. 25.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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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하정서 기자] 4월이면 프로농구는 거의 마무리되지만, NBA는 오히려 한창이다. 바로 4월 중순부터 NBA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매번 스타가 탄생하고, 잊을 수 없는 장면들이 연출된다. 또, 7차전까지 가는 처절한 시리즈도 자주 나온다. 7차전까지 갔었던 처절한 시리즈. 이 중 유명하고 팬들이 많은 기억을 하는 시리즈들을 소개한다.

※ 본 기사는 월간 점프볼 2015년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밀러타임의 탄생1995년 동부컨퍼런스 2라운드 인디애나 페이서스 vs 뉴욕 닉스

1995년 인디애나와 뉴욕의 2라운드 대결은 명장면들로 가득한 시리즈다. 그 유명한 '밀러타임'이 나온 것이 바로 이 1995년 2라운드 1차전이다. 종료 16.4초를 남기고 3점슛을 넣은 밀러는 바로 뉴욕의 인바운드 패스를 가로채 또 3점슛을 성공, 경기를 105-105 원점으로 만들었다. 밀러는 곧이어 종료 7.8초전 자유투까지 모두 넣으며 팀의 리드를 가져왔고, 마지막 뉴욕의 공격서 그렉 앤써니가 넘어지면서 인디애나의 승리가 확정되었다. 역사적인 '밀러타임'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1차전서 역대급 역전패를 당한 뉴욕이었지만 뉴욕은 2차전을 96-77, 대승으로 마무리하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이후 인디애나에서 열린 3, 4차전을 내리 내줘 시리즈 패배 위기에 몰린 뉴욕은 5차전 경기 종료 1.8초전 유잉의 스핀무브에 이은 훅슛으로 96-95로 극적으로 승리, 위기에서 탈출한다. 그리고 뉴욕은 이 기세를 몰아 원정 6차전도 92-82로 이기며 승부를 최종 7차전으로 끌고 간다.

마지막 7차전. 이 경기는 뉴욕 팬들이라면 장탄식을 할 만한 경기다. 바로 유잉의 클러치 레이업 미스가 나온 경기이기 때문. 경기 종료 5초를 남기고 뉴욕은 95-97로 뒤지고 있었고, 유잉은 돌파 후 레이업을 시도했지만, 이것이 림을 맞고 튀어나오면서 경기가 종료되었다. 결국 뉴욕은 홈에서 7차전을 패해 시리즈를 내줬다. 유잉조차도 이 레이업에 대해 "수비를 제치는 순간 '연장으로 가겠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이 레이업 미스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장면이었다. 이렇게 뉴욕과 인디애나는 2번 연속으로 7차전을 갈 정도로 치열히 싸웠다. 레지 밀러는 이런 뉴욕과의 싸움에 대해 "뉴욕과 우리는 종이 한 장 차이의 실력이었다. 팀 컬러조차 비슷했다. 레이업 조차 주지 않으려했고, 장외에서도 스파이크 리와 다수의 팬들이 적대감을 보였다"라고 돌아봤다.

앨런 아이버슨의 투혼2001년 동부컨퍼런스 2라운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vs 토론토 랩터스2001년 동부컨퍼런스 파이널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vs 밀워키 벅스

2000-2001시즌 필라델피아는 앨런 아이버슨을 앞세워 58승 24패로 동부컨퍼런스 1위를 차지했다. 1라운드에서 인디애나를 3-1로 제압하고 마침내 2라운드에 진출했다. 2라운드 상대는 바로 '에어 캐나다' 빈스 카터가 이끌던 토론토였다. 아이버슨과 카터, 두 슈퍼스타의 대결은 뜨거웠다. 2차전 아이버슨이 54점을 넣자, 카터는 3차전에서 50점을 기록하며 맞받아쳤다. 아이버슨의 정규시즌 MVP 시상식이 열렸던 5차전에서 아이버슨은 52점을 넣으며 왜 MVP가 됐는지를 증명했다. 6차전에서 다시 카터가 39점을 넣는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둘의 맞대결에 대해 스티븐 A 스미스 ESPN 컬럼니스트는 "아이버슨이 54점을 넣고 그 다음 경기에서 카터가 50점을 넣어버렸다. 마치 둘은 약속을 하듯이 주고받는 활약을 했다"고 회상했다.

