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혁신위 우려 씻어낼 수 있을까?" 김상곤, 원내 기반 없어 기득권 저항 거셀듯

김영석 기자 2015. 5. 2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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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24일 4·29 재보선 전패 후폭풍에 휘청이는 새정치민주연합을 위기에서 구해낼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장고 끝에 '독배'가 될 수 있도 있는 혁신위원장직을 수락한 그가 어떤 식으로 쇄신작업을 진행하느냐에 따라 내분 수습 등 내년 총선을 앞둔 당의 진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벌써부터 '김상곤표 쇄신'의 방향에 야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 전 교육감은 이날 위원장직 수락 기자회견에서 "새정치연합이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 국민이 바라는 정당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결심했다. 국민과 당 앞에 무한책임을 느낀다"며 "미래지향적이고 대중적이고 민주적인 혁신안을 만들어 실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 휘발력을 감안한 듯 '호남 물갈이론'와 '중진 용퇴론'을 비롯해 구체적 쇄신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지금 드릴 말씀이 없다", "나중에 말하겠다", "여러 의견을 모두 들어 검토하고 논의하겠다"며 극도의 신중모드를 이어갔다.

김 전 교육감이 위원장을 맡은 '초계파 혁신기구'는 공천과 인사쇄신, 당무혁신 등 당 쇄신 관련 현안들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게 되지만, 무엇보다 핵심은 인적쇄신의 폭과 내용으로 수렴될 전망이다.

김 전 교육감이 현역 의원들의 저항을 뚫고 기득권에 과감히 철퇴를 내리면서 고강도 쇄신의 칼을 휘두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일단 문재인 대표는 조직 인선 및 운영, 활동기한을 포함해 전권을 위임한 상태이다. 문 대표는 김 전 교육감과의 회동에서 "전폭적으로 뒷받침하겠다. 선배님이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진보진영 교육계 내에서 '혁신의 대부'로 통해온 김 전 교육감이 무상급식 실시와 혁신학교 확대 등 파격적인 개혁 행보를 보여온 점에 비춰 이번에도 제1야당의 환부에 거침없이 '메스'를 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문 대표의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베어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뜻)을 포함, ▲ 도덕적·법적 하자 있는 인사들의 출마 배제 ▲ 호남 현역 40% 이상 물갈이 ▲ 4선 이상 중진 용퇴 등 파격적인 쇄신안을 내놓으며 야권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박영선 전 비대위원장도 최근 한 라디오인터뷰에서 "혁신위원장이 손에 피를 묻혀야 할 정도로 악역을 담당해야 한다"며 "뼈아프지만 살을 도려낼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당초 '김상곤 카드'가 문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조국 카드'에 대한 대안 차원에서 이종걸 원내대표 등 비주류가 꺼내든 것이라는 점에서 김 전 교육감이 친노진영의 '독점'을 견제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하지만 강력한 쇄신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부호를 제기하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문 대표는 혁신의 전권을 부여한다는 입장이지만, 집행기구인 최고위가 혁신위가 만든 당무·인사·공천 혁신안을 제대로 행하지 않으면 자칫 혁신위가 '허수아비'로 전락, 김 전 교육감도 '얼굴마담'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일부에서 나온다.

무엇보다 공천 관련 사안 하나하나마다 계파간 충돌이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김 전 교육감이 원외 인사의 한계를 딛고 중심을 잡고 소신있게 본인의 구상을 밀어붙일 수 있을지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시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당장 혁신기구의 위원 인선부터 진통을 빚을 소지가 적지 않아 첩첩산중의 형국이다. 최악의 경우 계파간 '지분 나누기' 신경전이 벌어진다면 당내 기반이 약한 김 위원장으로서는 돌파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교육감은 가급적 금주 안으로 인선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로 당 안팎의 인사들과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규상 특별기구는 30명 이하로 구성하도록 돼 있지만, 관행상 10명 안팎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외부 인사 비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조국 교수가 어떤 식으로 참여할지도 관심거리다.

또한 원혜영 의원이 단장을 맡은 공천혁신추진단과의 역할 교통정리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김 전 교육감으로선 중진 용퇴론이나 호남 물갈이론 등 의원들을 향해 '칼날'을 휘둘러야 하는 위치라는 점도 부담이다. 일각에서는 호남 출신으로, 비노 진영의 지원을 등에 업은 김 전 교육감이 호남 물갈이 등을 주저없이 실행할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김 전 교육감이 재보선 패배 후 사분오열된 갈등 치유를 통한 화합 도모와 대대적 인적쇄신이라는, 자칫 상반될 수 있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을 '신의 한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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