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불방망이로 '자존심' 되찾았다
전날 패색 짙던 9회 한화의 두 번 투수교체 '신경전' 끝내
불문율을 놓고 불거진 감정싸움. KT가 뜨거운 방망이로 신경전을 끝냈다.
KT가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13-4로 승리, 창단 이후 처음으로 만원 관중 앞에서 압승을 거뒀다.
창단 첫 4연승을 거둔 뒤 7연패에 빠져 있다 지난 19일 마산 NC전에서 승리하고 다시 4연패를 당한 KT는 이로써 시즌 9승(37패)째를 거뒀다.
한화 팬 몰려 수원구장 이틀 연속 매진24일 열린 KT와 한화의 경기에서 시즌 처음으로 수원구장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특히 3루 쪽 응원석에는 원정팀 한화의 팬들이 찾아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수원 | 김기남 기자 kkhphoto@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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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전날 한화전에서 자존심을 상했다. 1-6으로 끌려가 패색이 짙던 9회말 1사 후 한화가 투수를 두 번이나 교체했다. 불펜이 워낙 약한 데다 매 경기 끝까지 승부 자체에 집중하는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이었지만, 큰 점수 차로 앞서 있을 때는 도루나 잦은 투수 교체를 피하는 관례를 고려할 때 KT로서는 언짢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주장 신명철이 경기 뒤 한화 더그아웃을 향해 격렬하게 항의했다. 24일 경기를 앞두고 한화 김성근 감독은 그럴 수밖에 없었던 불펜 상황을 설명했고, KT 조범현 감독은 "5점 차는 충분히 뒤집힐 수 있다"며 한화 벤치를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에 들어가자 신명철의 타석, 개막 후 두 번째 만원 관중 속에 홈 팬들 못지않게 들어찬 원정팀 한화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KT 타자들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14안타로 13득점하며 창단 후 한 경기 최다 득점을 올렸다.
특히 5회말 기회를 잡아 단숨에 역전, 승기를 가져왔다. 2-4로 뒤지던 6회말 테이블세터 하준호와 이대형이 연속 볼넷을 골라내며 한화 선발 쉐인 유먼을 강판시킨 뒤 불펜을 본격적으로 두들겼다. 3번 박경수도 볼넷을 골라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든 KT는 4번 김상현의 좌익선상 2루타로 2점을 뽑아 4-4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5번 장성우가 좌전 적시타로 2타점을 추가, 6-4로 역전시켰다. KT 타선은 5회에만 타자일순하며 5안타 4볼넷을 엮어 7점을 뽑았다. 창단 후 한 이닝 최다 득점이다. 한화는 5회에만 김민우-박정진-정대훈-김기현 등 투수 4명을 교체 투입했지만 대량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KT 4번 타자 김상현은 시즌 10호 홈런을 날리며 2011년 이후 4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KT 두 번째 투수 조무근은 2.2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광주에서는 KIA가 '천적' 삼성에 2-0 승리, 이틀 연속 영봉패를 안기며 2011년 6월17~19일 이후 4년 만에 삼성에 위닝시리즈(2승1패 이상)를 거뒀다. 선발 조쉬 스틴슨이 8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뒤 마무리 윤석민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9세이브째를 거뒀다. 9회말 2사 1·2루 김상수의 대형 타구를 혼신의 다이빙캐치로 막아낸 우익수 박준태의 호수비가 승리를 결정지었다.
2년 연속 삼성에 4승12패로 압도당했던 KIA는 올 시즌 두 차례 3연전에서 3승3패씩을 나눠가졌다.
사직에서는 롯데가 선발 브룩스 레일리의 7이닝 2실점 역투를 앞세워 LG를 10-3으로 눌렀다. 목동에서는 NC와 넥센 양팀이 25안타를 두들기며 9회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NC가 12-11로 승리하며 5연승 행진을 이어나갔다.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로 열린 잠실경기에서는 두산이 선발 진야곱의 역투를 앞세워 SK에 7-2로 승리했다. 두산은 SK와의 주말 홈 3연전을 시즌 첫 싹쓸이 승리로 장식하며 1위로 올라섰다.
<수원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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