승부의 7차전, 래리 브라운 감독은 경기 도중 아이버슨에게 "앨런, 우리 팀은 너의 패스가 필요하다. 볼이 계속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라며 지시를 했고, 아이버슨은 이를 받아들이며 패스에 충실했다. 결국 종료 3.6초전,88-87 필라델피아가 리드한 상황. 안토니오 데이비스의 패스를 받은 카터가 3점슛을 쐈으나 이것이 불발, 필라델피아의 승리가 확정되면서 동부 컨퍼런스 4강에 진출했다. 패스에 충실했던 아이버슨은 이 경기에서 16어시스트를 올리며 데뷔 후 플레이오프 최다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필라델피아는 토론토 이후 상대한 밀워키와도 혈전을 벌였다. 밀워키 역시 레이 알렌과 샘카셀, 글렌 로빈슨이라는 견고한 '빅 3'를 보유한 팀이었다. 특히 이 시리즈에서 레이 알렌의 활약은 무서웠다. 1차전 31득점, 2차전 39득점이라는 놀라운 활약을 보였다. 반면 아이버슨은 장기간 플레이오프로 인해 몸이 성한 곳이 없었다. 10군데가 넘는 잔부상을 달고 뛰었고, 결국 이 시리즈 3차전을 결장하기까지 했다. 6차전에서는 두 슈팅가드의 엄청난 맞대결이 나왔다. 아이버슨이 46점, 알렌이 41점을 넣는 희대의 쇼다운이 펼쳐졌고, 밀워키가 이 경기를 110-100으로 잡아내면서 시리즈는 7차전으로 향했다. 이 시리즈의 승자도 아이버슨이었다. 아이버슨이 7차전서 44득점 7어시스트의 활약을 보이며 결국 108-91로 승리하며 필라델피아의 파이널 진출을 견인했다. 두 시리즈 모두 아이버슨의 투혼이 일궈낸 승리였다.

샤크-코비의 레이커스 vs 밀레니엄 킹스2002년 서부컨퍼런스 파이널 LA 레이커스 vs 새크라멘토 킹스

2000년대 가장 강한 팀을 꼽으라면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를 앞세워 3연패를 차지한 LA 레이커스를 꼽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맞선 팀들도 이 못지 않았다. 대표적인 팀이 바로 새크라멘토 킹스다. 크리스 웨버, 페자 스토야코비치, 블라디 디박, 마이크 비비 등이 이끄는 화려한 공격농구로 많은 팬들을 사로잡았다. 2002년 플레이오프에서 이 두 팀의 대결은 NBA에서 나온 7차전 시리즈 중 역대급 시리즈로 꼽힌다. 양 팀은 2000년대 라이벌답게 첫 4경기를 2-2로 나눠가졌다.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5차전. 양 팀은 4쿼터까지 내내 접전을 펼치다 결국 4쿼터 종료 8.2초전, 비비의 점프슛으로 새크라멘토가 92-91 승리를 챙기며 시리즈를 앞서나갔다.

이어서 LA에서 열린 6차전. 레이커스는 이 경기 4쿼터에만 무려 27개의 자유투를 얻어내며 106-102로 승리, 승부를 7차전으로 끌고 갔다. 7차전에서도 연장까지 가는 혈투가 벌어졌고, 끝내 레이커스가 112-106으로 승리하며 파이널에 진출했다. 2000년대 치열했던 두 라이벌의 대결인 만큼 이 대결은 많은 이들의 회자되는 시리즈다. 하지만 몇 년 뒤 6차전 심판 중 한 명인 팀 도너기가 이 경기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더더욱 안타까웠던 시리즈였다.

