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김태석 입력 2015. 5. 24. 12:28 수정 2015. 5. 2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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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사비 에르난데스에게 2014-2015 스페인 라 리가 38라운드 데포르티보 라코루냐전은 특별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바르셀로나는 24일 새벽(한국시간) 캄프 누에서 벌어진 2014-2015 라 리가 38라운드 데포르티보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바르셀로나는 30승 4무 4패(승점 94)를 기록하며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를 밀어내고 2014-2015 라 리가 챔피언에 등극했다. 시즌 초반 레알 마드리드의 엄청난 기세에 눌려 쫓아가는 레이스를 하다 중반 이후 역전에 성공해 기어이 우승까지 만들어 낸 바르셀로나의 저력이 실로 놀라웠던 시즌이었다. 언제나 압도적으로 격차를 내며 우승을 만들어냈던 그간의 바르셀로나가 아닌, 시즌 내내 꾸준함과 근성을 발휘해 만든 역전 우승이라는 점에서 찬사가 아깝지 않은 결과물이다.

홈팬들과 즐거운 우승 뒤풀이를 해야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 남자는 눈물을 훔쳤다. 올 시즌 라 리가 정상 등극을 통해 개인 통산 여덟 번째 리그 우승을 경험하게 된 백전노장 사비다. 사비는 2014-2015시즌이 끝난 후 카타르 클럽 알 사드로 이적이 확정된 상황이다. 올 시즌 이후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뛰는 사비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감사합니다. 전 오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17년 동안 이 팀에서 뛰었습니다. 저는 물론이고, 가족, 아내, 친구,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바르셀로나 팬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습니다. 당신들은 열광적인 대단한 팬들입니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클럽입니다. 루이스 엔리케 마르티네스 감독이 말했듯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두 개의 우승컵에 더 도전할 겁니다. 그리고 (모든 도전이 끝나는) 6월 7일에 다시 바르셀로나에서 여러분들과 다시 함께 하고 싶습니다."

사비는 데포르티보전이 끝난 후 마이크를 잡아 팬들에게 안녕을 고했다. 떠나는 순간까지 바르셀로나에 더 많은 트로피를 안기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은 바르셀로나 팬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사비는 경기 후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울음을 참는 건 불가능했다. 너무도 많은 일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참으려고 했지만 그게 안 되더라. 새로운 감정을 느꼈다. 바르셀로나가 나를 떠올리는 게 아니라, 내가 바르셀로나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5년동안 이 유니폼을 입어왔다. 여러 감정이 스쳤지만 대단히 훌륭했던 지난 날이었다. 더는 행복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 커리어를 쌓았다"라고 눈물을 쏟은 이유를 설명했다.

사비에 있어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명문 클럽 수준의 팀이 아니었다. 축구 선수로서 사비의 모든 커리어가 만들어진 곳, 일약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우뚝 설 수 있었던 터전이었다. 바르셀로나가 세계 최강 클럽으로 우뚝 섰던 2000년대 중후반 이후 사비의 공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지만, 그런 사비 역시 바르셀로나가 아니었다면 이 정도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지막 순간 충심어린 모습을 보이며 팬들에게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받은 사비는 이제 바르셀로나 역사에 남을 두 경기를 앞두고 있다. 오는 6월 6일 새벽 베를린에서 예정된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 유벤투스전, 5월 31일 아슬레틱 빌바오를 상대할 2014-2015 코파 델 레이 결승이 남아있다. 누구나 느낄 수 있을 만치 가깝게 다가온 이별의 순간, 사비는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두 개의 트로피에 도전한다. 마지막까지 트로피를 남기고 떠나려는 레전드의 도전이 화려한 마무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해내기만 한다면 바르셀로나 역사상 최고의 전설로 팬들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사진=ⓒgettyImages멀티비츠(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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