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EPL 결산'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입력 2015. 5. 25. 06:05 수정 2015. 5. 2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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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4~201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가 24일(이하 한국시각) 38라운드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시즌 EPL을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5년의 기다림',첼시

첼시가 이번 시즌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기까지는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지난 2009~2010시즌 첼시의 우승을 끝으로 리그 우승컵은 맨체스터를 벗어나지 않았다. 이후 시즌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각각 2번씩 나눠가졌을 정도로 '맨체스터 형제'들이 리그 판세를 주도했다. 이번 시즌에도 역시 '맨체스터 형제'들의 강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과거 첼시를 명문 구단의 반열에 올려놓은 '명장' 조세 무리뉴가 지난 시즌부터 첼시에 복귀하면서 첼시는 다시 우승을 꿈꾸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을 리그 3위로 마치며 다소 아쉬움을 남겼던 무리뉴 감독은 이번 시즌에는 절치부심 끝에 결국 35라운드 만에 우승을 확정짓는데 성공했다.

무리뉴는 거친 언변과 기행들을 통해 타 팀 팬들과 선수들에게는 '눈엣가시'같은 존재지만 '우승 청부사' 다운 노련한 전술운용과 자신의 선수들한테 만큼은 한없이 다정한 매력으로 선수들을 감싸 안아 첼시를 EPL 최고의 팀으로 변모시켰다.

비록 2004년과 2005년 '리그 2연패'를 통해 황금기를 맞았던 시절만큼의 강력한 모습은 아니지만 첼시는 이번 시즌 우승을 통해 '제 2의 황금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무리뉴의 존재만으로도 첼시는 다음시즌 EPL 우승후보 1순위다.

맨유의 '명예회복'

2013년을 끝으로 '맨유의 절대 권력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를 결정한지 약 1년 만에 맨유의 명성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맨유는 지난 시즌 19승 7무 12패(승점 64점)를 기록하는 데 그치며 리그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지난 시즌은 맨유가 EPL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한 굴욕적인 시즌이었다. 20승을 돌파하지 못한 시즌도 처음이었고 가장 많은 패배를 기록한 시즌이었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한 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쫓겨났다.

고심 끝에 맨유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3위로 이끈 명장 루이스 반 할 감독을 선임하기에 이른다. 반 할 감독은 불같은 성격 탓에 갈등을 몰고 다니는 '독불장군'이었지만 지도력에 있어서는 최고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무너진 명가' 맨유에게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리그 초반 맨유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삐걱 거렸다. 막대한 금액을 들여 사온 선수들은 제 몫을 다하지 못했고 반 할 감독의 고집스러운 수비 전술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11월부터 6연승 행진을 달리며 본격적인 승점 쌓기에 나선 맨유는 3월에도 6연승 행진을 달려 리그 순위를 한 때 2위까지 끌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좋았던 시절도 잠시였다. 6연승 행진이 끊긴 이후 3연패에 빠지며 4위까지 내려간 맨유는 4위 자리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5,6위 팀들 역시 같은 시기 부진을 겪으며 맨유는 4위를 간신히 확정지을 수 있었다.

덤으로 지난 시즌 발조차 붙이지 못했던 유럽축구연맹(이하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성과도 이뤄냈다.

물론 리그 초반 기대에 비한다면 4위라는 맨유의 성적은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 7위에 그치며 유럽 대항전 진출이 좌절된 상황에 비한다면 맨유는 이번 시즌 부활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평가 할 수 있다.

반 할 감독의 전술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를 다음 시즌, 맨유의 성적을 예측해 보는 것도 EPL의 보는 즐거움을 더할 것이다.

리버풀의 '몰락'

맨유가 4위권 내 진입에 성공한 반면 '지역 라이벌' 리버풀은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 시즌 26승 6무 6패(승점 84점)를 기록하며 리그 2위에 등극하는데 성공한 리버풀은 2009년 이후 다섯 시즌 만에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손에 얻었다.

지난 시즌 2위에 오른 기쁨도 잠시, 이번 시즌 리버풀은 끝 모를 부진에 시달려야 했다. '악동' 루이스 수아레스의 이적 공백이 너무도 뼈아팠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수아레스는 리버풀에게 거액의 이적료를 안겨주며 팀 재건의 기회를 안겨줬다. 리버풀 역시 수아레스의 이적료를 여러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쓰며 전력 공백을 최소화 하고자 했다.

하지만 '악동 공격수' 마리오 발로텔리로 대표되는 리버풀의 '신입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저조한 활약을 선보였다. 리버풀의 성적 역시 좋을 수 없었다. 부진은 리그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기대를 안고 돌아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아픔을 맛봤고 리그 컵과 FA컵에서도 연이어 탈락의 쓴잔을 들이켰다.

