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5000만~6000만원 껑충.. 치솟는 아파트 분양價

유하룡 기자 입력 2015. 5. 25. 03:05 수정 2015. 5. 2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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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폐지, 주택경기 회복 여파.. "비싸도 팔린다" 건설社 배짱 분양] -재개발·재건축도 불질러 조합원 부담금 줄이려 올려 아현동 올 3.3㎡당 2040만원.. 작년 1800만원보다 12% ↑ 부산·광주등 지방도 줄상승 "규제수단 없어 더 오를 우려"

최근 집값 안정세와 대조적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가격이 들썩거리고 있다. 전용면적 85㎡ 기준으로 1년 새 5000만~6000만원씩 오르거나 주변 시세보다 1억원 넘게 비싼 아파트들이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분양가 인상을 억눌렀던 상한제(上限制)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고삐가 풀린 모습이다. 주택 경기(景氣) 회복으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치솟자 "비싸도 팔린다"며 배짱 분양하는 건설사들도 눈에 띈다. 남희용 주택산업연구원장은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 겨우 활력을 되찾는 시점에서 과도한 분양가 인상은 주변 집값을 자극하고 소비자 부담을 늘려 장기적으로 주택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1년 새 수천만원 '껑충'

올 4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에서 분양한 '아현역 푸르지오'. 이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040만원으로 작년 5월 인근에서 공급한 '아현 아이파크'(3.3㎡당 1800만원)와 비교하면 240만원 정도 비쌌다. 12%의 격차다. 전용면적 59㎡ 기준으로는 6000만원 정도 가격 차이가 났다. 두 단지는 직선거리로 700m쯤 떨어져 있고 입주 시기도 2017년 2월과 3월로 비슷하다. 다른 점은 '아현역 푸르지오'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게 유일하다.

올 4월 1일부터 민간 택지(宅地) 분양가 상한제 폐지 이후 서울지역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가 들썩거리고 있다. 지난달 서울 성동구 금호동 재개발구역에서 분양한 '신금호 파크자이'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6억8200만원이었다. 상한제 폐지 이전인 올 3월 성동구에 공급한 같은 크기의 '왕십리3구역 센트라스'가 6억3350만원인 것과 비교해 4850만원 비쌌다. 입지 여건이 비슷한데도 분양가는 한 달 새 5000만원이나 오른 셈이다. 금호동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용 59㎡는 2년 전에 입주한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1억원 정도 비싸다"며 "평면이나 자재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분양가 인상이)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부산·대구·광주 등 대도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부산에서 최근 분양한 광안동 '광안더샵' 분양가는 3.3㎡당 1033만원으로 상한제가 적용된 문현동 '범양 레우스더퍼스트'(861만원)보다 200만원 가까이 비쌌다. 지난달 광주광역시 북구에서 선보인 '아델리움 in 비엔날레' 분양가도 3.3㎡당 870만원으로 같은 북구에서 한 달 전 분양했던 '골드클래스'(742만원)보다 17% 정도 높게 책정됐다.

◇분양가 왜 오르나?

분양가 상승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비싸도 팔린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초(超)저금리와 전세금 급등에 규제 완화까지 가세하면서 분양가격이 올라도 아파트 청약 열기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달 분양한 'e편한세상 신촌'은 분양가격이 1년 전보다 3.3㎡당 200만원쯤 뛰었지만 최고 112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모든 가구가 마감됐다. 부산 '광안더샵'은 부산에서 보기 드문 3.3㎡당 1000만원을 넘는 분양가인데도 올해 전국 최고(最高)인 평균 3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상한제 폐지를 이용해 재개발·재건축 조합원들이 부담금을 줄이기 위해 일반분양가를 최대한 올리는 것도 한 원인이다. 올 10월 분양을 앞둔 서울 가락동 가락시영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당초 3.3㎡당 2500만원대에서 최근 2700만원 이상으로 분양가 인상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최근 분양가 상승을 상한제 폐지에 따른 국지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규제 수단이 없어진 만큼 분양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시세보다 과도하게 분양가를 올리면 2~3년 후 입주 때 입주 대란(大亂)으로 이어져 건설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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