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까지 건드린 IS.. 종파 전쟁 조장 가능성

손병호 기자 2015. 5. 2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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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22일(현지시간)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는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행으로 드러났다. 사우디 내 시아파 이슬람교도를 겨냥한 테러여서 사우디 내 종파 전쟁을 부추키기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우디 내무부는 23일 "자살폭탄 테러범의 이름은 살리 빈압둘라흐만 살리 알기샤미로 사우디 국적자"라며 "그는 다에시(IS의 아랍어 약자)로부터 지시받는 세포조직 소속으로, 정보 당국의 수배를 받아왔다"고 발표했다. 사우디는 알기샤미가 속한 IS 연관조직을 지난달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경찰은 테러 직후 사우디인 조직원 26명을 체포하고 소총 2정과 폭발물 원료 등을 압수했다. 이들 중 5명은 지난 8일 리야드에서 일어난 사우디 경찰에 대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로 밝혀졌다. 사우디인 가운데 IS에 가담한 조직원은 2000여명에 이른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전날 사우디 동부 카디프주에 있는 이슬람사원에서 금요 예배가 진행되던 중 갑자기 한 사람이 자신의 몸에 두른 폭발물을 터뜨려 최소 21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폭발 당시 모스크에는 150명 이상의 시아파 교도들이 머물고 있었다.

테러 직후 IS는 트위터를 통해 테러범의 사진과 함께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성명을 냈다.

이번 테러를 계기로 사우디 내 시아파의 불만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는 수니파가 52%로 과반을 차지하고 시아파는 25% 정도가 살고 있다. 시아파는 그동안 교육과 공무원 취업 등에서 중앙 정부의 차별을 받아왔다고 주장해왔다. IS 역시 그동안 친미(親美) 행보를 보이며 미국의 IS 공습 등을 지원해온 사우디의 내부 교란을 노리고 시아파에 대한 테러를 기획하고 또 즉각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힌 것으로 추정된다. 시아파의 반발을 의식해 사우디 최고 종교지도자(카비르 무프티)도 "이번 테러는 국가 통합을 해치는 범죄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아울러 사우디가 아랍국가들 사이에서 '수니파 맹주'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자신들이 정통 수니파라고 주장하고 있는 IS가 수니파 패권 경쟁 차원에서 사우디를 공격하고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앞서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지난 14일 낸 음성 메시지에서 사우디 국왕을 경비견, 배교자 등으로 지칭하면서 "사우디 정권에 모욕을 안겨주고 사우디에 갇힌 IS 조직원을 해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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