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 인포] 떠나는 챠비와 라리가 '원클럽맨'의 모든 것

박대성 2015. 5. 23.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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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리버풀 팬들의 영원한 '캡틴', 제라드가 안필드에서 마지막 홈경기를 치른데 이어 바르셀로나 황금기의 '두뇌', 사비 에르난데스가 올 시즌을 끝으로 바르셀로나를 떠날 것을 공식발표했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존재한 이래, 선수 이적이라는 현상은 흔한 일에 속한다. 그러나 한 선수가 한 팀에서 데뷔와 전성기 그리고 끝자락을 맞이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때문에 이들의 이적 발표는 더욱 아쉬우면서 특별했다.

'원클럽맨'이라는 칭호는 선수에게 있어 가장 특별한 별명일지 모른다. 팬들과 함께 팀의 생사고락을 함께 했다는 뜻부터 여러 가지가 함축되기 때문이다. 원클럽맨 '챠비 에르난데스'의 이적은 확정됐다. 그렇다면 챠비의 이적을 통해 라리가 원클럽맨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는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 라리가에서 역대 원클럽맨을 가장 많이 배출한 팀은?

사실 과거 클럽을 주름잡았던 선수들은 지금까지도 우리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1909년부터 1927년까지 레알 마드리드 스트라이커로 무려 18년동안 689경기 340골 이상을 넣으며 유럽을 호령했다. 그는 은퇴한 이후에도 레알 마드리드 기술 이사, 회장, 구단주를 거쳤다. 죽는 순간까지 '레알 마드리드맨'으로 산 셈이다. 그의 공을 인정한 레알 마드리드는 1944년 새로 건축한 구장이름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로 명명했다. 그리고 이 이름은 여전히 축구팬들 사이에서 불리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라리가 역대 원클럽맨들은 '당연히 레알 마드리드 혹은 바르셀로나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많은 원클럽맨을 보유한 팀은 바스크 지방(Pais Vasco/Basque Country)에 소속된 클럽 레알 소시에다드와 아슬레틱 빌바오다.

은퇴한 선수를 기준으로 역대 라리가가 보유한 원클럽맨 숫자는 41명이다. 이 중 바스크 지방의 두 팀이 보유한 원클럽맨은 무려 21명이다. 그리고 여기에 1913년부터 1927년까지 4번의 코파델레이 우승을 경험한 레알 우니온까지 더하면 22명으로 늘어난다. 바스크 지방에만 절반 이상의 원클럽맨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이런 현상은 지역 성향과 역사적인 상황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18세기부터 강해진 민족색과 19세기 후반, 20세기 초에 보급된 축구열기가 더해진것이 주된 이유다. 오늘날엔 의미가 많이 퇴색됐지만 '순혈통주의 정책'을 펼쳤던 아슬레틱 빌바오의 상황과 접목시켜보면 납득이 가는 부분이다. 결과적으로 지방 특유의 색깔과 공유되는 관념으로 '한번 바스크 축구인은 영원한 바스크 축구인'이란 자부심이 절반 이상의 원클럽맨을 낳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고 해석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역사적인 이유를 접어두더라도 자신이 몸담은 클럽을 끝까지 사랑한 바스크인들의 '풋볼 로맨티시즘'은 높게 사야 할 부분이다.

# 현재 라리가 원클럽맨은 누구일까.

이적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했던 과거완 달리, 요즘 축구는 자본의 힘이 더해져 '이적'이 활발히 일어난다. 또한 '사비'와 '제라드' 이적에서도 알수 있듯이 최근 축구판에서 한 클럽에서 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어디에나 '로맨스'는 있기 마련. 현재 라리가에도 원클럽맨은 존재하고 있었다.

현대 축구에서 '원클럽맨'의 기준은 무엇일까. 지난 3월 10일 스페인 라리가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흥미로운 기사를 송고했다. '라리가가 자랑하는 원클럽맨'이라는 제목의 기사였는데, 이케르 카시야스(502경기), 사비 에르난데스(493경기), 안도니 이라올라(399경기), 사비 프리에토(368경기),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53경기) 총 5명의 선수가 라리가가 배출한 '원클럽맨'이라는 것이 주된 골자였다. (*현 단락에서 제시된 리그 경기수는 3/10일 기준, 첨부 사진은 5/23일 기준)

라리가 공식 홈페이지 기사에서 제시한 기준을 추려보면 소속팀 유스를 거쳐 1군 데뷔까지 대략 리그 300 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들이었다. 만약 이 기준을 적용하면 현재 라리가 내 원클럽맨들의 윤곽이 그려지지 않을까.