전술가로 유명한 브랜든 로저스 감독도 리버풀의 부진을 막아내지 못했다. 리그 종반에는 오히려 부진이 더욱 심화되며 4위 경쟁에서 밀렸을 뿐 만 아니라 리그 마지막 3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는데 실패했다. 특히 리그 최종전에서는 스토크 시티에게 1-6으로 대패하는 굴욕을 겪으며 6위로 시즌을 마쳤다.

수아레스 '이적 후폭풍'에 한 시즌 만에 2위에서 6위로 주저앉은 리버풀은 다음 시즌에도 '간판스타'들의 이적 후폭풍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팀의 정신적 지주 스티븐 제라드의 이적이 공식화됐고, 간판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던 라힘 스털링 역시 이적이 유력해 보인다.

'전설'과의 이별

그 어느 때보다 이번 시즌은 EPL 전설들의 이별 소식이 많이 전해졌다. 가장 먼저 이별을 공식화 한 선수는 첼시에서의 생활을 뒤로하고 미국프로축구(MLS) 이적이 확정된 프랭크 램파드였다.

이번 시즌 시작에 앞서 신생팀 뉴욕 시티로의 이적이 확정된 그는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에서의 1년 임대 생활을 끝으로 프리미어리그를 떠나게 됐다. 당초 단기임대로 EPL에 머물 예정이었던 램파드는 리그 초반 맹활약을 바탕으로 결국 1년 동안 팀에 머물며 6골을 넣었다.

특히 지난해 9월 자신의 친정팀인 첼시를 상대로 득점을 올리는 모습은 이번 시즌 EPL의 명장면 중 하나로 기억 될 것이다.

리버풀의 '심장'으로 불리는 스티븐 제라드 역시 이번 시즌을 끝으로 MLS 진출이 확정됐다. LA 갤럭시로의 이적이 확정된 제라드는 이번 시즌 그 어느 때보다 리그 우승에 대한 꿈을 키웠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오히려 부진에 빠진 팀의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자신 역시 다소 부진한 경기력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자신의 마지막 홈경기에서 상대의 예우를 받으며 경기장에 입장하는 모습은 EPL에서 그가 차지했던 위상을 그대로 보여줬다.

코트디부아르가 낳은 첼시의 '전설', 디디에 드로그바 역시 이번 시즌을 끝으로 EPL을 떠나는 전설이다. 드로그바는 지난 2004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로 이적한 이후 2012년까지 약 8년 동안 첼시와 함께 영광의 순간을 함께했다.

2012년을 마지막으로 첼시를 떠났던 그는 지난 2014년 7월 '은사' 조세 무리뉴 감독의 부름을 받아 드라마처럼 첼시로 복귀했다. 드로그바는 베테랑으로서 이번 시즌 첼시가 리그 우승과 리그컵 우승을 하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줄어든 출전시간 탓과 노쇠화 된 자신의 몸상태로 인해 드로그바는 새로운 도전을 원했고 결국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첼시와의 이별을 공식화 했다. 현재 드로그바의 행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는 최소 1년 이상 선수 생활을 이어갈 예정이다.

잉글랜드 '샛별 공격수'의 활약

전 세계를 호령하는 선수들이 리그에 모인 탓에 EPL에서는 좀처럼 잉글랜드 토종 공격수들이 기를 펴지 못했다. 리그 경쟁력의 상승 이면에는 잉글랜드 국가 대표팀의 경쟁력 하락이라는 어두운 면이 존재했다.

특히 잉글랜드 대표팀은 웨인 루니의 등장 이후 정상급 공격수 부재에 시달렸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유독 잉글랜드의 젊은 공격수들이 리그 종반부까지 무서운 기세로 득점 행진을 이어가며 득점 경쟁의 판세를 주도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는 토트넘의 '허리케인', 해리 케인이다. 케인은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리그에서 득점 행진을 이어나갔고 리그에서만 무려 21골을 퍼부었다. 그 결과 맨시티의 세르히오 아게로(26골)에 이어 리그 득점 2위에 올랐다. 리그 중반의 기세에 비한다면 종반에는 득점력이 저하됐지만 리그 최종전인 에버튼과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비록 팀은 강등 됐지만 '인간 승리' QPR의 찰리 오스틴과 또 다른 '신성' 웨스트 브롬위치의 사이도 베라히뇨의 분전도 돋보였다. 오스틴 역시 17골을 넣으며 득점 순위 4위에 올랐다. 특히 리그 최하위 QPR에서 뛰며 이뤄낸 성과라 그의 득점 행진은 더욱 빛이 난다.

베라히뇨는 경기력의 기복이 다소 심한 편이고 리그 종반 득점력이 급격하게 저하됐지만 14골이라는 준수한 기록으로 시즌을 마쳤다. 특히 지난 19일 '리그 챔피언' 첼시를 상대로 2골을 넣으며 첼시를 3-0으로 완파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사진=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ljh566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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