르브론 제임스를 막아선 형님들2008년 동부컨퍼런스 2라운드 보스턴 셀틱스 vs 클리블랜드 캐빌리어스

보스턴은 2007년 여름 케빈 가넷과 레이 알렌을 영입, '빅 3'를 구축하며 강력한 전력을 자랑했다. 2007-2008시즌 66승을 차지하며 리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1라운드 애틀랜타에 고전한데 이어 2라운드 클리블랜드한테도 크게 고전한다. 양 팀은 가넷과 르브론 제임스를 앞장세워 자신의 홈 경기들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운명의 7차전. 제임스와 폴 피어스의 보기드문 득점 맞대결 양상이 펼쳐진다. 제임스와 피어스는 서로를 의식하는 듯 점프슛과 돌파로 마구 득점을 해내며 멋진 승부를 펼쳤다. 결국 제임스는 45득점, 피어스는 41득점의 엄청난 활약을 보였고, 경기는 보스턴의 97-92 승리였다. 피어스는 이 대결 후 "터프한 경기가 될 것을 알고 있었다. 서로 이기려는 의지가 강했고, 아마 팬들은 르브론 제임스에게서 도미니크 윌킨스가 겹쳐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때와 마찬가지로 내가 이 경기를 끝냈고, 우리 팀이 승리를 거뒀다"라며 1988년에 있었던 래리 버드와 윌킨스의 맞대결을 빗대어 돌아봤다. 2번의 험난한 시리즈를 통과한 보스턴은 디트로이트와 LA 레이커스를 연파며 마침내 NBA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7번의 연장전2009년 동부컨퍼런스 1라운드 보스턴 셀틱스 vs 시카고 불스

아마 최근 10년 동안 열린 플레이오프 시리즈 중 가장 치열했던 시리즈를 꼽는다면 2009년 보스턴과 시카고의 1라운드를 빼놓기 힘들 것이다. 말 그대로 투혼과 처절함이 돋보인 시리즈였다. 1차전부터 양 팀은 치열했고, 폴 피어스가 4쿼터 종료 2.6초를 남기고 자유투를 얻었지만 하나가 불발되며 승부는 연장으로 갔다. 결국 이 경기는 데릭 로즈의 36점 활약에 힘입어 시카고가 107-103으로 승리했다. 이어진 2차전에서는 보스턴이 종료 2초전 레이 알렌의 3점포로 118-115로 승리를 거뒀다. 3차전은 앞선 2경기와는 달리 일방적인 결과가 나오며 보스턴이 21점차 대승을 거뒀다. 이틀 뒤 벌어진 4차전에서 양 팀은 2차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고, 시카고가 121-118로 승리를 거뒀다. 보스턴에서 열린 5차전에서도 또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이 나왔다. 이 경기는 보스턴이 3.4초전 터진 피어스의 결승 득점으로 106-104로 승리했다.

그리고 시카고에서 열린 6차전. 희대의 명승부가 펼쳐졌다. 6차전 승부는 정규시간은 물론 1차 연장으로도 부족했다. 2차 연장전에서 종료 20초 전까지 시카고가 3점을 앞서며 승리가 눈앞인 듯했으나, 레이 알렌이 연속 5점을 넣으면서 승부는 3차 연장전으로 향했다. 결과는 시카고의 130-127 승리, 승부는 7차전으로 미뤄졌다. 7차전을 잡은 쪽은 노련한 보스턴이었다. 109-99 보스턴의 승리. 이 시리즈 승리로 보스턴은 올랜도와 2라운드에서 맞붙게 되었다. 이 때 보스턴이 놀라웠던 점은 바로 수비의 핵 케빈 가넷이 없었음에도 이런 투혼을 불살랐다는 것이다. 시카고 역시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무려 7번의 연장전이 나온 유례없는 시리즈였다. 수많은 시리즈를 치른 피어스 조차도 "길고, 녹초로 만든 시리즈였다. 가장 정신적으로 터프했던 시리즈라고 생각한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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