앞선 조건은 대략 300경기 이상이었다. 여기서 범위를 조금 확장해서 200대 후반까지 넓혀보자. 산출한 결과 라리가에서?는 5명을 포함한 총 8명의 선수가 원클럽맨으로 뛰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 기준=1군 프로 무대 데뷔)

그러나 선정된 8명의 원클럽맨 중 특별한 사례가 있다. 주인공은 현재 세군다 디비전 2부리그에 소속된 UD 라스팔마스에서 98/99 시즌 데포르티보로 이적한 백전노장 '마누엘 파블로'다. 사실, 그가 데포르티보로 이적했다는 점에서 앞선 '원클럽맨' 기준은 적용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마누엘 파블로가 98/99시즌 이후 현재까지 무려 17년동안 데포르티보의 성장기와 쇠퇴기를 지켰다는 점, 2003-2004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던 순간에도 그라운드를 지키고 있었었다는 점을 고려해봤을때, 그는 충분히 원클럽맨 가치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

* 여기에 한가지 재밌는 사실이 있다. 바스크 지방의 두 팀은 역대 원클럽맨을 절반 이상 차지한 기록이 있다. 현재에도 그 전통은 유지되는 모양새다. 현역 원클럽맨에서도 아슬레틱 빌바오는 2명, 레알 소시에다드는 1명으로 상위권에 기록됐다. 두 팀은 유스 시스템에서도 차이점을 보인다. 아슬레틱 빌바오는 아슬레틱 빌바오 유스 → 위성구단 바스코니아 임대→ 아슬레틱 2군이라는 특이한 유스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또한 레알 소시에다드도 같은 지역 에이바르로 유스 선수들을 임대 보내곤 한다. 실례로, 레알 마드리드의 이야라멘디와 바이에른 뮌헨의 사비 알론소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다시 한 번 바스크 지방만의 색깔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 앞으로 원클럽맨은 나올 수 있을까?

앞으로도 많은 선수들은 가치를 찾아 활발한 이적을 감행할 것이다. 거친 이적 물결에 의해 앞으로 원클럽맨의 존재는 사라지는 것일까. 그러나 만약 있다면 미래의 원클럽맨을 예측할순 없을까. 혹여나 있을 예비 원클럽맨을 예측하기 위해, 한 팀에서 리그 1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를 추려봤다.

라리가 예비 원클럽맨 대상자는 총 12명이었다. 그 중 예비 원클럽맨을 가장 많이 보유한 팀은 비야레알, 레알 소시에다드, 아슬레틱 빌바오였다. 그 중에서 가장 높은 확률을 보인 선수는 비야레알 주장 브루노 소리아노와 바르셀로나의 페드로 로드리게스였다.

브루노 소리아노는 현재 비야레알의 주장이다. 그는 비야레알 유스 출신으로 2006년 1군 무대를 밟은 이래 팀을 한번도 떠난적이 없다. 게다가 중원에서 비야레알의 윤활유 같은 역할로 팀을 이끄는 핵심 선수 중 한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즌 중반 비야레알의 주춤했던 경기력 중심에는 부상으로 인한 브루노의 부재도 있었다.

반면 페드로 로드리게스는 바르셀로나 유스 시스템을 거쳐 펩 과르디올라의 황금기를 맛본 '바르셀로나의 재산'이다. 안타깝게도 그는 과거와는 달리 최근 루이스 엔리케 체제에서 핵심 선수로 중용 받지 못하고 있는 추세다. 2008년 1군 무대 데뷔 이래 203경기를 소화하며 수치적으로 가장 높은 확률을 보음에도 최근 행보는 썩 좋지 못하다. 사실 그저 '확률'뿐일 가능성이 높다.

하위권 팀에서는 예비 원클럽맨을 찾기 어려웠다. 특출난 선수가 나오더라도 지키기 어려운 셀링클럽의 특성과 강등을 피하기 위한 선수보강이 주된 이유였다.

팬들에게있어 '원클럽맨'이란 먼 옛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부터 현재 사비가 그랬던 것 처럼 깊은 감동과 여운을 주는 어떤 매개체였다. 챠비라는 걸출한 원클럽맨은 떠났지만 축구공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 굴러왔던 것처럼 또 다른 원클럽맨도 생길 기대도 있다. 앞선 원클럽맨들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놓고 봤을 때 미래의 라리가 원클럽맨은 과연 누가 될까.

글, 그래픽=<내 인생의 킥오프> 박대성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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